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시티 한가운데, 큰 서점이 하나 있다.
갤러리 빅토리아(The Galeries Victoria) 2층에 위치해 있는 엄청 큰 서점인데,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일본의 대형 서점 브랜드이다.
우리나라 교보문고와 같은 느낌이다.
이렇게 시드니 시티 한가운데에서도 만날 수 있는데,
한국 사람으로서 참 부럽기도 하고, 얄밉기도 하고 그랬다.
한국 서점은 스트라스필드(Strathfield) 한인타운에 몇 개 있었지만 이렇게 거대한 규모는 아니었다.
그런데 시티 한가운데에 이렇게 큰 규모로 일본 서점이 있다는 것은 부럽고 얄밉고 그랬다.
서점에는 영어로 된 서적과 함께 많은 일본 서적을 볼 수 있었는데,
그만큼 호주에 일본 사람도 많이 살며 여러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 같았다.
2009년, 이때까지만 해도 호주에서 일본인의 대우는 한국인과는 달랐다.
한국 사람은 세컨비자(2nd Visa)를 받기 위해 농장에서 90일간 Tax Job을 했었어야 했지만,
일본 사람은 원하면 특별한 조건 없이 세컨비자를 받을 수 있었다. (지금은 세컨비자 조건이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와중에, 시티에서 이렇게 큰 일본 서점 브랜드를 보니 부럽기도, 얄밉기도 했던 것 같다.
사실,
주눅이 들었다가 맞는 표현인 것 같다.
하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겉모습이 아니니까.
이날 이후, 한국에 귀국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가슴속에 새기게 된 멘트가 하나 있다.
「겉모습에 속지 않도록 하세요.
현실은 언제나 단 하나뿐입니다.」
– 1Q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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