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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으로 호텔 조식을 알차게 챙겨 먹었다.
혼자 방문한 하노이, 호텔이었지만 혼자라도 조식은 포기할 수 없었다.
나는 한국에서도 늘 아침을 챙겨 먹는 편인데, 그게 베트남 하노이라고 해서 달라질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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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식은 메뉴가 많아서 고르는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많이 먹지는 못 하고 적당히 챙겨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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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박을 참 좋아한다.
한국에서도 늘 여름이면 수박 한 통을 사와서 껍질을 모두 벗기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큰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을 하며 알차게 챙겨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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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에 와서 참 좋은 점 중 하나는,
10월, 한국이었으면 가을에 접어들 계절임에도 동남아에는 내가 좋아하는 수박이 늘 준비되어 있다는 것이다.
느긋하게 수박 두 조각까지 알차게 챙겨 먹고 마무리로 커피도 챙겨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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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
넓은 레스토랑에 비해 조식을 먹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시간이 이른건지, 내가 일렀던 건지 모르겠다.
그래도 느긋하게 아침 식사를 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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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다 먹
2일차 하노이 여행을 나섰다.
목적지가 호텔에서 멀지 않은 거리었지만, 시간을 아끼기 위해 그랩을 불러 빠르게 이동했다.
거리가 짧기도 했지만 베트남 택시가 많이 저렴해서 충분히 이용할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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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앞까지 나를 태우러 온 그랩을 얻어 타고 호안끼엠 호수까지 이동했다.
어제 저녁 일정을 여기에서 마무리 하고 호텔로 돌아갔었는데
아침에 다시 이곳을 찾았다.
어제 야경으로만 봤던 호안끼엠 호수 위의 사원, 녹손사원으로 가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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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호안끼엠 근처 마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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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손 사원 (응옥썬 사당, Đền Ngọc Sơn)
호안끼엠 호주의 북쪽에 있는 섬 위에 지어진 사당이다.
몽골의 침략을 무찌른 13세기 베트남의 전쟁 영운 ‘쩐 흥 다오(Tran Hung Dao)를 비롯해 문(文), 무(武), 의(醫)의 세 성인을 모신 공간이다.
건물 내부에는 1968년에 호안 끼엠 호수에서 잡혔다는 몸길이 2m가 넘는 거대한 자라가 박제되어 있다.
입장시간 : 08:00 ~ 18:00
입장료 : 50,000VND(동) / 약 2,500원 (202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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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당을 찾고 있었다.
나무로 된 붉은 다리를 건너야 하는 매력이 있는 사당이라,
정작 사당 보다는 이 붉은 나무다리를 건너기 위해 이 사당을 찾는 것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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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서 한자로 씌여진 높은 기둥이 있는게 보였다.
베트남도 오래 전에는 한자권 문화였다고 한다.
지금은 영문 알파벳 같은 문자(쯔꾸옥응으 Chữ Quốc Ngữ)를 사용하지만,
진작 한자권을 벗어나 한글을 주로 사용하는 한국에서도 아직 여러 곳에서 한자를 찾아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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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사당이라는 것을 입구에서부터 느낄 수가 있었다.
입구에 높은 돌담과 그 위에 탑이 세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뭔가 영적인 기운이 느껴지는 것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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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은 입장권을 내고 티켓을 받아 입장을 해야 했다.
내가 방문했던 22년에는 입장료가 30,000동(약 1,500원)이었다.
지금(25년)에는 50,000동(2,500원)으로 가격이 인상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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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이 엄청 빨간 것이, 어떤 부적 같기도 했다.
티켓에 뭔가 많은 글씨가 쓰여 있었는데 의미를 알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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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소를 지나 사당 입구로 이동했다.
입구 좌우에는 양각으로 조각된 호랑이와 용이 방문객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우리네 절에 가면 일주문을 지나 만나게 되는 사대천왕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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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의 입구, 나무 다리 앞에서 입장권을 내고 사당으로 건너갈 수 있었다.
입구에서 바라보는 사당 안쪽의 모습이 뭔가 새로운 세계로 가는 다리를 건너가는 분위기었다.
한국의 절에도 일주문을 지나야 비로소 부처가 있는 세계로 갈 수 있는 것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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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티켓을 내고 사당 안으로 들어섰다.
다리의 무게를 분산하기 위해 다리 가운데를 위로 볼록하게 만들어 둔 것이 보였다.
정작 사당은 관심이 없고, 이 다리에서 호안끼엠 호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관광객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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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호안끼엠 호주의 모습도 색다른 매력이 있었다.
낮에는 이렇게 다리 위에서 호안끼엠을,
저녁에는 호수 주변에서 녹손사원을 바라보는게 이곳 호안끼엠 호수의 매력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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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는 그리 크지 않았다.
몇 발자국 걷지 않아 금방 다리를 건너 사당 입구에 닿을 수 있었다.
입구에 다시 한자로 뜻을 새긴 기둥과 큰 문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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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자라가 입체적으로 조각된 벽이 보였다.
이 자라는 1968년에 호안끼엠에서 잡혔다고 하는데, 사당 안에 박제가 되어 있다고 하니 직접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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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 안은 붉은색 기둥과 기와로 만들어진 법당이 참 인상적인 모습으로 놓여있었다.
호수 위 섬이라고 했지만, 사당 경내로 들어서니 이곳이 섬인지도 모를 정도로 참 아늑하고 포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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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천천히 걸어 사당을 구경하기도 했지만
또 많은 사람들은 사당 여기저기 편하게 앉아 쉬는 모습도 보였다.
어떤 모습이든, 모두 참 잘 어울리는 모습들을 하고 있었다.
두리번 거리는 나만 이방인의 모습으로 어색하게 그런 풍경을 감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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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사당을 둘러보는데 마침 소풍을 나온 하노이의 유치원생들과 마주쳤다.
앞에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과자를 주며 휴식 시간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유치원생들이 참 귀엽고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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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안에는 건물이 많지 않았는데
그래서 우리네 대웅전 역할을 하는 메인 법당이 어떤 건물인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건물 앞에 큰 향로가 놓여 있었는데, 또 거기에 어울리는 큰 향이 향로에 꽂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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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 안에는 전쟁 영웅을 모시기 위한 모습들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우리네 절에서 시주를 하는 것처럼,
다양한 과일과 음료, 또 여러 음식을 놓아 둔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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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무기가 놓여 있는 보니 여기 모셔져 있는 분이 전쟁에 참여한 무인(武人)이 맞는 것 같았다.
사당 안은 참 조용했다.
그래서 혼자 온 내가 조용히 방문하기도 좋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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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떡을 많이 가져다 놓는데
더운 지방이기도 하고, 하노이 절에는 더운 날씨를 잘 견딜 수 있는 완제품을 많이 가져다 놓았다.
음료도 뚜껑을 꼭 닫아 뒀는데
그래도 정성들여 탑을 쌓아둔 모습은 우리네 모습과 비슷했다.
이 사당을 찾은 모든 사람들이 높이 쌓인 탑과 함께 바라는 모든 것이 이루어지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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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을 찾아 기도를 올리는 사람과
사당의 터줏대감 같은 고양이를 챙겨주는 사람의 모습이 이상하게 잘 어울렸다.
절에 오면 간절함도 있고, 이렇게 친절함과 애뜻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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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무슨 과일일까?
생긴게 참 특이한 과일이었다.
두 손을 모아 손가락을 오므린 모습 같기도 하고, 꽃이 봉우리를 만들어 꽃망울을 터트리기 직전의 모습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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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당 같은 건물을 나와 옆에 난 작은 길로 법당을 돌아 가보니, 작은 건물이 하나 나타났다.
그 건물에 들어가 보니 그 곳에 자라 박제가 전시되어 있었다.
실제로 보니 크기가 엄청 컸는데, 이렇게 큰 자라를 호수에서 만난다면 놀랄 것 같기도 했다.
박제를 엄청 잘 해 뒀는데, 저 긴 목을 내쪽으로 불쑥 내밀어 꿈뻑꿈뻑 나를 쳐다볼 것 같은 생동감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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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자리 뒤에 막대기처럼 세워둔 어떤 것은 이 자라의 생식기라고 한다.
이런 것까지 전시를 해뒀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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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을 다 둘러보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는데
나와는 반대로 여러 사람들이 계속해서 사당을 찾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시내처럼 범잡하지는 않았는데,
사람 많고 차 많은 하노이에서 조용히 내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구경하기 좋은 녹손사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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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을 나서는데 야외 연못에 금붕어가 즐겁게 놀고 있었다.
메기도 같이 연못에 있었는데, 둘이 같이 살아도 괜찮은 연못인걸까
이끼가 가득 낀 연못 바닥과는 다르게 금붕어의 화려한 빛깔이 예뻐 또 넋을 잃고 한참을 금붕어 구경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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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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