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터에서는 처음 활을 배우신 분들을 부르는 호칭이 있다.
처음, 새롭게 활을 배운다는 의미로 신사(新射),
그리고 남자 신사를 선비, 여자 신사를 선녀라고 부른다.
활을 배운 지 오래된 사람은 신사(新射)의 반대말로 구사(舊射)라고 부르는데,
이렇게 활을 배운 경력이나 성별에 따라 부르는 호칭 말고, 활을 쏠 줄 아는 실력으로 부르는 호칭이 하나 있다.
접장(接長)
활터에서 접장은 활을 배운 후에
한 순(5개 화살)의 살을 사대에서 모두 맞히는 경우에 접장이라는 호칭을 불러준다.
접장(接長)이라는 단어는 보부상의 우두머리라는 뜻이다.
이 접(接)이라는 의미가 글방의 학동이나 보부상과 같은 무리를 의미하는데,
글방 학생, 보부상, 동학 교구 등의 무리인 ‘접(接)’의 우두머리(長)를 접장이라고 부른다.
혹은 활 쏘는 무리를 뜻하는 ‘사접(射接)’에서 우두머리(長)라는 뜻도 있다.
신사, 선비라는 호칭을 듣다가 접장이라는 호칭을 들었을 때, 이제 더 이상 신사는 아니구나, 어느정도 활을 내는 실력이 되겠구나,하는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신사가 실력이 없다거나 활을 쏘아서는 안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초몰기 살, 한 순
초몰기를 했을 때 너무나 긴장이 되고 또 기분이 너무 좋아서 하늘을 나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실감이 나질 않았다.
코로나로 활터가 열리고 닫히기를 여러 번.
그 핑계로 실력이 제대로 늘지 않았었는데
이렇게 초몰기를 하고 보니 그동안 맘고생을 했던 시절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정말 초몰기를 하고 난 직후부터 나를 ‘접장’으로 불러주셨다.
서 접장, 축하하네 !
서 접장님, 축하드려요 !
이제 정말 활터에 소속이 된 것 같다.
그렇다고 초몰기를 하지 못 한 분들을 따로 구분짓자는 것은 아니다.
활쏘기는 활쏘기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고 모두가 같은 사원(射員)이다.
시지, 습사록
활을 배우시는 신사분들이라면
꼭 초몰기를 해보시라 권해드리고 싶다.
2021.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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