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은 임금님 뺨도 때린다.
아무리 능숙한 궁사라도,
잠깐 딴생각을 하다가는 뺨도 팔도 얻아 맞는 경우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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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을 배운 지 1년 6개월,
사대 평가하고 정식으로 활을 낸 지 10개월째지만
잠깐 딴생각을 하거나,
‘맞춰야지!’ 하고 욕심을 부리는 순간
줌손에 힘이 빠지면서 뺨과 팔뚝에 시위가 와서 닿는다.
가차없다.
시위는 내 빰도, 내 팔도 때린다.
나랏님도 때리는 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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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지와 무겁터
잠시 사우회관에서 정신을 가다듬는다.
맞으면서 큰다는 어른들의 말씀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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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이 난다.
하지만 다시 사대에 서서 활을 당겨야지.
언제 다시 코로나로 활터가 닫힐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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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과 다르게
날씨가 너무 맑고 초목이 푸르렀다.
2020.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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