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이었지만 사무실에 출근을 하지 않고 활터에 나가 활을 냈다.
지난주 5일간의 여름휴가 일정을 짜면서,
15일, 광복절이 월요일이었던 덕분에 오늘 하루를 더 쉴 수 있었다.
8월의 황학정은 좌우로 수풀이 우거지면서, 사대에 서면 포근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사대 앞 수풀 사이로 고양이 한 마리가
머리 위로 살이 날아다니는 것에는 관심도 주지 않고 사냥을 준비 중이었다.
사냥을 할 때 고양이 집중력은 정말 무서울 정도인데,
매 번 활을 낼 때 흐트러지는 내 정신력과 비교하면 부끄러워질 정도였다.
오늘은 월요일이라 황학정에 고전 분이 근무를 하지 않는 날이었다.
그래서 활 세 순을 내고 직접 무겁터에 살을 치러 갔다.
무겁까지 다녀오는 노력이 필요한 월요일이었지만
내 살이 어디에 떨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어서 활 공부에는 도움이 많이 되는 월요일이다.
과녁이 오래되어 고무판이 해어지고 세로로 엮은 밧줄도 외부로 노출되어 있었다.
이 오래된 과녁은 곧 새로운 과녁으로 교체된다고 한다.
정들었던 과녁과도 이제 안녕이다.
그리고 무겁에서 이렇게 바라보는 황학정의 모습도
월요일에 활터를 찾아 직접 살을 치는 이 순간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다시 봐도 정자가 인왕산 줄기에 포근하게 안겨 있는 것이 참 보기 좋다.
화살촉이 과녁 모서리를 스치면서 상처가 생겼다.
아직 배움이 멀었다고 화살이 내게 얘기하는 것 같았다.
反求諸己 반구저기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활 공부에 더 매진할 수밖에.
평일,
여유롭게 9순을 내고 활터를 나왔다.
산비둘기도
평일이라 여유 있게 활터를 찾았다.
2022.08.22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