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둘이 한국으로 떠나고, 학교에 다시 복학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친구들은 마지막 학기 학점을 채우기 위해 본업인 학생으로 돌아갔다.
나도 다시 본업으로 돌아가 시드니에서 일을 시작했다.
농장으로 가기 전 시드니에서 일했던 일식 레스토랑의 헤드 셰프였던 한국인 형이 연락이 왔는데,
레스토랑을 오픈하는데 일을 해줄 수 있겠냐 물어보셨다.
아직 세컨비자 연장을 결정하지 않았었기 때문에
현재로서 남은 비자는 4개월인데 괜찮냐고 물었을 때,
형님은 흔쾌히 4개월 만이라도 같이 일하자고 나를 끌어주셨다.
내가 일 자리를 구하기 힘들다는 것을 건너 건너 소식을 듣고 연락을 주셨던 것 같다.
형님도 새로 오픈하는 가게에 모르는 사람을 채용하느니,
예전에 같이 일했던 경력직 사람들을 찾는게 낫겠다 생각을 하셨던 것 같다.
그것도 그럴 것이, 오픈 준비를 위해 레스토랑에 찾았을 때
꽤나 반가운 얼굴들이 많이 있었다.
예전 레스토랑에서 같이 일했던 친구들이 여럿 모여 있었다.
같은 레스토랑에서 근무했지만 근무 시기가 맞지 않아 낯선 분들도 몇몇 있었지만,
대부분 한국사람들로 이루어졌고, 일본인도 있었다.
우리는 예전에 맡았던 역할 그대로 각자의 임무에 충실히 임하면서 레스토랑 오픈을 준비했다.
나는 빠끄야도(Back Yard)에서 요리에 필요한 기본 재료들을 손질하
필요할 때면 재료의 재고를 확인하고 주문하는 역할까지 맡았다.
레스토랑이 크지 않아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했지만 크게 문제 될 것은 없었다.
2층 계단이 있어 오르내려야 했었지만, 불편하지 않았다.
오히려 레스토랑이 예전 레스토랑 보다는 규모가 작아 아기자기한 맛과 멋이 있었다.
시드니 대학교 앞 큰 길가에서 주택가로 조금만 들어오면 되는 위치여서 접근성이 좋았다.
나도 내 친구들과 같이 9월 개학에 맞춰 레스토랑 오픈을 준비했다.
마침 시드니 대학교의 학기 시작도 9월이었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좋은 시점이었다.
친구들 없이 혼자 바끄야도를 지켜야 했지만,
남은 시간 호주에 머물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했다.
2009.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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