호주에서 마지막 날이다.
계획대로 나는 the Coffee Gang의 바리스타 코스를 모두 이수하고 수료증(Certificate)을 받았다.
5일간의 짧은 수업이었지만,
호주를 떠나기 전에 무언가를 해냈다는 것에 큰 성취감이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커피에 대해서 많이 배웠고, 알았고, 또 만들었다.
카페에서 만드는 모든 커피 종류를 만들기에는 아직 경험이 부족했지만,
기본적으로 커피를 내릴 때 중요한 게 뭔지,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카페 모카(Cafe Mocha)는 어떻게 만드는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호주를 떠나기 하루 전이었지만
무언가 하나를 얻어 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수업 수료를 앞두고 작은 게임을 하나 했었는데,
롱블랙(Long Black),
피콜로 라테(Piccolo Latte),
플랫 화이트(Flat White),
카페 라테(Cafe Latte),
카페 모카(Cafe Mocha),
그리고 카푸치노(Cappuccino)까지,
에스프레소와 우유를 기본 베이스로 하는 커피를 누가 더 빠르게, 그리고 적절한 온도로 만드는지 시합을 했다.
심판은 Tony, 우리 바리스타 선생님이 했었다.
결과는,
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
2차례 시작된 시합에서 모두 내(Dan)가 1등을 했다.
커피는 빨리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크레마(Crema)와 온도(Temperatur)도 중요했다.
카푸치노의 거품이 컵 위쪽도, 그리고 커피와 경계를 이루는 컵 안쪽도 모두 따뜻해야 하고 부드러워야 했다.
부드럽다는 것은 식감(Texture)인데,
이런 식감을 만들기 위해서 Silky(Steam) Milk를 하는 방식도 중요했지만
Tap Mix Pour의 중간 과정도 중요한 과정이라 놓쳐서는 안 됐었다.
나는 이 모든 게 완벽했었다, 라는 게
바리스타 선생님 Tony의 평가였다.
나중에 한국에 돌아와서 안 사실이지만,
호주는 유럽식 커피와 호주식 커피가 섞여 있는 메뉴가 특색이 있는 커피 문화였다.
당연한 얘기지만,
한국에는 롱블랙도, 플랫화이트도, 피콜로 라테도 찾아볼 수 없었다.
(지금은 간간히 롱블랙과 플랫 화이트가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즐거운 바리스타 수업은 끝이 났고,
나는 커피를 알고 마시고 만들 수 있는 바리스타가 되었다.
바리스타 수료증을 가지고 집으로 가는 길에,
이제는 길가의 간이 카페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나도 저런 곳에서 일을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호주에 머물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중국인들이 새를 키우는 것을 취미로 가지고 있다고 하던데,
호주에 중국인들이 많아서 그런지 이런 새장을 간간히 볼 수 있었다.
자유롭게 날아갈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하늘에 놓은 새장의 새를 보니 새가 새다워 보였다.
집에 가는 길에 서큘러키에 잠시 들렀다
아직 크루즈선이 시드니를 떠나지 않고 정박해 있었다.
다시 봐도 정말 큰 배다.
이 배를 타고 한국으로 가고 싶었다.
이렇게 큰 배는 아니지만,
오사카에서 나는 배를 타고 부산으로 갈 참이다.
이제 집으로 가자.
2009.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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