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브리지는 계속 보고 있어도 멋진 모습이 질리지 않았다.
계속 앉아서 해가 옮겨 가면서 만드는 그림자들의 변화를 관찰했다.
이 멋진 장소에 런던의 시청 건물이 있다.
탬즈 강변으로는 더퀸즈워크(the Queen’s walk)라고 하는 긴 산책로가 있는데,
가 산책로를 사이에 두고 런던 시청건물과 타워브리지가 마주 보고 있다.
시청 앞에는 넓은 잔디 밭이 있어서 사람들이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고,
또 나는 이곳에 오래 앉아 편하게 타워브리지를 구경할 수 있었다.
시청 앞 잔디 밭에 스프링클러가 돌아가며 물을 뿌리고 있었고,
하늘 높이 오른 햇볕이 내리쬐자 물방물들은 연신 무지개를 만들고 있었다.
크고 작은 정원들도 구경할 수 있었는데,
런던 시민들도 가던 길을 멈추고 꽃을 구경하고 있었다.
참 여유로운 런던의 아침이었다.
시청 건물을 끼고 뒤로 돌아서 시내로 들어왔다.
가장 먼저 자전거들이 보였는데, 런던도 공공자전거가 참 잘 되어 있었다.
지금은 서울에 살면서 따릉이가 익숙해졌지만
이때는 부산에 살던 때라 공공자전거가 이렇게 질서 정연하게 주차되어 있는 모습이 참 신기했다.
아까 시청 앞 화단에서 만났던 런던 시민이 내 앞에 있었다.
나도 그 뒤를 따라 런던 시민처럼 자연스럽게 도시를 걸었다.
런던에서 1,0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버로우 마켓(Borough Market, 버러 마켓)에 가보기로 했다.
시간이 조금 이르지만, 그래도 시장의 모습을 있을 것 같았다.
멀리 더 샤드(The Shard)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들쑥 날쑥한 꼭대기가 서울의 잠실 롯데타워와도 닮았다.
저기에 유명한 레스토랑도 있고 전망대도 있다고 들었는데, 이번 여행에서 방문해보지는 않았다.
런던하면 생각이 나는 박스카 형태의 택시
버스는 빨간 이층 버스, 그리고 택시하면 이 검은색 택시가 떠오르는데,
실제 길에서 택시가 잘 보이지 않아서 의아해하던 참에 택시가 나타나자 급하게 사진을 찍었다.
조금 전에 지나온 시청 건물이 눈앞 광고 출력물로 만날 수 있었다.
다시 보니 반가웠다.
버로우마켓에 가는 길에 마트가 보여서 구경을 했다.
딱히 뭔가 사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런던 사람들은 마트에서 어떤 것을 사고 먹는지 궁금했다.
한국의 마트와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바게트, 샌드위치와 같은 빵 종류가 많았고, 와인 종류도 많이 보였다.
와인 중에는 내가 좋아하는 옐로우테일(Yellow Tail) 와인도 보였다.
영국에서 내가 좋아하는 호주 와인을 만나니 너무 반가워서 100병은 사서 가고 싶었다.
[국외여행/호주 Australia] – [호주여행] 호주 와인, 옐로우테일 Yellow Tail
타워브리지에서 버로우 마켓까지는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버로우 마켓, 버러 마켓 Borough Market
1,0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런던의, 철도 아래 대규모 시장이다.
런던 현지 느낌이 가득 담긴 시장인데, 장인이 만드는 빵, 유제품을 맛볼 수 있다.문 여는 시간 : 오전 10시 (토요일은 오전 8시)
문 닫는 시간 : 오후 5시 (일요일은 오후 3시)
나는 월요일 아침 9시 30분쯤 도착을 했는데,
오픈 시간보다 조금 이른 시간이었지만 벌써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하는 가게들이 더러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게들이 문을 닫은 상황이라, 구경거리가 많지 않았다.
시장 구경을 왔는데, 진짜 시장만 구경하고 가야 할 것 같았다.
꽃가게, 빵가게가 많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가게들이 문을 열지 않아
기념품 가게 정도가 아침 일찍부터 나를 맞아주는 정도였다.
그래도 시장 여기저기, 구석구석 돌아보며 시장의 느낌을 느껴보려 애썼다.
시장은 높은 고가, 철로 아래 기둥 사이사이로 가게들이 줄지어 들어선 모습이었다.
오래됐다고는 하지만 건물들이 잘 정비되어 있었고,
길을 잃지 않도록 안내표지판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아침에 숙소에서 주는 간단한 아침을 먹고 1시간 넘게 걸었더니
배가 고팠다.
그래서 아침을 먹을 수 있는 가게를 찾아 간단한 런던식 아침을 먹기로 했다.
4파운드(GBP, £)에 수제 빵과 패티가 들어있는 햄버거를 샀다.
Sausage & Egg Butty !
버티(Butty)는 샌드위치의 영국식 표현이다.
버로우 마켓 광장에 서서 방금 산 샌드위치를 와그작와그작 맛있게도 먹고 있었다.
사람이 많지 않아 한산했다.
나 같은 조바심에 일찍 마켓을 찾은 관광객이 일부 지나갈 뿐이었다.
그런데 근처에 있던 가게에서 오픈 준비를 하던 직원이
내가 멍하니 서서 샌드위치를 먹는 모습을 보더니 밖으로 나와서 의자와 테이블을 설치해 줬다.
이따 펼치려고 했는데, 어차피 펼칠 것이었기 때문에 여기에 앉아서 천천히 먹으라는 것이었다.
여행길에서는 이러한 작은 호의가 평생 기억에 남는다.
아무것도 아니고, 대수롭지 않게 받은 친절이 7년이 다 된 지금도 잊히질 않는다.
계속 걸어 다녀 쉴 곳이 필요했는데,
맛있게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아주 편하게 잘 쉴 수 있었다.
샌드위치를 다 먹고 너머지 시장을 구경하기로 했다.
10시에 문을 연다고 들었는데, 딱 10시에 모든 가게가 약속을 한 듯 동시에 문을 열지는 않았다.
하나 둘 서서히 가게의 문이 열리고 조명이 켜지는 모습이 보였지만,
역시 시장에는 사람이 많고 번잡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해 보였다.
더 기다리지 않고, 시장 구경은 여기서 마치고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기로 했다.
버로우 마켓 입구에 있는 이 상점이 유명한 것 같았다.
버로우 마켓을 검색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사진이 이 가게 사진이었다.
나도 여기 다녀간다는 기념을 하나 남기고, 또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201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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