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버딘 Aberdeen 지역에 있는 점보 식당을 다녀왔다.
애버딘은 홍콩섬 남서부에 있는 해변가 지역이다.
영국 사람들이 처음 홍콩에 도착했을 때 애버딘 지역으로 들어왔다고 한다.
영국인들이 홍콩에 왔던 명나라 시절에, 이곳의 본래 이름이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홍콩이었는데,
이곳으로 입국하는 영국인과 외국인들이 이 도시 전체 이름이 홍콩인 것으로 착각하여
지금의 홍콩이라는 도시 이름을 얻게 되었다.
이후에 영국인들이 처음 발을 디딘 이 지역과 구분하여 부르기 위해
이 지역을 애버딘으로 부르게 되었다.
이곳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상 레스토랑인
점보 레스토랑이 있다.
말 그대로 수상 레스토랑이기 때문에 홍콩섬 남쪽 바다에 레스토랑이 둥둥 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버스나 택스로 이동할 수는 없고,
홍콩섬 남부에서 셔틀 보트를 타고 이동을 해야 했다.
셔틀 보트는 수시로 이동을 하는데, 홍콩섬에서 점보 레스토랑으로 가는 셔틀 보트 선착장은 2곳이 있다.
애버딘 지역에서 10여 분이면 레스토랑에 닿을 수 있다.
식당에서 음식을 먹지 않더라도 셔틀 보트를 탈 수 있는데,
그럼에도 관광목적으로 보트를 타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점보 레스토랑 Jumbo Restaurant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수상 레스토랑이다.
2,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3층짜리 건물이 바다에 떠 있는 식당이다.
1976년에 약 45억 원을 들여 완공한 곳으로 홍콩 호화 레스토랑의 대명사로 불린다.
맛보다는 규모와 화려함으로 관광지로서 각광받고 있다.
내부에는 해상왕국 혹은 수상궁전과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광둥식 요리와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셔틀보트 : 무료 / (월~금) 11시 00분 ~ 23시 00분, (토, 일, 공휴일) 07시 00분 ~ 23시 30분
※ 2023년 현재는 영업을 중지했다. (코로나로 인한 수익 악화 때문에)
여러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했던 곳이지만
내 기억에는 한국 영화 ‘도둑들(2012)’에 나왔던 점보 레스토랑이 기억에 남았다.
그곳을 이렇게 어머니와 같이 찾아서 식사를 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외관도 웅장하고 화려했는데,
내부는 더 화려했다.
수상 레스토랑이라서 배처럼 흔들림이 있으면 불편하지 않을까 우려했다.
어머니가 배 멀미를 하시는 편이라, 불편해하시면 어떡하나 걱정했다.
그런데 셔틀 보트에 내려서 식당에 발을 딛고 보니
육지처럼 안정감이 있고 흔들림은 없었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니 이곳이 바다 위인지 육지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배가 흔들리지 않도록 단단하게 정박을 해둔 것 같았다.
그리고 다행히 파도가 잔잔하기도 했다.
생각보다 실내는 조명이 밝지 않고, 테이블 중앙 조명만 밝혀 은은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쟈스민 차를 따뜻하게 내어주어서 식전 음료로 속을 달랠 수 있었다.
사람들은 많지 않았는데, 넓은 레스토랑에 직원들이 많아서 뭔가 보호를 받는 느낌이 들었다.
근처 테이블에서는 가족모임을 하는지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며 웃고 즐기며 식사를 하고 있었다.
아마 집안 어르신의 환갑잔치 같은 행사를 진행 중인 것 같았다.
조금 혼란스럽기는 했지만 식사를 하는데 불편함은 없었다.
점보 왕국 Jumbo Kingdom
식당 이쑤시개도 특색이 있었다.
새우볶음과 오징어 튀김을 시켰다.
음,
그런데 나온 모습을 보니 우리네 밥반찬이나 한 끼 식사보다 구성은 못 했다.
아무래도 한 상 가득 시켜서 필요한 반찬을 밥과 국에 곁들여 먹는 것과는 비교를 할 수 없었다.
식후로 연두부와 계란을 먹었는데, 배가 넉넉히 차지 않았다.
추가로 주문을 더 하고도 싶었는데 추가로 주문하는 식사들도 이와 비슷한 것 같아서 주문을 하지 않았다.
어머니도 입에 맞지 않으시다며 많이 드시지 않는 모습이 보여
점보 레스토랑은 간단하게 이렇게 경험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식당을 나서기로 했다.
늦은 점심시간에 레스토랑을 찾았기 때문에
우리가 식사를 마칠 때쯤에 식당 내부에 손님은 거의 다 더나고 없었다.
그래서 식사는 대충 끝냈지만,
시간을 내어 레스토랑 내부를 둘러보기 위해 시간을 보냈다.
왕궁처럼 꾸며 뒀다고 하더니 인테리어나 가구들이 그런 것 같기도 했다.
잘 갖꾸어진 어느 커다란 중식 식당 같은 느낌!
우리는 3층의 넓은 홀 같은 곳에서 식사를 했는데, 3층 건물 중 2층도 식당으로 꾸며져 있었다.
이곳은 또 다른 종류의 레스토랑 같아 보였다.
겉모습만 보고 지나쳐 빠져나오느라 어떤 음식을 파는지 확인해보지 않았다.
점보 레스토랑 관련 기념품도 판매하고 있었다.
티셔츠와 시계, 모자가 있었고 젓가락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용성이 없을 것 같아서 구경은 했지만 구매를 하지는 않았다.
식당 입구 바로 앞으로 이렇게 보트가 정박하기 때문에 식당으로 이동하는데 불편함은 없었다.
저 멀리 현대식 고층 빌딩이 레스토랑 인테리어와 상반되는 모습으로 우뚝 솟아 있었다.
중국, 홍콩이 좋아하는 붉은색과 노란색, 그리고 인테리어였다.
우리 눈에는 익숙한 모습이지만 서양 사람들에게는 참신하고 새로운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어머니와 나는 이렇게 바다 위 떠 있는 식당에서 간단히 한 끼 식사를 했다는 것으로 만족했다.
셔틀 보트를 타고 식당을 빠져나오는데 영화를 한 편 다 보고 극장을 나와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홍콩섬 남부에는 외국인이나 홍콩의 부호들이 많이 살고 있어서
높은 건물부터 바다에는 개인 요트까지,
누가 봐도 부자동네 느낌이 물씬 풍기는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때만 해도 다시 점보 레스토랑을 찾을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속으로 생각했었는데,
코로나 시국 때 관광객이 줄고 식당 매출이 감소해서 영업을 중단했다는 뉴스를 접하고는 조금은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나중에 추억으로 나마 다시 찾을 수도 있었을 텐데 이제는 그럴 수조차 없다.
그래도 없어지기 전에 다녀와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2017.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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