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심사를 마치고, 입국장에 나와서 가장 먼저 한 것은
심카드를 사는 것이었다.
심카드는 입국장을 나오면, 오른쪽 끝에 있는 자판기를 통해서 구입할 수 있다.
어떤 나라의 공항에서는 사람이 직접 판매를 하면서 개통까지 하느라 오래 기다려야 하는데,
자판기로 구매를 하니까 빠르게 구매를 할 수 있었다.
현금이나 카드로 구매를 할 수 있는데,
쓰리(Three) 심카드, 데이터 12GB 기준으로 30파운드에 구매를 했다.
(30파운드 X 약 1,500원 = 약 45,000원)
처음에 카드를 긁어야 하는지 탭(Tap)을 해야 하는지 몰랐는데,
탭을 해서 쉽게 결제할 수 있었다.
공항에서는 히드로 익스프레스(Heathrow Express)를 타고 시내로 이동했다.
히드로 익스프레스는 패딩턴역까지 22파운드로 티켓을 샀다. (2023년 현재, 25파운드)
히드로 익스프레스, 패딩턴행 (Heathrow Express to Paddington St.)
현도 가격 22 파운드 (23년 현재는 25파운드, 약 33,000원)
20분이면 히드로 공항에서 런던 중심가에 있는 패딩턴역까지 20분이면 도착하는데,
영국 물가를 감안하더라도, 20분 기차를 타는데 25파운드는 너무 비싼 게 아닌가 싶었다.
히드로 익스프레스를 내리면, 플랫폼이 패딩턴역 지하 플랫폼까지 바로 이어지게 되어 있어서 편리했다.
패딩턴역은 런던 북부에 위치해 있는데, 해머스미스 앤 시티선(Hammersmith & City Line)을 이용해서 숙소까지 이동했다.
지하철역에서 런던의 교통가드인 오이스터 카드(Oyster Card)를 샀다.
오이스터 카드는, 카드 디파짓(Deposit)으로 26파운드를 냈고,
충전을 20파운드를 해서 먼저 사용하기로 했다.
영국의 물가는 먹고 이동하는 모든 것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
단 두 번의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동안 이미 체감이 되었다.
패딩턴역에서 숙소가 있는 곳인 유스턴 스퀘어(Euston Square)까지는 3코스면 이동이 가능했다.
말로만 듣던 영국의 지하철을 이용한다는 것은 꽤나 설레는 일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런던의 지하철.
영국의 지하철을 Subway가 아니라, Tube라고 부르는 이유를 실제 열차를 보고 금방 이해를 하게 됐다.
한국의 지하철보다 작고 좁았는데, 꼭 튜브(Tube) 같이 생긴 외관의 열차가 좁은 터널을 지나는 모습이 꼭 이름과 같았다.
실제로 지하철 내부가 많이 좁아서,
자리에 앉으면 맞은편 좌석에 앉은 사람과 무릎이 닿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지하철은 참 깨끗했고 무엇보다 속도가 빨랐다.
주의할 것은,
런던 지하철에서는 핸드폰 데이터가 터지지 않는데,
그렇기 때문에 데이터를 활용해서 확인해야 하는 지도나 다양한 정보들은 지상에서 확인을 미리 하거나
필요한 정보는 캡쳐를 해서 가지고 있어야 했다. (2016년에는 그랬다. 2023년인 지금은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제빵사거리역, 베이커 스트리트 역(Baker Street St.)
개인적으로 너무 와보고 싶었던 장소였다.
정말 좋아하고, 또 재밌게 봤던 영국 드라마 셜록(Sherlock, 2010) 시즌 1의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
주인공 셜록이 왓슨 박사를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자신의 집 주소를 설명하는 장소가 나온다.
221B, Baker Street
드라마 대사와는 달리,
실제 베이커 가(street) 221B 건물은 존재하지 않는 건물이고 주소라고 한다.
하지만 그 주변의 한 건물이 지금은 셜록홈즈의 성지가 되었다.
이번에는 이렇게 스쳐지나가고,
런던에 머무는 동안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렵게 어렵게 숙소를 찾아서 체크인을 했다.
유스턴 스퀘어 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1층을 펍(Pub)으로 사용하는 3층 건물의 오래된 게스트하우스였다.
나는 혼자 가는 여행은 숙소에 많은 정성과 비용을 들이지 않는데,
새벽에 나가서 하루 종일 걷다가 자정이 되어서야 돌아오곤 하기 때문에, 잠시 몸을 누일 수 있는 침대 하나면 충분했다.
마루 바닥이 넓은 큰 방에 2층 침대가 2개 있는 4인실 방이었는데,
4인실 방에 내가 들어갔을 때, 처음에는 아무도 없는 방인 줄 알았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맞은편 2층 침대에 사람이 한 명 무릎을 꿇고 명상에 잠겨 있는 모습이 보였다.
방해가 될까 봐 소리를 죽여가며 짐을 풀고 옷을 갈아입었다.
남녀 혼숙을 하는 방이어서, 어두운 조명 탓에, 그리고 귀밑까지 내려오는 꽤나 긴 머리카락을 보고
처음에는 여자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런데 한참 뒤에 명상을 끝낸 맞은편 사람이 침대에서 내려와 내게 인사를 했는데,
일본에서 온 남자 배낭여행객이었다.
간단히 인사만 하고 나는 샤워를 하러 갔다.
그리고 내가 방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다시 명상에 잠겨 있는 그 친구를 발견했는데,
조금 무섭기도 했다.
장시간 비행과 이동에 피곤해서,
빨리 잠이나 자자 싶어 침대에 몸을 눕혔다.
유럽, 영국, 그리고 런던에서의 첫날밤이었다.
2016.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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