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여행을추억하기위해작성된내용입니다.실제여행정보와는차이가있을수있습니다.
1년 간의 호주 생활,
6일간의 오사카, 간사이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었다.
지금이야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저가항공도 많지만,
당시에는 국적기,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말고는 일본 항공사를 이용해야 했는데,
가격이 싸지 않았다.
그래서 오사카에서 부산으로 가는 크루즈, 팬스타(PanStar) 페리를 타기로 했다.
숙소의 TV에는 드라마가 나오고 있었는데,
대화를 전혀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익숙한 모습이 보여서 반가웠다.
기무라 타쿠야 주연의 일본 드라마 굿럭(Good Luck)에 나왔던 쿠로키 히토미
드라마에서 차분한 모습을 본 적이 있었는데, 일본에서, 오사카에서 이렇게 만나니 많이 반가웠다.
1년 만에 캐리어 깊이 넣어뒀던 한국돈을 꺼냈다.
배를 타고, 한국에 내리면 교통비를 써야 했다.
오랜만에 한국돈을 보니 반가웠다.
한 나라의 돈을 사용한다는 것이 이렇게 어떤 소속감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처음 느꼈다.
숙소를 체크아웃하고,
아침겸 점심을 간단히 먹기로 했다.
지금도 회를 잘 먹지는 않는데 그래도 일본에 왔으니 마지막 식사는 회전초밥, 초밥을 먹었다.
일본어가 되지는 않았지만 손짓 눈짓으로 혼자 왔으니 밥을 달라고 하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호주에서 일식 레스토랑에서 오래 일했던게 도움이 되었다.
눈에 익은 메뉴와 음식들이 전혀 새롭지는 않았고,
또 직접 따라 마시는 물과 오차(녹차)도 어렵지 않게 먹을 수 있었다.
날 음식을 썩 좋아하지 않아서,
처음에는 메뉴를 익힌 해산물 위주로 먹었다.
맥주와 마시니 맛도 기분도 좋았다.
점점 접시를 쌓아 갔다.
조금식 맛을 아는 스시를 집어 먹었다.
전 메뉴는 진짜 1접시에 130엔이었다.
메뉴판을 보며 먹고 싶은 것을 주문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도 충분히 다양한 스시가 트레인을 돌고 있었다.
든든히 식사를 마치고 배를 타기 위해 오사카항으로 향했다.
간사이 쓰루패스가 기간이 만료되어서, 항구로 이동하기 위해 티겟을 따로 끊었다.
가격은 270엔
확실히 대중교통이 한국보다는 많이 비쌌다.
대부분 비행기로 여행을 오갔기 때문에
배를 타러 가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페리 터미널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오사카 시내에서도 한글이 많았지만,
터미널에서도 한글을 볼 수 있어서 안심이 되었다.
미리 예약을 해둔 덕에 빠르게 티켓을 찾을 수 있었다.
나는 학생 신분으로 할인을 받아, 12,800엔(약 13만원)으로 티겟팅을 했다.
당시 비행기 값에 비하면 엄청 저렴한 비용이었다.
저녁과 내일 아침을 선상에 있는 편의점에서 간단히 먹을까 했었는데,
기대치 않게 석식과 조식 쿠폰을 주는 바람에 식사를 해결할 수 있었다.
배가 오래되어서 군데군데 녹이 슬어 있었다.
이 배로 부산까지 잘 갈 수 있겠지?
티켓팅을 하고 승선 시간까지는 터미널에서 기다렸다.
오사카에서는 상해로 가는 배도 탈 수 있었다.
내 배는 오후 3시 10분에 출항하는 팬스타호다.
내일 아침 10시면 부산에 도착할 수 있었다.
19시간이 걸리는 대장정이다.
국제 여객선이었기 때문에 공항과 마찬가지로 출국심사를 했다.
하지만 공항과 달리 짐을 따로 부치지 않고 가지고 승선을 했다.
그리고 기본적인 여권 검사 외 짐은 철저하게 검사하지 않는 것 같았다.
가까이서 보니 배의 규모가 엄청 컸다.
배의 옆구리가 열려서 사다리가 내려와서 길을 만들어 줬다.
생각과 달리 배를 타고 부산으로 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부산에서 일본으로 오가는 보부상도 많았고, 나 같은 여행자들도 있었다.
5층 514호가 내 방이었다.
스탠다드 B룸, 4인 실
나는 3등 칸을 예약했었는데,
티켓팅 할 때 4인실로 업그레이드를 해주셨다.
조식, 석식 쿠폰도 너무 감사한데, 객실 업그레이드라니!!
너무 감사했다.
4개 침실 중에 원하는 침대를 사용할 수 있었는데, 나는 오른쪽 아래 침대를 사용하기로 했다.
그런데 배가 출발해도 사람이 아무도 오지 않아서, 4인실을 나 혼자 사용했다.
여러 모로 배를 타고 귀국을 하는 게 기분이 좋은 일이 됐다.
배가 출발하려면 시간이 많이 남아서, 배를 구경하기로 했다.
한국에서 만들어서 운영하는 배기 때문에 여기저기 한국이 많이 느껴졌다.
한국의 편의점이 가장 반가웠는데,
배 안에 GS25편의점이 운영되고 있었고, 한화와 엔화를 모두 사용하고 있었다.
나는 한국돈을 써보고 싶어서 오랜만에 한국 과자를 몇 개 샀다.
로비에는 크리스마스트리가 있었고,
초빙을 했었는지, 라이브로 음악을 연주하고 있는 분이 계셨다.
크루즈 느낌이 물씬 나게 하는 모습이었다.
배 선상으로 나가서 오사카항을 바라봤다.
오사카 시내와 달리, 한산한 느낌이었다.
오사카에서 부산까지 가는 항로가 표시되어 있었는데,
큰 바다로 나가기까지 안참을 일본 연안을 헤쳐나가는 코스였다.
밤새 바다를 달려 부산까지 가는 길이다.
예전 임진왜란 때 이용했던 길 그대로이다.
배 위쪽으로 넓은 공간이 있었는데, 헬기 착륙을 위한 공간인 것 같았다.
어쩌다 보니 구명보트의 위치도 파악을 했다.
이렇게 먼길을 가는 바닷길, 배편은 처음이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랐다.
그리고 나는 영화 타이타닉을 너무나 재밌게 봤었다.
승객은 모두 승선을 했다.
좀 있으면 출항을 할 것 같았다.
배 내부에는 다양한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었다.
잠이 오지 않으면 심심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편의점과는 다르게 일본에서 설치한 자판기인 것 같았다.
일본 엔화를 받고 있었는데 여행 중에 다 사용하지 못 한 동전을 사용하기에는 딱일 것 같았다.
한국인이라면 신라면, 또 밥심이지
식사쿠폰이 없었다면 신라면에 라면을 먹으려고 했었다.
방으로 와서 짐을 좀 정리하고, 편한 옷으로 갈아 있었다.
TV를 켜보니 일본 TV 방송이 나오고 있었는데 채널을 돌리다가 항로를 보여주는 채널이 있는 것을 알았다.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궁금해질 것 같지는 않았다.
저녁을 먹기 위해 레스토랑으로 갔다.
가는 길에 로비에 있는 크리스마스트리를 사진으로 남겼다.
작년 이맘때쯤, 호주 하버브릿지의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를 보며 1년을 호주에서 잘 지내보자 다짐했었는데,
1년이 지난 오늘 나는 집에 가는 크루즈 안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다시 만나니 새로웠다.
늦지 않게 배는 출항을 했다.
그리고 다양한 안내방송이 나오고 있었는데 저녁은 6시에 먹을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 레스토랑에서는 영화가 상영되고 있으니, 시청을 하라는 내용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영화 거북이 달린다(2009) 영화가 상영되고 있었다.
2009년에 개봉된 최신영화였는데, 한국영화를 이렇게 보니 마음은 벌써 한국에 도착한 기분이었다.
영화가 너무 재밌어서 한국에 와서 다시 한번 더 영화를 봤다.
영화를 보고 객실로 가려는데,
다시 안내방송이 나오면서 무슨 대교를 지나고 있으니 선상으로 나가서 구경을 하라는 내용이었다.
밖으로 나가 봤는데, 멀리 해변의 야경이 눈에 들어왔고
곧이어 큰 대교가 눈에 들어왔다.
조명이 이뻤지만 움직이는 배 위에서 야경을 사진에 담기는 어려웠다.
바람이 너무 많이 불었고, 또 추워서 금세 실내로 들어왔다.
저녁과 내일 아침을 먹었던 레스토랑은 연회장 같은 모습이었다.
뷔페식이었기 때문에 먹고 싶었던 음식을 맘껏 담아서 배불리 먹었다.
저녁을 먹고는 노래경영대회도 있었고 다양한 게임 프로그램도 있었는데,
나는 딱히 관심이 없어서 방으로 들어가 일찍 잠에 들었다.
일찍 잠이 들어서, 아침 일찍 잠에서 깼다.
밤늦게 일본의 섬을 비해서 큰 바다로 배가 나와 있었다.
날씨가 너무 좋았고, 겨울이었지만 따뜻한 아침이었다.
어제 저녁에 비해서 바람도 잔잔했다.
10시에 부산에 도착하는데 그전에 배 안에 있는 사우나를 이용하고 싶었다.
사우나에서 샤워를 하고 탕에 들어가서 오션뷰를 구경하고 있었는데,
창가 너머 육지가 눈에 들어왔다.
빠른 속도로 지나가고 있지만 저 멀리 대마도 땅이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멀지 않은 거리로 대마도를 지나고 있었다.
샤워를 마치고 다시 선상에 나오니 배 후미로 대마도가 보였다.
대마도는 한 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기회가 되면 한번 가봐야겠다.
방으로 와서 짐을 정리하면서,
한국에서 사용했던 핸드폰을 1년 만에 다시 켰다.
혹시나 했었는데, 한국 통신사의 신호가 잡히고 핸드폰이 정상적으로 작동이 되었다.
당시에는 2G폰이었기 때문에 전화와 문자로 소통을 했었다.
어디에 먼저 전화나 문자를 보낼지 잠시 생각에 잠겼었다.
10시가 넘어가는 시간이었지만, 아직 부산까지 시간이 조금 더 남았다.
선비에 나가 창 너머로 보이는 모습을 구경했다.
조금씩 도시의 모습이 보였다.
내 고향,
부산항이었다.
조금씩 부산의 모습이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다.
저기 멀리 부산 광안대교가 선명해졌다.
군대를 가기 전에, 광안대교를 짓기 일을 잠시 아르바이트로 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니 너무나 반가웠다.
잘 있었나, 부산
혼잣말을 해보기도 했다.
부산항에 가까워지자 배가 속도를 낮췄다.
그리고 연안을 이동하는 많은 배들이 보였다.
조금씩 부산항으로 이동을 하는데 가슴이 뛰고 설레기도 했다.
부산항 여객터미널은 중앙동에 있은데, 집에서 멀지 않았다.
곧 부산항에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이 들리자 방으로 가서 짐을 챙겨 하선을 준비했다.
11시가 조금 넘어서 부산항에 닿았다.
천천히 배를 내려, 여객터미널 앞에서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한국 돈을 사용해서 교통비를 지불하고, 빈자리에 앉았다.
1년 만에 타는 한국, 부산의 버스였는데 마치 어제 탔던 것처럼 너무나 익숙했다.
아무도 나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는데,
소리 내어 1년 만에 한국에 돌아왔다고 얘기를 하고 싶었다.
집 앞에 도착했을 때,
간혹 집에 짐을 넣고 뺄 때 집 앞에 새워두던 우리 집 자전거가 보였다.
내가 4년 가까이 타고 다닌 자전거였는데,
이렇게 만나니 왈칵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내가 집에 돌아온 것을 환영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렇게 나의 1년간의 호주 생활과 오사카, 간사이 여행은 끝이 났다.
아무 탈 없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 것에 감사하며
앞으로 하는 모든 일에 좋은 일만 있어라, 기도했다.
2009.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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