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보다는 둘이, 둘 보다는 셋이 힘이되고 의지가 되는 것이 분명하다.
셋이 지내다 친구 둘을 한국으로 먼저 보내려다 보니 힘이 빠지고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
시드니에서 혼자가 된다는 것은
혼자 시드니를 여행하는 것과는 다른 먹먹함이 있었다.
마지막 4학년 2학기에 복학하기 위해 친구 2명이 먼저 한국으로 귀국하게 되었다.
나는 학점을 모두 채우고, 졸업식만 앞두고 있었던 상황이라, 비자가 허락하는 12월까지는 시드니에 머물기로 했다.
공항에 친구들을 배웅하기 위해 나왔는데, 기분이 이상하게 허전하다.
아직 번다버그에 친구가 한 명 남아 있다는 것이 조금 위안이 되었다.
곧 한국에서 만나겠지만 그래도 공항이라는 공간과 밤 9시라는 시간은 충분히 감성적이었다.
10개월 동안 생활했던 것 치고는 짐이 많지 않았다.
그래도 집을 떠나 이렇게 오래 머물렀던 적이 없었던 만큼,
집으로 가는 캐리어는 공항 바닥에 앉아 다시 짐을 정리해야할 만큼 많이 혼란스러웠다.
비행기 시간은 다가오면서 짧지만 여운이 긴 인사를 나눴다.
호주에서 만든 추억은 한국에서 다시 만나 풀기로 했다.
2009.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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