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로우 마켓을 들리고, 간단히 아침을 먹고 나서, 근처에 있는 셰익스피어 글로브 극장에 가보기로 했다.
오늘은 하루 종을 걸어 다닐 수 있는 목적지와 목적지를 이어서 동선을 만들었다.
셰익스피어 글로브 극장은 버로우 마켓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었다.
런던의 거리를 천천히 걸으면서 시내 구경도 하고 버스와 택시구경, 그리고 사람 구경을 했다.
호주에 1년을 살고, 가까운 일본 여행도 간간히 다녔지만,
여전히 우리네와 운전석이 반대로 달린 차들이, 또 우리랑은 반대 방향으로 다니는 거리를 보면 여전히 낯설었다.
그래도 빨간 이층버스와 Cab이 시내를 다니는 모습을 보니, 여기가 런던은 런던 같았다.
영국 사람들은 신사가 많다고들 하는데,
실제로 와서 보니, 사람들이 정말 너무 친절했다.
동방의 낯선 땅에서 온 나에게도 웃으며 안내를 해주었고,
가게에서 주문을 하면 꼭 말 끝에는 써(sir)를 붙여서 존대를 해줬다.
Look Right !
길을 걸으면서, 왜 그런고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영국 사람들은 길을 걸으면서도 항상 옳은(Right) 모습만 봐서 그런가, 싶었다.
극장으로 가는 길에 커피를 한잔 먹으면서 갔다.
영국령 나라에서는 피콜로 라테(Piccolo Latte)를 많이 시켜 먹는다.
에스프레소에 약간의 우유를 타는데, 일반 라테보다는 에스프레소 향이 더 진하게 나는 매력이 있다.
영어로 ‘포장’은, 흔히 얘기하는 테이크아웃(Take Out)이 아니라,
Can I Take it away?
이렇게 표현한다.
길을 걷다 보니, 간판에 셰익스피어 글로그 표지판이 나왔다.
셰익스피어 글로브 Shakespeare’s Glove
17세기의 원형극장을 재현한 극장이다.
지붕이 없는 야외극장형태로, 셰익스피어가 활동하던 당시의 극장을 상상할 수 있다.
실제 셰익스피어가 창작 활동을 하던 1599년 개관을 했으나 1613년 불이 났고,
1642년 재건했으나 30연 뒤 청교도 혁명으로 문을 닫았다.
지금의 극장은 1997년에 예전 모습을 재건하여 오픈하였다.
오픈시간 : 오전 10시 00분 ~ 오후 5시 30분 l 일요일 ~ 토요일
https://www.shakespearesglobe.com/whats-on/
도심을 걷다가 탬즈강 쪽으로 코너를 돌았는데,
테이트 모던(Tate modern) 박물관이 눈에 들어왔다.
셰익스피어 글로브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어서 이따 들리기로 했다.
골목을 지나는데, 건물들 사이로 난 좁은 골목을 지나는데,
호주 시드니의 피트 스트리트(Pitt Stree)에 있는 어느 골목의 모습과 비슷해서 옛날 생각이 났다.
골목의 끝에 셰익스피어 글로브 입구가 자리하고 있었다.
입구에는 공연을 홍보하는 포스터와 시간표가 붙어져 있었다.
이른 아침이라 사람이 많지 않았고, 극장 문도 굳게 닫혀 있었다.
건물을 비켜 걸어가니 외부에서도 거대한 원형극장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는 극장에서 공연을 볼 계획은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극장의 외관을 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500년 전 셰익스피어가 실제 작품활동을 할 때 만들어진 극장이라고 하니 느낌이 새로웠다.
한편으로는, 저녁에 와서 하늘이 보이는 극장에서 공연을 한 편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외관을 보고 가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셰익스피어 글로브 옆으로 테이트 모던 박물관 입구가 보였다.
바로 붙어 있어서 멀리 가지 않아도 다음 목적지로 갈 수 있었다.
공연은 없는 듯했는데, 극장을 구경하는 관광객은 더러 있어 보였다.
투어가 있는 것 같기도 한데, 극장을 구경하지는 않았다.
500년 전 왕이나 유명 귀족의 건축물이 아니라, 셰익스피어라는 작가를 기념할 수 있는 건축물이라니.
조금은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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