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떴는데 창문 너머로 왓아룬 사원이 풍경으로 보였다.
이런 호텔에서, 이런 방에서 매일 아침 잠에서 깨는 것도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제 늦게까지 비가 내려서 오늘 날씨가 참 걱정이었는데
새벽에 비가 그치고 아침에는 청명한 하늘을 볼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싶었다.
아침 일찍 호텔을 나서서 길을 걸었다.
오늘 아침 일정은 왓아룬을 방문하는 것인데,
사원이 호텔에서 강을 건너가야 닿을 수 있기 때문에,
차오프리야(짜오쁘라야) 강을 건너가기로 했다.
방콕은 차오프라야 강을 오가는 배가 많기 때문에
쉽게 배를 이용해서 강을 건너거나 원하는 목적지로 이동할 수가 있다.
왕궁 근처에 호텔이 있었기 때문에 근처 배 선착장으로 가서 배를 타기로 했다.
선착장 이름은 따창(타창, ท่าช้าง) 선착장이었는데,
따(ท่า)는 태국어로 선착장이란 의미이고, 선착장 이름이 ‘창’이라는 곳이다.
선착장에 있는 지도에는 짜오쁘라야 강 주변의 주요 명소를 안내하는 지도가 있었다.
맘 같아서는 다 가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도 이렇게 지도로 명소를 안내해주고 있어 감사한 일이었다.
이른 시간이기도 했고,
방금 배가 한 척 들어와 사람들을 실컷 실어가고 난 후라
선착장 안쪽은 많이 한산했다.
선착장 안으로 짜오쁘라야 강의 주요 선착장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가 있는 위치와 주요 관광지와 거리를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선착장 입구에는 관광안내원과 티켓을 판매하는 직원이 상주해 있었다.
우리가 외국인인 것을 알게 된 직원분이 우리에게 페리를 이용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사전에 정보를 확인하고 간 우리는, 페리 말고 일반 배를 타겠다고 얘기를 하고 티겟을 살 수 있었다.
페리가 시간이 조금 더 빠르지만, 가격이 일반 배에 비해서 5배가량 비쌌다.
시간이 넉넉했던 형과 나는 일반 배가 오기를 기다렸다 타기로 했다.
따창 선착장에서 강 건너 왓아룬 사원까지,
배 삯은 1명당 16바트(THB)였다.
한화로 약 600원으로 교통편 치고는 엄청 저렴한 가격이었다.
태국의 살인적인 교통체증을 생각한다면
저렴하게 태국 주요 요점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교통수단인 셈이다.
선착장 한편에 있는 페리 노선표가 보였다.
같은 선착장에 들어서는 배라고 해도, 일반 배인지 페리인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데,
페리는 관광 목적으로 운영이 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페리는 가격이 80밧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페리를 타면 따창에서 왓아룬까지는 배로 1개 정거장이었다.
초록색 배를 타면 쉽게 닿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 일행은 딱히 급할 건 없었고, 왓아룬까지 그렇게 먼 거리도 아니어서
페리 보다는 일반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편이 훨씬 나았다.
한쪽에 페리가 아닌,
일반 배편의 노선도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배가 태국, 방콕 현지인들이 자주 타는 배 버스이고, 페리에 비해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
일반 배를 타면 따창에서 왓아룬까지는 2정거장이었다.
하지만 따창에서 이동하는 거라면, 페리와 시간적으로 큰 차이는 없었다.
그렇게 우리 배가 오기를 기다리며 강을 구경하고 있는데,
선착장으로 페리가 들어서는 것이 보였다.
확실히 페리가 뭔가 크기가 크고 잘 가꾸어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곧이어 배 버스도 도착을 했는데
앞서 지나갔던 페리에 비하면 규모도 작고 선체도 낮은 것 같았다.
목적지로 잘 도착할 수만 있다면 굳이 페리를 탈 이유는 없었다.
배는 목적지에 따라 깃발로 노선을 구분하는데,
지금 들어선 배는 우리 목적지로 가는 배가 아니어서 다음 배를 기다리기로 했다.
우리는 시간상 오렌지 라인을 타야 했다.
정해진 시간이 있는 건지,
우리가 선착장 안에서 배를 기다리고 있는데 시간을 확인하시고 오렌지 배가 들어오고 있으니 나가서 기다리라고 직원분이 안내해 주셨다.
밖으로 나가보니 정말 저기 멀리 배가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어렴풋이, 배 뒤편으로 오렌지색 깃발을 단 것이 보였다.
그렇게 가까이 다가온 오렌지 보트
정말 기가 막히게도 측면 주차를 잘하신다.
그렇게 배를 타고 왓아룬으로 이동을 했다.
배 선체가 정말 낮아서 엉덩이가 물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배가 달릴수록 강과 부딪히면서 물방울이 배 안으로 튀겼는데
물이 치지 않도록 어깨높이로 벽을 쳐뒀지만 얼굴로 강물이 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래도 엄청 다이나믹하고 역동적이고 신나고 빠르고 또 일렁이는 배를 타고 신나게 왓아룬으로 갈 수 있었다.
[방콕 짜오쁘라야 강 배 타고 왓아룬 가기]
그렇게 왓아룬 선착장에 빠르게 도착했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왓아룬 사원을 둘러보고 떠나기 위해 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참 부지런한 사람들이다.
이렇게 왓아룬을 10년 만에 다시 찾은 나와
처음 왓아룬을 찾은 형의 사원 투어가 시작되고 있었다.
202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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