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쿠 시내로 돌아와서 저녁을 먹기 위해 이치란 라면을 찾았다.
이치란 라면은 일본에서도 유명한 라면 전문점인데, 일본 전역에 여러 지점이 있다.
신주쿠 역 근처에만 해도 3개의 지점이 있는데,
그중 신주쿠 역 동쪽에 위치한 ‘이차란 주오히가시구치 점(一蘭 新宿中央東口店)’
유명한 라면 전문점이다 보니 식사 시간 때면 늘 줄을 서야 한다.
하지만 24시간 영업을 하고, 연중무휴이기 때문에 언제든 찾아가면 맛있는 라면을 맛볼 수 있다.
이치란 라면(이치란 라멘, 一蘭 ラーメン)
쇼와 35년(1960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돈코츠(돈까스) 라면 전문점이다.
돈코츠 라면으로 유명세를 얻었지만 다양한 일본식 라면을 맛볼 수 있어서 관광객에게 인기가 있다.
면과 국물, 그리고 면 위의 고명(토핑)을 직접 선택해서 주문을 할 수 있다.
국물에 고추장이 들어간 것이 특징인데, 그래서 여느 일본 라면의 짠맛과 다르게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다.
그리고 테이블이 1인석으로 준비가 되어 있어 1인 식사를 선호하는 사람들이게 인기가 있다.
24시간 영업을 한다고 되어 있지만, 오전 6시부터 오전 10시까지는 영업을 잠시 쉬는 매장도 있다.
「일본 라면의 종류」
쇼유라멘 しょうゆ ラーメン
간장(쇼유)으로 간을 맞춘 라멘으로 국물 색이 진한 갈색이다.
한국 사람 입맛에는 조금 짜지만 돼지 국물 냄새가 없어서 인기가 있다.
시오라멘 しお ラーメン
소금(시오)으로 간을 맞춘 라멘으로 국물 색이 우윳빛이다.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 가장 잘 맞는 라멘이다.
미소 라멘 みそ ラーメン
일본식 된장(미소)으로 간을 맞춘 라멘이로 국물 색이 갈색이다.
우리나라 된장이 아니므로 진한 맛은 없지만 그래도 한국 사람들이 많이 찾는 라멘 중 하나다
돈코츠 라멘 とんこつ ラーメン
돼지뼈 기름으로 국물을 우려내고, 돈코츠를 토핑으로 함께 먹는 라멘이다.
돼지기름 냄새가 시오라멘이나 쇼유라멘보다는 조금 더 느껴지는 라면이다.
차슈멘/ 차슈 라멘 チャーシュー ラーメン
보쌈처럼 돼지고기를 삶아서 면 위에 올려 주는 라멘이다.
줄을 기다리다가 계단을 내려와 지하 1층에 도착하면
자판기를 통해서 기본 메뉴를 주문할 수가 있었다.
나는 보통 라면에 챠슈 토핑을 추가했다.
17년 방문했던 기간 기준으로,
라면은 890엔(약 9,000원), 차슈 토핑은 250엔(약 2,500원)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국물과 맵기를 나중에 추가로 선택을 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지하 1층으로 내려왔는데, 바로 입장은 어려웠고, 조금 더 의자에 앉아서 대기를 해야 했다.
그만큼 사람이 많았는데, 라면 1그릇 먹는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아
빈자리가 금세 나타나고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채워져 줄이 금방 금방 줄어들었다.
가운데 주방을 중심으로 ‘ㄷ’자 형태로 1인석 테이블이 놓여 있는 모습이었다.
빈자리가 어디인지 눈으로 확인을 할 수도 있었는데
친절했던 직원 분이 너무 잘 안내를 해주시기도 했다.
기다리는 동안 국물과 야채, 그리고 고춧가루와 맛은 추가적인 맛을 선택할 수 있었는데,
상세하게 내 입맛에 맞춰서 국물과 맵기, 야채와 면 식감을 선택할 수가 있게 되어 있었다.
기다리면서도 어떤 라면을 먹을지 고민하느라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았다.
추가 메뉴 선택지는 일본어 외에도 영어와 한국어로도 선택이 가능했는데,
많이 선택하는 선택지에는 점선으로 원이 그려져 있어서, 그것을 기준으로 내 입맛을 가늠해 볼 수도 있었다.
라면을 먹다가도 추가로 토핑을 주문할 수도 있는 주문 용지도 있었다.
처음 자판기에서 미리 주문을 하지 못했다면 여기서 추가 주문을 하면 될 것 같았다.
잠시 후에 자리로 안내를 받았다.
조금 갑갑한 감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식사하기에는 충분히 넓은 공간이었고, 오히려 식사에 집중을 할 수 있겠다 싶은 공간이었다.
혼자 온 나는 그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라면에 집중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곧 주방에서 직원분이 오시더니 내가 선택한 국물과 맛, 토핑을 확인을 하고 사라지셨다.
내 주문을 이해하셨는지 추가적인 말씀은 없으셨다.
일본은 네모난 적가락을 사용한다.
식당에서는 1회용 나무젓가락을 많이 사용하는 편인데
이치란에서는 재활용 플라스틱 사각 적가락을 사용하고 있었다.
젓가락 포장지에도 메뉴판이 실려 있었다.
주문한 라면이 나왔다.
나는 부산식 돼지국밥을 참 좋아하는데,
라면 국물이 돼지국밥의 국말과 비슷해서 내 입에는 너무 맛있었던 국물이었다.
면은 한국사람이라면 익숙한 신라면의 꼬들면이 아니라 기계로 뽑은 면이었는데,
밀가루 향이 조금 느껴질 것 같으면서도 국물과 잘 어울려서 크게 거부감이 없었다.
일본식 라면 특유의 짠맛은 어쩔 수가 없었는데,
나는 물을 조금 넣어서 간을 맞춰서 면과 국물을 같이 먹었다.
일본 사람들은 라면의 국물을 잘 먹지 않는다.
면을 주로 먹는 편이고, 국물은 조금씩 숟가락으로 떠먹지만 끝까지 다 먹지는 않는 편인데,
그것도 그럴 것이 정말 라면 국물이 짜기 때문에 다 먹기가 어렵다.
나는 국물이 너무 맛있어서, 물을 조금 넣어서라도 끝까지 다 먹고 싶었다.
그래서 라면 그릇 바닥이 보일 때까지 싹싹 긁어서 면과 국물을 다 먹어 치웠다.
라면 그릇이 생각보다 컸는데
그래서 면도 국물도 양이 적지 않았다.
다 먹고 나니 든든한 한 끼 식사를 한 것 같아 기분이 참 좋았다.
나중에 도쿄 여행을 끝낼 때쯤,
나는 돈키호테에 들러 이 이치란 라면 인스턴트 라면을 사서 한국으로 가져와 간간히 끓여 먹었는데,
먹을 때마다 이때 이 기분과 맛이 생각나는 것 같아서, 참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다음 도쿄 여행 때,
같은 지점에 들러 이때의 맛을 다시 느껴봐야겠다.
2017.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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