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22)] 하노이 성요셉 대성당, 그리고 콩카페 Cong Caphe

콩카페 만석

[베트남(22)] 하노이 성요셉 대성당, 그리고 콩카페 Cong Caphe

국외여행/베트남 Vietnam


북한식당을 나와서 다시 하노이 시내로 돌아왔다.

그랩을 타고 목적지를 찍은 곳이 성요셉 대성당이었다.

성요셉 대성당은

하노이 방문 후 이튼날 오전에 방문했던 성당이었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서 반가웠다.

하노이 도심을 오며 가며 자주 마주치게 되는 성당인데

북한식당을 방문하고 시내로 돌아오면서 성당을 목적지로 지정해서 이렇게 시내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만큼 성요셉 성당은 하노이 시내 중심가에 위치해 있었다.

성당 앞에는 카페가 참 많이 있다.

베트남 사람들이 야외에 놓인 목욕탕 의자에 앉아서 대화를 나누거나 일행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베트남이 유명한 커피 생산국이라고 하던데, 그 말을 증명하듯 정말 카페가 흔하게 많이 보였다.

나는 처음 성당을 찾았을 때 성당 외관도 구경하고 내부도 충분히 구경을 했었다.

같이 온 선배도 예전 하노이에 따로 방문했을 때 성당을 충분히 구경했다고 해서 다시 만난 성요셉 성당 구경은 그냥 이렇게 외관만 보는 것으로 마쳤다.

날씨는 덥고 배는 부르고 해서 성당 맞은편에 있는 콩카페에 가서 좀 쉬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하노이에 와서 콩카페를 들러보지 못 했던 것 같다.

콩카페는 베트남 전역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베트남의 카페 체인점이다.

카페 전체를 뒤덮은 초록색, 그리고 옛날 베트남을 대표하는 말이기도 한 ‘베트콩’을 컨셉으로 카페를 꾸며 둔 것이 특징이다.

내가 기억하는 ‘베트콩’이라는 단어는 조금은 부정적인 인식으로 남아 있는데

여기 베트남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조금 특별한 의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를 잘 담아 낸, 조금 특별하고 개성이 있는 카페가 여기 콩카페 CONG Caphe 였다.

‘콩카페 성요셉 대성당 지점’은 위치가 위치인 만큼, 사람들이 엄청 많이 찾는 카페였다.

이미 카페 내부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1층 내부에는 빈자리 하나 없이 사람들로 가득했다.

카페 건물은 3층까지 좌석이 놓여 있어 좁은 계단을 오르내리며 빈 자리를 직접 찾아 나서야 했다.

창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2층에 작은 테이블 하나 빈자리가 있어 얼른 자리를 차지했다.

베트남은 무더운 날씨에도 실내에서 에어컨을 켠 식당이나 카페가 많지 않다.

당연한 얘기지만, 에어컨을 켠 곳이라면 다른 곳보다 가격이 비싼 경우가 많았다.

콩카페도 실내에서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고 그냥 테라스 창문을 활짝 열어둔 상태로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고 나가게 해뒀다.

바람이 솔솔 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카페 실내에 앉아 있으면 엄청 시원하다는 느낌을 받기는 어렵다.

그래서 활짝 열린 창가쪽이 그나마 바람이 잘 통해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은데

여기 콩카페 2층은 테라스 바로 앞에 나무가 있어 풍경이 딱히 좋을 것 같지 않아 테라스 자리는 일찌감치 포기를 했다.

콩카페에 가면 코코넛 커피를 마셔야 한다고들 했다.

그런데 나는 더운 날씨에도 베트남 본연의 커피맛인 아메리카노(Vina-Cano)를 따시게(?) 마시고 싶었다.

그래서 흔쾌히 시원한 코코넛 커피를 포기하고 선듯 따뜻한 베트남식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 창가에 잠시 서서 풍경을 감상했다.

앞에 나무가 있었지만 일어서서 창 밖을 보면 이렇게 사이사이로 성요셉 성당이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렇게 계속 서서 창밖 풍경을 볼 수는 없고, 다시 의자에 앉으면 성당이 사라지고 나무가 풍경을 가려버린다.

안쪽에 조금 더 경치가 좋은 테라스 옆 자리가 있는데 빈자리가 날 리 만무했다.

커피가 나왔는데

기분 탓인지 아니면 분위기 탓인지, 커피의 색이 엄청 검었다.

마치 다리고 다리고 또 다린 한약처럼 뭉클하니, 물과는 다른 점성이 조금 느껴지는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그 깊은 검정색 만큼이나 커피향이 정말 풍부하고 강렬했다.

흔히 아는 아메리카노 보다는 물이 조금 적고, 훨씬 더 많은 커피에서 높은 압력으로 커피를 뽑아 내린 것 같았다.

그렇게 커피를 마시며 나무 뷰가 있는 창 밖 풍경과 충분히 여유를 즐겼다.

풍경에는 정말 나무 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테라스가 있는 창가 분위기는 꽤나 괜찮은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콩카페였다.

탁 트인 뷰를 더 잘 보기 위해 엄한 나무가지를 자를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냥 이대로의 뷰를 즐기며 커피를 마실 수 밖에

그게 여기 콩카페에는 더 잘 어울리는 풍경일지도

콩카페의 화장실도 아주 오래전 베트남 컨셉으로 만들어 둔 모습이었다.

들어가는 출입문부터 나무로 만들어서 양옆으로 열게 되어 있었다.

적당히 낡고 닳은 모습이나 통풍을 위해 나뭇살을 이어 붙인 모습이 또 나무를 이어 적당히 닳고 틈이 생긴 바닥과 페어링이 잘 맞는 모습이었다.

출입문이 다소 좁은 게, 덩치가 조금 있는 분들이라면 들낙날락 할 때 좁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화장실 실내는 꽤나 넓었다.

그리고 깔끔하고 청결해서 이용하는 동안 편하게 잘 이용했다.

물이 나오고 물을 받는 곳까지 빈티지 느낌이 나도록 잘 꾸며뒀다.

콩카페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머무는 구석구석이 이런 컨셉이었다.

콩카페에 방문해서 50년 전 베트남으로 시간여행을 해보는 경험을 보해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베트남 여행을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한국에도 콩카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머무는 서울에도, 내 고향 부산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에 콩카페 지점이 있어서

어렵지 않게 같은 메뉴의 커피를 만날 수 있었다.

그래도 하노이에서 만났던, 또 느꼈던 그 감성의 콩카페는

한국에서 만날 수가, 또 느낄 수가 없었다.

2022.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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