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스턴 역을 둘러보고 걸어서 빠르게 세인트 판크라스(St, Pancras) 역으로 이동했다.
이곳 역시 나의 추억이 묻어 있는 곳이다.
2년 전 나는 런던여행을 마치고 유로스타(Euro Star)를 타고 도버해협을 건너 파리로 이동을 했었다.
기차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것은 내게 너무나도 색다른 경험을 선사해 주었다.
그리고 나의 오랜 버킷 리스트 중 하나였던 유로스타를 타고 국경을 넘는 경험도 해볼 수 있었는데,
그 시발역이 바로 여기 세인트 판크라스 역이었다.
[국외여행/프랑스 France] – [프랑스(1)] 유로스타 타고 런던에서 파리 가기 To Paris fr London with EuroStar
역이라고 하지 않으면 분명 궁전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은 외관을 하고 있는 세인트 판크라스 역이다.
유스턴 역에서 걸어서 10여분 만에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는데,
이렇게 가까운 곳에 역이 여러 개 있다는 것 또한 나한테는 낯설지만 신기한 경험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뾰족 뾰족한 고딕양식의 궁전 같은 역이라니!
기차를 이용하면서도 왠지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역사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유로스타를 타고 파리를 갔던 기억을 추억하면서 잠시 외관을 바라봤다.
하지만 역사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고 역 앞으로 난 길을 계속해서 걸어서 다음 건물로 이동을 했다.
지금 찾아가는 곳은 세인트 판크라스 역 바로 길 건너편에 위치해 있는
킹스크로스(Kings Cross) 역이었다.
두 개 기차역이 너무나도 가까이 근접해 있기 때문에
지하철 역 이름도 킹스크로스, 세인트 판크라스(King’s Cross St. Pancras) 역이다.
정말 가까이 붙어 있는데,
어찌보면 조금 비효율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영국의 철도 시스템을 조금만 이해해 보면 참 편리하고 효율적인 역사 운영이다는 생각이 든다.
국내선인지 국외선인지, 그리고 국내선이라면 런던에서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안다면
쉽게 내가 이용해야 하는 역사를 찾을 수 있도록 분리를 해둔 것이다.
그렇게 조금만 걸어가면 킹스크로스 역 입구가 나타난다.
세인트 판크라스 역도, 킹스크로스 역도 유동인구가 정말 많은 역이다.
킹스크로스 역 Kings Cross
영국의 이스트코스트 본선의 시발역이자, 세인트 판크라스트 역과 길 하나 건너 붙어 있는 역이다.
이스트코스트 본선은 잉글랜드 런던에서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 웨이벌리 역을 이어주는 623km 길이의 노선이다.
잉글랜드와 스코트랜드의 두 수도를 연결한다는 상징성이 있다.
우리에게 이 킹스크로스 역은 해리포터의 9와 4분의 3 승강장(9 3/4승강장)으로 유명해졌다.
물론 영국 내에서 다른 주요 도시로 이동하기 위해서 킹스크로스 역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꼭 열차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해리포터를 재미있게 읽거나 봤던 사람이라면 추억삼아, 기념사진 촬영을 위해 들리는 역이다.
해리포터의 소설과 영화에서
이곳 킹스크로스 역은 호그와트 급행열차(익스프레스)의 시종착역으로 등장한다.
호그와트 급행열차(Hogwarts Express)는 킹스크로스 역의 9와 3/4 승강장에서 탈 수 있는데,
실제로는 9번 승강장 다음에 10번 승강장이 나타나서 쉽게 승강장을 찾을 수가 없다.
영화에서도 이러한 모습이 그대로 나타난다.
20년 전 처음 영화가 개봉했을 때 정말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다.
그 기억을 따라 킹스크로스 역에 왔는데, 역시나 해리포터를 찾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았다.
역사 내로 들어가자마자 해리포터 기념품 샵이 가장 먼저 나를 맞아주었다.
영화에서는 실제 기차를 타는 승강장의 9번과 10번 플랫폼 사이를 얘기하지만,
역사를 이용하는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해리포터 기념품 샵은 플랫폼 쪽이 아니라 역사 내 대합실 쪽에 위치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기념품을 사기 위해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기념품 샵 바로 옆 벽으로 플랫폼 9 3/4를 뜻하는 현판과 함께 짐수레가 반쯤 벽에 박혀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곳에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임시로 플랫폼을 만들어 둔 것이다.
부엉이 새장이 보이는 것을 보니 해리의 짐수레가 틀림이 없었다.
실제로 플랫폼에 위치하지는 않았지만
킹스크로스 역사 안에 9와 3/4 승강장이라고 표기해 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념이 될만했다.
해리포터를 상징하는 목도리를 바람에 날리는 듯하게 뒤에서 잡아주면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었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 모두 해맑게 웃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국적과 언어가 다르지만 잠시나마 해리포터로 하나되는 것 같았다.
나도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줄을 선 사람들이 많아서 따로 사진을 찍지는 않고, 이렇게 기념으로 남길만한 사진만 몇 장 찍어뒀다.
중간중간 이곳을 관리하는 직원이 어떤 자세를 취하면 좋을지,
목도리는 길이를 어떻게 조절하는 것이 좋겠는지 조언을 해주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많아서 기념사진을 찍을 만큼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주지는 못하고 빠르게 빠르게 다음 관광객의 촬영이 이어지고 있었다.
왼쪽으로 보이는 기념품 샵과 플랫폼 9 3/4
정말 줄이 길어도 너무나 길다.
얼핏 사람들의 대화를 들어보니,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가 들렸다.
여기서 기다려서 기념사진을 찍기보다, 이동을 해서 다른 무언가를 하는 것이 낫겠다 생각을 했다.
대신에 기념품 샵에 들러서 다양한 소품을 구경하면서 아쉬움을 달랬다.
영화에 사용된 소품들도 보였고, 해리포터 문양이 새겨진 다양한 소품들도 볼 수 있었다.
잠시나마 해리포터로 인해 동심으로 돌아가 웃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해리포터를 좋아하는 지인이 있다면 이곳에서 선물을 사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2018.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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