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활터 가는 길
찬 바람에도 어렵게 버티고 선 은행나무의 노란 나뭇잎이 마지막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따뜻한 햇살이 은행나무의 노란시간을 조금은 늦춰주고 있는 듯 했다.
더 추워지기 전에 활을 많이 내고 싶었다.
그렇게 올라 선 사대에서 오랜만에 한 순 몰기를 했다.
홍심(紅心) 관중이 섞인 몰기였다.
줌손에 힘이 부족해서 살이 뒤죽박죽이었던 요즘이었다.
어렵사리 얻은 몰기살이어서 한참을 들고 요리조리 살폈다.
하루하루, 바람이 차갑게 불어치며 겨울이 오는 것을 알렸다.
짧아진 햇살만큼이나 가을이 가는 것이 아쉬웠다.
마지막 남은 노란 은행잎 같은 하루였다.
23.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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