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곡차곡 시드니를 떠날 준비를 했다.
시드니에 와서 시작했던 레스토랑 일도 그만두고,
시드니 떠나기 전에 필요한 물품들을 하나하나 준비하기 시작했다.
친구들과 돈을 모아 호주나라에서 AUS$ 3,000짜리 중고차도 하나 사고,
차박을 위한 버너와 침낭도 준비했다.
그렇게 각자 또 같이 시드니를 떠나 농장으로 가기 위한 준비를 했다.
처음에는 시골 어디 공장으로 가서 가공품을 만들거나 바나나 나무에 올라 바나나 따는 것을 고려했었는데,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것이 맘에 걸려, 결국 그냥 평범한 시골 농장으로 가기로 했다.
시드니에서 함께 일한적이 있는 동생이 먼저 자리를 잡고 있는 번다버그(Bundaberg)로 가기로 최종 결정하고,
시드니를 떠나기 전에 다 같이 쇼핑이나 하자며, 홈부시(Homebush)에 있는 DFO(Direct Factory Outlet)에 가기로 했다.
시드니 센트럴역(Central Station)에서 트레인을 타고, 홈부쉬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갈 수 있었다.
코리아타운이 있는 스트라스필드(Strathfield)에서 조금 더 지나서 홈부쉬에 내렸다.
가는 길에 LG서비스센터도 볼 수 있었다.
시티 한가운데에는 없었는데, 시드니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니.
시드니를 떠나기 전에 폰을 한 번 수리해야 하는데, 위치를 잘 기억하고 있어야 했다.
정작 DFO에서는 사진을 찍지 않았다.
기억에, 나는 별 다른 쇼핑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DFO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이 열렸던 경기장 근처에 있었다.
쇼핑을 마치고 주변을 잠시 걸어보기로 했다.
올림픽 주경기장과 여러 건물들을 눈으로 보면서 9년 전 있었던 시드니 올림픽에서의 기억을 떠올렸다.
야구 한일전이 가장 기억에 남았었다.
하루 종일 걷고, 쇼핑하고 친구들과 많은 얘기를 나눴던 하루였다.
비록 DFO 사진은 많이 남기지 못했지만, 많은 추억과 기억을 가지고 돌아왔다.
센트럴역 바로 앞에 있는, 최근에 그만 둔 내 직장을 지나 시티로 이동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렇게 웨이팅이 긴 레스토랑 안에서,
빠그야도(Back Yard)로 일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이제는 직장이 아니라, 추억의 장소가 되어 버린 레스토랑이다.
밤바람이 제법 사늘한 게 완연한 가을이었다.
2009.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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