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22)] 내셔널 갤러리 National Gallery

[영국(22)] 내셔널 갤러리 National Gallery

국외여행/영국 United Kingdom

2023-02-09 23:30:40






하이드 파크에서 맥주로 목을 축이고 다시 거리에 나섰다.

하이드 파크를 나와 웰링턴 아치에서 마주하고 있는 파카딜리(Piccadilly) 거리를 따라 걸었다.

멀지 않은 곳에 드라마나 영화에도 자주 나오는 소호 거리에 닿을 수 있었다.





소호는 로터리 같이 길이 회전하면서 돌아가도록 되어 있다.

유동 인구도 많고 차량도 참 많았다.

이 곳에 떡 하니 삼성과 현대 광고가 나가고 있었다.









피카딜리 거리의 끝, 그리고 리젠시 스트리트(Regent St.)가 만나는 곳이 소호인데

이곳은 런던에서도 가장 번화한 광장이다.

소호 지역의 남쪽 구역을 피카딜리 서커스(Piccadilly Circus)라고 한다.

이곳 광장 중앙에 큰 옥외 광고판이 있는데,

여기에 세계에서도 유명한 기업과 브랜드의 광고가 24시간 노출되고 있다.

이곳에 삼성, 현대, 기아와 같은 한국의 대기업이 수시로 광고을 노출시키고 있다.

먼 타국에서 삼성의 광고를 보니 너무 반가웠다.

소호와 피카딜리 서커스는 런던을 여행하는 동안 이동하는 과정에서 참 많이 마주쳤던 것 같다.





피카딜리에서 아래로 조금만 내려오면 트라팔가 광장을 만날 수 있는데,

광장이 시작되는 곳에 이렇게 웅장한 내셔널 갤러리 건물이 우뚝 솟아 있다.

내셔널 갤러리 National Gallery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영국 최고의 국립 미술관이다.
1824년 영국 정부에서 은행가 존 앵거스테인(John Angerstein)의 소장품 36점을 매입하면서
작품들을 전시할 필요가 생겼고, 1837년 지금의 위치로 옮겨 전시를 하면서 미술관으로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관람시간 : 매일 오전 10시 00분 ~ 오후 6시 00분 / 금요일 오후 9시까지 연장
관람료 : 무료

국립 미술관이라 입장료가 없이 관람이 가능했다.

이렇게 유명하고 중요한 미술품이 많은 미술관인데 무료라니,

안 가볼 수가 없었다.

13세기말부터 20세기 초까지의 서유럽 회화 작품을 시대별로 소장하고 있다.

르누아르(Auguste Renoir), 반 고흐(Vincent van Gogh), 세잔(Paul Cezanne)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유럽의 인상파 거장들의 멋진 예술품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작품의 수가 많고 방대해서,

작전을 잘 싸서 관람을 해야 유명한 작품을 잘 볼 수 있다.



리처드 밀스의 초상 Portrait of Richard Milles (폼페오 지롤라모 바토니, 1760년 경)

그림을 볼 수 있는 실력이 부족했지만,

그림을 보고 있으면 어떤 에너지와 감정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인상파 화가의 거장,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의 해바라기 (Sunflowers, 1888년)

반 고흐라고 하면 떠올리는 유명한 작품 중 하나다.

사실 반 고흐는 해바라기 작품을 다수 남겼는데,

반 고흐의 사인이 들어가 있는 작품은 2개가 있다고 한다.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는 그 2개의 작품 중 하나가 전시되어 있다.

작품 가운데,

화분 허리춤에 보면 빈센트(Vincent) 이름이 새겨져 있다.





이 그림은 참 흥미로워서 오랜 시간을 위치를 바꿔가며 감상했던 그림이다.

대사들(The Ambassadors, 1533년)이라는 작품, 독일 르네상스의 거장인 한스 홀바인(Hans Holbein) 작품이다.

그림에 등장하는 두 명의 대사는 프랑수아 1세가 영국 국왕 헨리 8세에게 파견한 대사,

장 드 댕트빌과 그의 친구이자 주교인 조르주 드 셀브이다.

작가 한스 홀바인 위풍당당하게 선 두 사람 앞에 죽음을 뜻하는 해골을 그려뒀는데,

처음에는 그림을 보고 해골이 없어서 테이블 위, 인물 좌우를 유심히 살폈다.

그래도 해골이 보이지 않아서 포기하려는 찰나에 해골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렇게 정면으로 보면 인물들 아래에 카펫이 깔려 있는 것 같았다.

발아래에 이게 뭔가 싶어서, 옆으로 돌아가다 보니 해골이 그려져 있는 것이 보였다.



이렇게 오른쪽으로 돌아가다 보면 발아래에 해골이 드러나 보인다.

다분히 작가의 의도가 들어가 있는 작품이었다.





아니에르에서의 수욕(Bathers at Asnieres), 조르주 피에르 쇠라(Georges Seurat, 1859~1891년)

노동자들이 아니에르에 있는 세느 강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을 묘사했다.

과학적인 점묘법을 충분히 사용하기 전에 그려진 그림이라,

점묘법 외에 또다른 회화 기법도 이 작품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보면 작은 점들을 찍고 이어서 그림을 그린 것을 확인할 수가 있는데,

정말 말 그대로 ‘작품’이라는 것이 이런거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비너스와 마르스(Venus and Mars, 비너스와 마스), 의미 없이 그냥 해석을 하면 비너스와 3월 혹은 비너스와 화성인가?

산드로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 1483년 경) 작품이다.

그리스 로마신화에 나오는 비너스와 마르스의 불륜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렸다.

비너스는 제우스만큼이나 바람둥이 여신인데, 제우스의 장난으로 비너스는

얼굴이 추하고 몸도 불편한 대장장이 불카누스와 결혼하고 이를 운명으로 받아들이지만,

천성이 바람둥이인지라 천성을 버리지 못하고,

첫 번째 남편 불카누스를 속이고 전쟁의 신인 마르스와 바람을 피우는 장면이다.

이 그림의 교훈은

바람을 피라는 것이 아니라, 비너스의 씁쓸한 표정에서 바람을 핀 사람의 죄의식이 초점이다.

그리고 정사를 나누고 나면 남자는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너무 현실적인 교훈이다.



공기 펌프 속의 새 실험(Experiment with a Bird in an Air Pump), 조셉라이트(1760~1775년), Joseph Wright of Derby

공기 펌프속에서 새가 힘이 없는 모습으로 앉아 있다.

새도 새지만, 금방이라도 사람들이 액자를 뚫고 나와 나랑 대화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지동설이 힘을 받기 시작하던 시절,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실험을 하고 사실을 확인하던 순간이라고 한다.



동굴의 성모(Virgin of the Rocks, 암굴의 성모),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1483 ~ 1486년) 작품이다.

이 작품은 총 2점이 남아 있는데, 처음에 2개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이 그림을 보고 난 후

며칠 뒤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같은 작품을 만났을 때 어리둥절했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것이 먼저 그려진 그림인데,

그림을 그릴 당시, 레오나르도 다빈치 와 성당 측과의 불화로 작업이 중단되었다가 3년 만에 겨우 마무리할 수 있었다.

(작품 완성 기간이 3년인 이유이다.)

내가 보고 있는 이 두 번째 작품은 밀라노 성당에서 반출되어 런던 내셔널 갤러리로 오게 되었다.

이 작품은 성모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데리고 헤롯 왕의 눈을 피해 이집트로 가던 중,

세례 요한을 만나는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루브르 작품과 달리, 세례자 요한과 아기 예수, 성모 마리아의 머리 위에 후광을 두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마리아의 오른쪽 아기가 어린 세례자 요한, 왼쪽에 천사와 아기 예수이다. 삼각형 구도를 이루고 있다.)



미술관에 많은 사람들이 찾았고,

여기 저기 휴식을 취하거나 아무렇게 앉아서 그림을 감상하는 모습도 많이 보였다.

자유롭게 작품을 구경하고 공부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미술관을 나오면 트라팔가 광장과 바로 마주할 수 있다.

가까운 곳에 광장 중앙의 높은 탑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으로 담아온 명화들 외에도 많은 그림들을 직접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34세의 자화상(Self Portrait at the age of 34), 하르먼스 판 레인 렘브라드(Harmensz van Rijn Remvrandt, 1640년)

거울 속의 비너스(La Venus del espejo), 디에고 벨라스케스(Diego Rodríguez de Silva Velázquez, 1647년 경)

이런 이름 있는 작품들도 많았는데 사진을 남기지는 못 했다.

내셔널 갤러리를 둘러보고 나왔을 때에는 눈 앞에 트라팔라 광장이 펼쳐져 있었다.

런던의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여기서 조금 앉아서 조금 전 다녀온 미술관 사진을 돌려보며 그림을 되새겨 보기도 했다.

해가 지는 런던의 오후,

트라팔라 광장은 휴식을 취하기 참 좋은 공간이었다.

한국에서 책으로만 봐오던 여러 미술품을 직접 보고 난 감동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또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대화소리를 들으며

내 마음도 미술관을 빠져나와 현실로 돌아오려 하고 있었다.

2016.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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