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숙소까지는 지하철로 이동했다.
이번 태국여행에서는 교통, 위치는 크게 고려하지 않고
그저 편히 쉴수 있는 숙소를 예약했는데
방콕의 첫번째 숙소로 왓 아룬이 창문 너머로 바로 보이는 숙소를 예약했다.
위치는 왕궁(왓 프라깨우) 근처, 짜오프라야 강변에 있었다.
숙소로 가기 위해
공항에서 지하철을 타사남 차이(Sanam Chai) 역으로 이동했다.
방콕 지하철은 지하로 이동하는 MRT(Mass Rapido Transit Bangkok)와
지상으로 이동하는 BTS(Bangkok mass Transit System)로 나뉜다.
우선 공항에서 공항철도(ARL)선을 타고 막카산(Makkasan) 역에 내려서
MRT 을 갈아타고 목적지인 사남 차이 역으로 이동했다.
시간은 1시간 정도 걸렸다.
핸드폰으로 구글 지도를 통해 숙소 위치를 찾아보고, 또 지하철 역에서 걸어서 이동할 동선도 사전에 확인했다.
그런데 나는 지금도 낯선 곳에 가면 현지 지도로 된 안내판을 찾아보고는 한다.
대략적으로 위치를 파악하고 이동 경로를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숙소까지는 지하철 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였다.
내가 예약한 숙소 바로 옆에,
왓 아룬을 조망할 수 있는 숙소가 하나 더 있는데,
‘살라 라탄나코신(Sala Rattanakosin)’이라는 곳이다.
처음엔 숙소를 잘 못 찾아서 이곳 인셉션에 가서 방을 달라고 얘기했는데,
나 같은 손님이 많은지 직원분이 친절히 옆 건물로 이동해라고 안내를 해주었다.
내부 시설을 보니,
내가 묵었던 ‘살라 아룬’ 보다 조금 더 고급지고, 서비스도 더 좋은 숙소 같았다.
나중에 찾아보니, 비용도 조금 더 비싼 곳이었고,
당연히 방이 모두 매진이라 예약하는 것이 쉽지 않은 숙소 같아 보였다.
그렇게 우리 숙소인 살라 아룬(Sala Arun)에 도착했다.
숙소 이름에도 왓 아룬의 ‘아룬’이 있는, 왓 아룬 뷰가 끝내주는 숙소,
살라 아룬이다.
‘아룬(Arun, อรุณ)’은 태국어로 ‘새벽’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왓 아룬(Wat Arun, วัดอรุณ)’은 ‘새벽 사원’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새벽에 아름다운 사원인데,
숙소에서 이른 아침에 사원 풍경을 보고 싶어서 이 숙소로 예약을 했다.
Sala(ศาลา)는 영어로 파빌리온(Pavilion, 정자, 건물)이라는 뜻이다.
체크인을 하고 방 키를 받았다.
호텔로 지어진 건물이 아니고 일반 가정집을 개조해서 만든 호텔 같았다.
그래서 카드키가 아니라 쇠로된 열쇠 2개를 받았다.
이런 열쇠가 주는 감성이 있다.
카드키보다는 이런 열쇠를 받아서 문을 여는 재미도 있는 숙소였다.
한국사람들이 많이 찾는 숙소 같았다.
그리고 한국사람들이 시끄럽기는 많이 시끄러웠나 보다.
한국어로 목소리를 조금 낮춰달라는 말이 정확히 번역되어 있었다.
조금 오래된 가정집을 개조한 모습이 군데군데 보였다.
엘레베이터도 없기 때문에 짐이 있다면 직접 들고 옮겨야 하는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직원분에게 부탁하면 들어줄 것도 같았는데, 건장한 남자 둘이 캐리어를 못 들고 오를만한 높이는 아니었다.
계단이 나무로 된 계단이었다.
계단뿐만 아니라 숙소 바닥도 나무 바닥이었는데,
그래서 계단을 오르내릴 때, 그리고 방에서 걸음을 옮길 때 나무바닥 특유의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고는 했다.
불편할 정도는 아니고 오히려 정감이 가는 그런 작은 소리였다.
방이 위치한 3층에 도착했다.
한 층에는 3개의 객실이 있었는데, 내가 예약한 방은 창 너머로 강과 왓 아룬을 조망할 수 있는 디럭스룸이었다.
열쇠에는 시비차이(Seevichai)라고 써 있었는데,
저기 현판에는 스리비차이(SRIVICHAI)라고 써 있어서 조금 헷갈리기도 했다.
그래도 방을 어렵지 않게 찾아 들어갔다.
그렇게 숙소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는데
삐걱이는 나무 바닥, 무거운 짐과 엘리베이터가 없는 3층,
그리고 오랜 연식의 건물, 엉뚱한 방이름,
이런 불평은 모두 감안할 수 있을 것 같은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문을 열면 정면으로 테라스가 있고, 테라스 너머로 짜오프라야 강과 왓 아룬이 한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펼쳐졌다.
정말 이번 숙소는 풍경이 다 하는 그런 숙소였다.
우리 형과 나는 캐리어도 풀지 않고 한동안 침대에 앉아서 왓 아룬을 계속 바라보며 방콕을 즐겼다.
새벽 일찍 일어나 이동하고 비행기를 탔던 여독은 한순간 모두 풀어지고 흩어졌다.
방 한가운데에 더블침대가 있었다.
침대에 누워서도 이런 풍경 감상이 가능했다.
방에서 테라스로 나갈 수도 있었는데
밖이 덮고 습하기도 해서, 잠시 나갔다가 다시 방으로 얼든 들어와 버렸다.
방에서도 맥주 한잔을 마시며 이런 풍경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었기 때문에 굳이 테라스까지 나가지 않고 시원한 에어콘 바람을 맞으며 뷰를 감상했다.
새벽에 더 아름다운 ‘왓 아룬’이지만
저녁에도 조명을 받아 황금빛을 발하는 사원이기도 하다.
하루 일정을 마치고 숙소에 들어오면 황금빛을 아름답게 뽐내는 왓 아룬을 볼 수 있었다.
첫날 저녁은 비가 많이 내려서 우수에 젖은 왓 아룬을 봤고,
이튼 날에는 청명하게 맑은 날 저녁 반짝이는 왓 아룬 야경을 볼 수 있었다.
사진에서 왓 아룬 풍경이 충분히 느껴지지 않아 조금 아쉽다.
실제로 보면 사진에서 보는 것보다 왓 아룬이 훨씬 더 크고 가깝게 보인다.
사진을 잘 찍을 수 없어 그 감성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 했다.
그래도 10년 만에 찾은 방콕에서 충분히 방콕을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숙소, ‘살라 아룬(Sala Arun)’이었다.
이번 태국 여행에는 3개의 호텔을 예약했다.
그 첫 번째가 여기 ‘살라 아룬’이었는데, 첫 호텔부터 풍경도 좋은 기분도 좋은 숙소라
만족스러운 방콕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처음 방콕을 찾은 우리 형도 숙소를 많이 맘에 들어해서 숙소를 정한 나도 기분 좋은 여행이었다.
여담이지만,
‘살라 아룬’ 전 객실은 침대가 모두 더블침대로 이루어져 있다.
혹시 트윈베드나, 침대를 반으로 쪼개줄 수 있는지 체크인할 때 물어봤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덕분에 나는 거의 30년 만에 우리 형과 한 침대, 한 이불을 덮고 잠을 잤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지만, 잠들기 전에 옛날 얘기도 하면서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이 모든 게 아름다운 왓 아룬의 야경과 방콕이 주는 묘한 분위기 탓이었다.
살라 아룬 Sala Arun의 추가적인 정보!
1. ‘살라 아룬(Sala Arun)’에는 루프탑 바(RoofTop Bar)가 있다.
안내받기로는 5층에 루프탑 바가 있다고 한다.
‘이글 네스트(Eagle Nezt)’라는 바인데, 왜 S를 Z로 표현을 했나 모르겠다.
살라 아룬 1층은 레스토랑이고, 조식도 제공받을 수 있는 곳인데, 실제로 이곳에서 식사를 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5층 루프탑 바는 저녁이면 외부인들도 출입이 가능한 바(Bar)로 변한다고 하는데,
나와 우리 형은 늦은 시간까지 외부에서 방콕을 충분히 즐기고 숙소로 돌아온 탓에
루프탑 바를 경험해 보지 못했다.
시원한 짜오프라야 강바람과 왓 아룬 야경으로 배경으로 시원한 음료와 주류를 즐기고 싶다면 루프탑 바를 이용해 봐도 좋을 것 같다.
2. ‘살라 아룬(Sala Arun)’에는 웰컴 드링크(Welcome Drink)를 준다.
사전에 예약 사이트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던 내용이다.
그런데 숙소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다녀온 후기를 보니, 체크인할 때 웰컴 드링크를 준다는 내용을 확인했다.
만약 체크인 할 때 리셉션에서 따로 제공해주지 않는다면, 직접 웰컴 드링크를 달라고 요청해 보자.
나는 먼저 얘기하지 않았는데
와이파이 비번과 함께 드링크를 마실 수 있는 쿠폰을 제시해 주셨다.
그런데 드링크는 루프탑 바 ‘이글 네스트(Eagle Nest)’에서 만들어 줄 수 있다고 하는데,
루프탑 바 오픈이 오후 4시부터 오후 11시까지였다.
나와 우리 형은 아침 일찍 일어나 나가 놀아야 했기 때문에, 결국 이 쿠폰을 사용하지 못했다.
결국 쿠폰은 한국에까지 가져왔고 이렇게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쿠폰에는 방 이름을 ‘Srivichai’, 네스트를 ‘Nest’라고 써뒀다.
혹시 시간이 맞다면,
꼭 웰컴 드링크를 챙겨 먹자.
202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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