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드니를 걸었다.
트레인을 타거나 버스를 타고 외곽으로 가볼 수도 있었지만
익숙한 시드니 시티를 걷고 싶었다.
새로운 곳 여행을 하는 것도 좋지만
호주, 시드니를 떠날 생각을 하니 익숙한 곳을 다니면서 기억에 오래 두고 싶었다.
곧장 오페라하우스로 향했다.
시드니를 걷자 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곳은 역시 오페라하우스였다.
서큘러키에 도착했을 때 엄청난 크기의 크루즈선이 정박해 있는 것을 봤다.
오래전 영화로 봤던 타이타닉을 떠올랐다.
저런 크루즈는 누가 타는 건가 싶었다.
크루즈선이 떠다니는 도시라고 하던데
언젠가는 시간과 여유를 가지고 크루즈선을 꼭 타보자 마음먹었다.
서큘러키에 버스킹을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이 날은 호주 원주민인 어보리진이 전통악기인 디제리두를 연주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계속 듣고 있으면 어떤 최면에 걸릴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특별한 음을 가지고 연주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연 앞에 신령한 제사를 지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악기와 음악인 것 같았다.
아마 오늘이 마지막이 될 것 같았다.
시드니에 머무는 동안 눈으로 오페라하우스를 보는 것이…
언제 다시 호주에 올 수 있을까?
사진으로 오페라하우스를 담으면서 처음 시드니에 왔던 첫날, 친구들과 여기를 찾었던 때가 생각이 났다.
그때 그 웅장한 오페라하우스의 모습은 그대로인데,
나는 그때의 설렘은 없고 아쉬움만 남았다.
하늘이 좀 흐렸다.
시드니 하면 구름 하나 없는 하늘이 떠오를 정도로 늘 날씨가 맑았는데,
오늘은 날씨가 흐려서 맑은 하늘을 사진에 담을 수 없어서 아쉬웠다.
오늘 시티투어의 목적지는 해리스 핫도그로 잡았다.
유명인이 많이 다녀갔던 적이 있을 만큼 엄청난 맛집인데,
사실 시티 센트럴역 근처에 지점이 하나 있어서 쉽게 맛볼 수도 있었지만,
여기가 본점이라는 얘기를 듣고 굳이 본점에서 핫도그를 먹어보자 해서 걸어 걸어 찾아왔다.
유명한 곳이라고는 하지만 일반적인 레스토랑은 아니
푸드트럭과 같은 모습이다.
하지만 어디 이동하지는 않고 간이식당 같은 모습으로 이곳에 오래 있었던 것처럼 보였다.
호주에서는 유명한 사람들일 텐데 나는 누가 누구인지 알 수는 없었다.
그래도 흑백 사진도 있고 컬러사진이래도 오래전에 찍었다는 것이 느껴졌다.
핫도그 먹으러 과거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한국의 K-핫도그랑은 모습부터가 다르다.
햄버거 같은 모습의 핫도그인데, 크기가 예사롭지 않다.
하나 먹으면 충분히 배가 부르고 한 끼 식사가 될 것 같았다.
푸드트럭 같은 곳이어서 따로 앉아 먹을만한 곳이 마땅치 않았는데,
바로 앞에 바라가 있고 벤치가 있어서 먹는 것에 불편하지는 않았다.
이미 많은 사람이 벤치에 앉아서 핫도그를 먹고 있어서 나도 옆에서 자연스럽게 앉아서 핫도그 맛을 봤다.
빵 안에 소시지가 있는 것이 뻔한 핫도그 맛이겠지, 했었는데
거기 들어가는 소스가 너무 맛이 있다.
이래서 오랫동안 인기를 받는 핫도그인가 싶었다.
호주에 다시 온다면 찾아와서 먹고 싶어질 맛이었다.
핫도그를 먹고 하이드파크를 지나 시티로 이동할 수도 있었는데
조금 더 걷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킹스크로스 쪽으로 이동을 했다.
이곳도 친구들과 자주 걷던 거리여서 추억이 많이 남은 곳이었다.
낮에 보는 킹스크로스(Kings Cross)는 처음에 왔던 것에 비해 많이 익숙해져 있었다.
성인용품 가게를 봐도 무섭지 않았다.
킹스크로스도 오늘로 마지막이다.
잘 있어라 킹스크로스!
킹스크로스 옆에 가끔 가던 카페이서 잠시 쉬었다.
호주에, 그리고 시드니에 이런 노천카페가 참 많아서 너무 좋았다.
한국은 외부에 이렇게 테이블을 놓고 커피를 한 잔 마실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그래서 많이 아쉽다.
2019년까지 영업을 했던 것 같은데,
2022년 4월 지금 구글로 검색을 해보니 레스토랑으로 바뀐 것 같다.
오늘 뚜벅이 시드니 여행은 달링하버에서 마무리했다.
잔잔한 호수에 오리가 물장구를 치고 놀고 있었다.
오리도 나도 여유가 있는 시간을 보냈다.
달링하버에 스타벅스가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미 맛있는 커피를 한잔 마시고 왔다.
달링하버 극장에는 곧 아바타가 개봉한다는 포스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아바타는 한국에 들어가면 개봉을 할 것 같다.
예고편은 시드니에서 보고, 본 영화는 한국에서 본다고 생각하니
이 또한 신기하고 낯설고 아쉬웠다.
2009.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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