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패커스에 들어가서 당장 잠자리 걱정은 덜었지만 일을 빠르게 잡아주지는 않았다.
이것도 농장에서 사람을 원하는 수만큼 불러줘야 갈 수가 있었는데,
인원이 충분할 경우에는 있던 사람을 빼고 새로온 사람을 넣어줄 수는 없는 일이었다.
물론 계속 일을 하는 경우에 백패커스에서 적당히 휴일을 주기는 했지만,
지금은 일이 없는, 구직중(?)인 상황으로 봐야 했다.
백패커스에서는 1주일 가량 더 기달야할 것 같다고 얘기해줬는데, 그것도 정확한 일정은 아니었다.
5월, 호주에서는 늦가을 이었지만 낮에는 한 여름의 날씨가 이어지고 있었다.
침대에 누워만 있는게 지루해서 우리는 가까운 해변으로 놀러 나가기로 했다.
점심시간 쯤 일을 끝내고 온 누나와, 침대에서 누워 쉬겠다는 친구 하나를 두
우리 셋이 차를 타고 가까운 바가라로 가기로 했다.
번다버그에서 길은 외길이었고, 차로는 20분 정도가 걸리는 짧은 거리었다.
가까운 곳에 바다기 있고, 비치가 있는 것이 큰 매력이었다.
규모가 크거나 넓지는 않지만 켈리비치는 편히 쉬어갈 수 있는 바닷가다.
호주, 특히 번다버그 지역이 호주 북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호주날씨 겨울에도 바다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바다를 보고 한국도 생각하고, 내 고향도 생각을 했다.
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어서 잠시 걷는 것만으로도 편안함과 위로를 느꼈다.
시드니를 떠나 장거리를 운전해 오면서 느꼈던 긴장감과 초조함이 이제서야 사라지는 것 같았다.
2009.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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