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점심을 먹고 방콕 관광의 첫 시작을
근처에 있는 왓포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숙소 근처에서 땡모반을 맛있게 맛봤던 가게 길 건너에
바로 왓포가 위치해 있었다.
[국외여행/태국 Thailand] – [태국(23)] 방콕 최고의 땡모반(수박주스) 맛집, 주스 바(Juice Bar)
입구는 외국인 전용 입구가 따로 있었다.
현지인에게는 입장료를 받지 않는 건가 싶기도 했는데
관광을 왔으니 당연히 입장권을 구매하고 입장하는 게 납득이 되기도 했다.
입장료는 200바트였다.(약 7,500원)
티켓에는 무료 물 1병이 포함되어 있었다. (1 Free Water Bottle)
왓포 사원 안에, 누워 있는 불상(Reclining Buddah) 근처에서 받을 수 있다고 티켓에 적혀 있었는데
이미 가방에 물이 1병 있기도 해서 따로 물을 받지는 않았다.
왓포 Wat Pho, วัดโพธิ์์
태국 방콕의 불교 사원으로, 정식 이름은 왓 프라 체투폰 위몬 망클라람 랏차워람아하위한이다.
길이가 46m에 달하는 거대한 와불(臥佛)로 유명하다.
왓포는 사원의 옛 이름인 왓 포타람(วัดโพธาราม)의 약칭이다.
왓 포는 근처의 왓 프라깨오와 함께 태국에서 가장 격이 높은 사찰 중 하나이다.
태국 최고의 공공 교육기관들 중 하나이자 유명한 전통 타이 마사지가 시작된 유서 깊은 장소이기도 하다.
왓포도 사원이다 보니,
달랑 불상(붓다)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고 다양한 탑과 건물들이 한 곳에 있는 공간이다.
태국 특유의 탑을 보니 우리네 절과는 또 다른 형태와 색이어서 조금 낯설기도 했지만
그래도 가끔 주황색 승복을 입은 스님들이 사원을 가로질러 지나기도 했고
은은히 향 냄새가 나는 것이 이곳이 절이다는 것을 알려주기도 했다.
8월의 방콕은 엄청 무더웠지만
다행히 하늘이 흐려 해가 쨍하지는 않았다.
저녁에 비 소식이 있어서 조금 걱정이었지만 왓포를 둘러보는 동안 비는 내리지 않았다.
먼저 보인 건물은 프라 우보솟(Phra Ubosot)이었다. (지도의 18번 건물)
한국 사찰의 대웅전에 해당하는 건물로, 왓포 전체에서 가장 신성한 건물로 통한다.
프라 우보솟 옆으로 긴 회랑이 있었는데,
프라 라비앙(Phra Rabiang)이라고 하는 이 불상은
라마 1세가 태국 전역에서 모아 온 불상 1200좌 중 예술성이 뛰어난 400좌를 골라 회랑에 전시를 해뒀다고 한다.
자세히 보면 자세나 표정이 미묘하게 다르다고 하는데
나는 그 차이를 단번에 알아채지 못 했다.
태국은 인구의 93%가 불교를 믿고 있는 불교 국가다.
오래전부터 불교가 국가 운영 철학으로 자리했다.
태국 헌법에 국왕은 불교도이며 종교의 수호자임을 명시해 두었을 정도다.
그래서 방콕 시내만 해도 이름있는 사찰이 참 많다.
내 태국 현지인 친구에게 주말에 뭐했는지 물어보면
친구에 절에가서 과일과 꽃을 놓고 왔다는 얘기를 자주 하고는 한다.
이들에게 사원, 절은 곧 생활이다.
프라 우보솟 법당을 둘러보는데 법당 안 높은 곳에 불상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스님이 한 분 두 분 모여드는 것이 곧 기도를 올릴 것 같은 모습이었다.
형과 나도 잠시 들어가 종교의식을 잠시 구경하고 가보기로 했다.
밖에서 보던 것과 달리 법당 안은 경이롭고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우리네 대웅전과 같은 건물이라고 하는 게 그 크기와 규모만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었다.
왓포 안에서 이 건물이 가지는 의미가 뜻깊고 중요하다는 의미인 것 같았다.
우리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미 불당 안에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그중에는 우리와 같은 외국인도 많이 있었다.
[프라 우보솟 법당과 스님들]
불경을 외고 절을 하는 모습이 우리와 조금 다르기는 했지만
절에서 부처님을 존중하고 모시는 모습은 동일했다.
그렇게 한동안 자리에 앉아 말 없이 왓포를 경험했다.
스님들과 법당에서 기도를 올린 다음에
이곳 왓포에서 가장 유명한 누워 있는 불상을 보러 갔다.
프라 우보솟에서 조금 걸어 와불이 있는 건물로 이동했다.
앞서 지도에서 1번으로 표기된 위한 프라논(Vihan Phranorn) 건물이었다.
건물 지붕이 푸른빛으로 되어 있어 멀리서도 눈의 띄었다.
보통 왓포 사원을 찾는 관광객은 우리처럼 프라 우보솟과 이곳, 위한 프라논 2곳을 가장 많이 본다고 한다.
법당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엄청난 크기의 와불과 마주하게 되었는데
정말로 큰 규모의 불상과 샛노란 색감이 위화감을 줄 정도로 경이로운 불상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불상의 눈이 나의 잘못을 모듀 꿰뚫어 보고 있는 듯해서 괜시리 부끄럽고 또 조심스러웠다.
불상은 오른손으로는 머리를 괴고
허리와 다리를 곧게 뻗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머리 쪽에서 저 멀리 발끝을 시원하게 한눈에 바라볼 수 있었다.
사진으로 겨우 한 장에 담았지만 실제로 느껴지는 웅장함까지 다 담을 수는 없었다.
그런 왓포 불상 앞에서 같이 셀카를 찍어 봤다.
나보다 멀리 뒤에 있는 불상이지만 크기가 엄청 크다는 것이 느껴진다.
불상에 너무 가까이 다가오지 말라는 가림막이 발 앞에 설치되어 있었지만
불상과 관광객들 시선 사이로는 가림막이 없어서 정말 가까이에서 불상을 구경할 수 있었다.
평소 관리를 잘 한 덕분인지, 매끈 거리는 불상을 눈 앞에서 자세히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호기심 어린 관광객을 딱히 제재를 하지도 않았다.
불교에서는 불상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도 절을 하는 것 못지않게 아주 중요한 일로 여긴다.
그만큼 태국은 불교에 진심이다.
반대편 발 끝에 있는 우리 형
이렇게 보니 다리가 엄청 긴 와불이다.
우리 형 옆 저기 관광객 손에 들려 있는 초록색 가방은
신발을 넣어 두는 임시 가방인데,
와불을 보기 위해 위한 프라논에 들어갈 때 신발을 벗어 가방에 넣고 들고 들어가라고 했다.
아마 법당 안을 깨끗하게 관리하기 위한 이유 같았다.
덕분에 불상을 보러 온 사람들이 많았지만 법당 안이 깨끗이 유지되는 모습이었다.
위한 프라논에는 정말 와불 하나만 덩그러니 누워 있는게 전부인데
이 와불 하나가 여기 왓포 사원 전체를 대신한다고 할 만큼 강인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규모도 규모지만
오랜 시간 수많은 사람들의 염원을 담은 불상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해 보였다.
불상 하나밖에 없는 공간이었지만
형과 나는 쉽게 이 공간을 벗아나지 못 하고 꽤 오래 머물면서 불상과
또 불상을 구경하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법당을 나기는 길에 불상의 뒷모습도 훤히 볼 수 있었다.
이렇게 보니 어릴 때 형과 자주 보던 일본 만화,
‘우주소년 아톰’이 생각났다.
발아래로 로켓 불꽃을 내뿜으며 한 손을 높이 뻗어 하늘로 날아갈 것만 같은 불상이었다.
그렇게 왓포의 와불을 오래 구경하고 불당을 벗어났다.
왓포를 다 구경하고 이제 나가려는데
그제야 찾기 어려웠던 왓포 지도(Directory)를 찾을 수 있었다.
처음에 봤더라면 대략적인 사원 규모와 주요 건물의 위치를 알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웠다.
그래도 사원을 다 둘러보고 난 뒤라, 지도를 보며 사원 여기저기를 눈으로 한 번 더 훑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떠나가는 우리 일행을 다시 환영하는 화단도 있었다.
우리 형제는 왜 이렇게 동선이, 우리 여행이, 우리 시간이 거꾸로인가에 대해 잠시 생각에 잠겼었더랬다.
우리는 왓포의 남쪽 출입구를 통해 사원으로 들어왔었는데
이 화단이 사원의 중앙에 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왓포는 지난번 나의 방콕 여행 때 둘러보지 않은 곳이었다.
이번에 이렇게 둘러보게 되어 형도 나도 모두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첫 관광지로 왓포를 선택한 것이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되었다.
다음 장소도 즐거운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형과 함께 방콕의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
202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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