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24)] 모스크바 붉은광장(2), 성 바실리 성당(테트리스 성당)

 

 

[러시아(24)] 모스크바 붉은광장(2), 성 바실리 성당(테트리스 성당)

국외여행/러시아 Russia




붉은광장 안으로 입장을 하기 위해 부활의 문(보스크레센스키에 보로타)을 지나야 했다.
저 문을 지나면 호그와트처럼 뭔가 세로운 세계로 전환이 될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국외여행/러시아 Russia] – [러시아(23)] 모스크바 붉은광장(1) 부활의 문, 제로 킬로미터



출입문을 통과해서 지나온 길을 돌아보니 밖에서 보던 모습과 거울을 두고 형상을 복사한 것 같은 건물의 모습이 보였다.
거리에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한쪽으로 붉은 외벽이 인상적인 러시아 국립역사박물관 건물이 광장의 안과 밖에 걸쳐 있는 모습이었다.



정문을 통과하면 광활한 광장이 나를 맞아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다양한 행사부스에 가로막혀 정작 광장은 시선에 들어오지 않았다.

다만 한국의 제네시스 G70 프로모션 부스가 나를 가장 먼저 반겨주었는데,
붉은광장을 만나지 못해 아쉬웠지만 대한민국의 제네시스 차량이 모스크바의 심장에 전시되어 있는 모습은 반가웠다.



붉은광장 중심부로 들어갈 수가 없었던 것은 곧 있을 퍼레이드 행사 때문인 것 같았다.
그래서 붉은광장 안과 밖을 경계를 그어 구분하고, 밖에는 다양한 축하행사가 진행 중이었다.

행사에 먹을 것이 빠질 수가 없지
이곳에 간이 카페도 열려서 많은 사람들이 음료를 사 마시고 있었다.
아메리카오 1잔이 100루블, 한화로 1,500원가량이다.
행사장에서 이 정도 가격이면 엄천 저렴한 것 같았다.
정말 러시아 물가가 저렴한다는 것이 느껴졌다.





모스크바에 오면 꼭 붉은광장을 찾아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가
사진에 보이는 이 ‘성 바실리 성당’ 때문이었다.

우리에게는 테트리스(Tetris) 게임에 등장하는 ‘테트리스 성’으로 유명한데,
테트리스 게임을 시작할 때 항상 마주했던 성이 바로 여기, 붉은광장에 있다.

[테트리스 게임 속 ‘성 바실리 성당’]



이렇게 멀리서 성 바실리 성당이 눈에 들어오니
오래전 즐겨했던 테트리스 게임이 떠오르면서 그 시절 그때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이렇게 보니 진짜 테트리스 게임 속 모습과 정말 똑같다.
진짜 8비트 테트리스 음악이 귓전에 맴돌면서 눈앞에 다양한 블록들이 움직이는 것 같기도 했다.

성 바실리 성당 Храм Василия Блаженного, St. Basil’s Cathedral
테트리스 게임의 배경으로 더욱 친숙한 성당이다.
카잔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1561년 이반 4세의 명령으로 지어졌다.
성당이 완공된 후 다시는 이런 아름다운 성당을 짓지 못하도록 건축가인 바르마와 포스틱의 눈을 뽑았다는 일화가 있다.
높이와 모양이 다른 8개의 양파 모양 지붕을 가진 독립된 성당이 하나의 건물에 함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성당을 잇는 중심부에 ‘성모발현’ 이콘이 있는데, 이 이콘 뒤에 당시 황제의 재산을 보관했다고 한다.
관람시간 : (하절기) 10:00 ~ 18:00 / (동절기) 10:00 ~ 17:00
요금 : (성인) 500 루블 / (학생) 150 루블





성 바실리 성당 바로 앞에 동상이 세워져 있는데,
많은 관광객이 이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17세기, 러시아 민중의 영웅인 미닌과 포자르스키 동상이다.

미닌과 포자르스키(Минин и Пожарский) 동상
성 바실리 성당 바로 앞에 있는 역동적인 동상의 인물은 1610년 폴란드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이끈
시민 미닌과 포자르스키 장군이다.
영웅이 된 시민을 기념하여 모스크바에서 가장 처음으로 제작된 청동 동상이다.
처음에는 레닌 동상 맞은편 붉은광장 한가운데 세웠으나,
후에 퍼레이드에 방해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지금의 위치로 옮겼다.



성 바실리 성당을 설명하는 안내판이 근처에 있었는데,
러시아어, 영어, 중국어는 보였지만 한국어는 보이지 않았다.
가지고 있던 여향책자에 충분히 설명이 되어 있어서 그것으로 안내를 대신 받았다.



가까이에서 바라본 성 바실리 성당
벽돌 하나하나 붉은색이 모여 영롱한 빛을 내고 있었다.
그리고 건물 꼭대기에 있는 양파모양 지붕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성당 입구를 향해 걸어온 길을, 성당 입구 계단에 서서 돌아봤다.
성당 앞으로 드넓은 붉은광장의 진짜 ‘광장’이 시야에 들어왔다.

며칠 후 펼쳐질 퍼레이드 행사를 위해 입장이 제한되어 있었고,
광장 주변으로는 임시 관중석이 마련되어 있어서 축구경기장 같은 광장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광장을 가로질러 걸을 수가 없어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이렇게나마 광장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성당 안으로는 입장하지 않고, 성당 외벽을 따라 반시계 방향으로 돌아가며 성당을 구경해 보기로 했다.
사진으로 성당 정면을 많이 봤었지만 정면 이외 외관의 모습이 어떨지 궁금했다.
워낙 유명한 관광지다 보니 성당 뒤편으로도 많은 관광객이 다니고 있었다.



성당 뒤편으로도 양파같은 지붕을 가진 기둥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기둥들이 각각의 성당을 상징하는 기둥과 지붕들이다.
그래서 그런지 양파지붕 위에 각각의 십자가가 걸려 있는 것이 보였다.





조금 거리를 두고 성당을 바라보면 마치 조각을 해서 만든 건물인 것처럼
굉장히 입체적이고 공간미가 넘치는 건물이었다.
정문도 물론 아름다웠지만 너무 많은 관광객으로 사진 찍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건물 뒷편으로도 아름다운 공간이 참 많이 있었다.



종탑 같기도 하고, 이콘 같기도 한 건물도 있었다.
가까이 갈 수가 없어서 멀리서 이렇게 구경하고 사진으로 기념을 남겼다.

건물 외벽 여기저기 손때가 묻어 있는 모습이,
아직까지도 열심히 사용 중인 성당 건물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다시 성당 정면으로 돌아왔다.
저기 보이는 시계탑이 15세기에 지은 크렘린의 10층 높이 시계탑
스파카야 바쉬냐(Спасская башня, Spasskaya Bashnya)다.

붉은광장과 크렘린을 구분하는 성벽에 우뚝 솟아 있는데,
크렘린 성벽에는 총 14개의 시계탑이 있지만, 이 스파카야 바쉬냐는 붉은광장 중심부에 위치해 광장을 내려다보고 있다.

[붉은광장 ‘스파카야 바쉬냐’ 시계탑]

오후 1시 정각이 되자 시계탑에서 종소리가 울렸다.
소리가 꽤나 아름다웠는데, 영상에 모두 담지 못 해 아쉬웠다.

탁 트인 붉은광장 공간으로 시계탑의 종소리가 은은히 울려 퍼지니 몽환적인 분위기가 느껴졌다.
평화롭고 나른한 오후였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여기 붉은광장에서 펼쳐질 퍼레이드 행사가 ‘국제군악대축제’라고 했다.
그리고 이 축제 이름이 여기 시계탑 이름을 따서 ‘스파카야 바쉬냐’라 한다.



이곳에서 펼쳐질 행사, 스파카야 바쉬냐
해가 지고 이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질 것을 생각하니 그 광경이 어떨지 조금 궁금해지기도 했다.
티켓을 미리 구매해야 입장이 가능하다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아쉬움을 안고 광장 주변을 돌아 나가는데 낯이 익은 안내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의 태극기와 한국의 사물놀이 옷을 입은 사람이 있는 간판이었다.

8월 23일부터 9월 1일까지 진행되는 행사 안내가 보이고
대한민국에서도 참여를 하는 것으로 보였는데, 이러고 보니 나도 관중석에 앉아 구경도 하고 응원도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
하지만 티켓을 구하지 못해 참여는 할 수 없었고, 맘속으로 소리 질러 응원을 보냈다.

나는 러시아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검색을 통해서 이 행사에 참가하신 분의 영상을 유튜브에서 보게 되었는데,
간접적으로 영상을 보면서도 행사에 참여한 대한민국의 풍불패가 참 자랑스러워 보였다.

[스파카야 바쉬냐, 2019 / Youtube 채널 ‘연희inTV’]

영상 속에 내가 방문했던 곳, 붉은광장과 멀리 성 바실리 성당이 보였다.
그리고 많은 관중들 사이에서 멋있게 공연하는 한국의 사물놀이를 볼 수 있었다.
간접적으로나마 모스크바에서 한국을 느낄 수 있어 반갑고 힘이 나는 순간이었다.

영상으로 다시 그날 모스크바의 분위기와 바람과 여러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붉은광장 구경을 마치고 계획된 다음 일정을 향해 장소를 이동해야 했다.

2019. 0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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