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22)] 모스크바 크렘린 (Кремль, Kremlin) 구경 가보자

 

 

[러시아(22)] 모스크바 크렘린 (Кремль, Kremlin) 구경 가보자

국외여행/러시아 Russia






숙소가 시내 중심가에 위치해 있었고,

숙소에서 크렘린이나 붉은광장으로 가는 길에 볼쇼이 극장이 위치해 있었다.

이렇게 겉으로만 스쳐지나가야 하는 것이 너무 아쉬웠지만

모스크바에 머무는 내내 그래고 자주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국외여행/러시아 Russia] – [러시아(20)]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 외관만 구경

모스크바 2일차 일정은 크렘린에서 시작해보기로 했다.

우리에게는 익숙한 크렘린 궁전이 있는 곳으로 모스크바의 붉은 심장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크렘린 궁전’이라고 해서 궁전 이름이 ‘크렘린’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크렘린은 궁전이 위치한 공간, 크렘린을 얘기한다.

러시아에는 모스크바 외에도 역사가 오래된 도시에 크렘린과 크렘린 성이 있으며

심지어는 우크라이나에도 크렘린이 있다.

모스크바 크렘린 Московский Кремль, Moscow Kremlin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를 대표하는 크렘린은 모스크바강 왼쪽에 위치한 보로비츠키 언덕 지역을 얘기한다.
광장처럼 넓은 공간에 사원과 교회가 위치해 있으며 무기고, 대포와 대형 종과 같은 근현대 물품들도 전시되어 있다.
우리에게는 크렘린 궁전이 위치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13세기 바로 이곳에서 모스크바 공화국이 생겨났는데, 이것이 모스크바의 시작이었다.
14세기 권력을 장악하며 교회 중심으로 석조 성벽을 쌓았고, 종교와 정치의 중심지가 되었다.
15세기 황제와 가족, 여러 귀족과 그들의 군대가 모여 거주하였고,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게 되었다.
당시 20여 개의 골목이 있을 정도록 많은 건물이 존재하였으나
18세기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수도를 옮긴 후 역할이 쇠퇴하였다.
1917년 볼셰비키 혁명(11월 혁명) 이후 수도가 다시 모스크바가 되었고,
크렘린도 다시 명성을 되찾게 되었다.
현재는 전체 구역 중 1/3 지역만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입구를 정확히 찾을 수가 없어서

입구처럼 보이는 곳의 티켓 판매소로 가서 내가 제대로 찾아온 것인지 확인을 해보기로 했다.

보안 때문인지 군복차림의 군인들이 총을 허리에 차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한국에서 표를 예약을 하고 와서 티켓을 보여주며 입구가 여기가 맞는지를 물었다.

매표소 직원은 나 같은 사람을 여럿 상대를 했는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건물을 돌아 오른쪽으로 조금 더 걸어가면 매표소가 나오니, 그곳에 가서 실물 티켓과 교환을 하고 입장을 하라며

아주, 아주아주아주 친절하게 길을 잃은 나를 안내해 주었다.



그렇게 안내를 받고 돌아서려는데

매표소 앞에 또 친절하게 나 같은 사람을 위한 안내문이 적혀 있는 것이 보였다.

Tickets to the Kremlin, Mausoleum and the Museums
– IN CASH DESKS in Aleksandrovskiy Sad



우측으로 돌아서니 어제 멀리서 만났던 주코프 동상이 있었다.

이렇게 옆에서 마주하니 그 자태가 엄청 늠름해 보였다.

역시아 국립 역사박물관과 동상 앞에는 많은 관광객이 모여 있었다.

나는 계속해서 건물을 끼고 앞으로 나아갔다.





어제 지하로 지나왔던 쇼핑몰을 다시 만났다.

오늘은 지하 쇼핑몰로 가지 않고 1층 외부 쇼핑가를 따라 걸었다.

이렇게 분수와 인공 냇가, 하천이 나를 맞아주었다.

물이 엄청 깨끗해서 내 눈마저 정화가 되는 듯한 기분이었다.

엄청 덥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한여름의 더운 기운을 조금 식혀주는 고마운 분수와 인공하천이었다.



그렇게 안내원이 알려준대로 건물을 따라 걷다 보니

어렵지 않게 크렘린 박물관(Museums of the Moscow Kremlin) 매표소를 만날 수 있었다.

서두른다고 서둘렀는데 나보다도 훨씬 더 부지런한 관광객이 참 많았다.

다행이었던 점은, 현장구매 창구와 온라인 예약 창구가 구분이 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다행히도 온라인 예약으로 실물 티켓을 교환하려는 사람들이 현장구매 사람들 보다는 적었다.





온라인 예약자를 위한 창구

여러 개의 창구에서 빠르게 티켓을 교환할 수 있었다.



크렘린 입장권도 종류가 다양했는데, 나는 광장 입장권만 구매를 했다.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구매하는 티켓인데, 광장 내의 주요 성당에 입장할 수 있는 티켓이다.

크렘릿 티켓 종류
1. 광장 입장권(700 루블): 크렘린 내부 입장과 주요 성당 입장
2. 이반 대제의 종루: 종탑 위로 올라갈 수 있는 티켓. 인원수가 제한되어 있고, 입장 45분 전까지 구매 가능하다.
3. 무기 : 부기고 입장과 내부 전시 관람이 가능한 티켓. 하루 4번 입장으로 입장 시간과 인원이 정해져 있다.
입장 45분 전까지 구매 가능하다.
4. 보석 : 황제가 사용했던 보물과 다양한 전시품을 관람할 수 있는 티켓. 점심시간(오후 12시 ~ 오후 1시)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에 20분 간격으로 입장한다. 보석고 티켓은 4번 창구에서만 구매가 가능하다. (인터넷 불가)
성수기에는 오전 이른 시간에 매진될 수도 있다.

매표소 운영시간: 하절기 오전 9시 00분 ~ 오후 5시 00분 / 동절기 오전 9시 30분 ~ 오후 4시 30분 / 목요일 휴무
인터넷 예약 : 보석고를 제외한 티켓은 인터넷으로 구매 가능하다. 하지만 매표소에서 실물 티켓과 교환을 꼭 해야 한다.

[크렘린 예약 홈페이지]

크렘린 예약 홈페이지 : https://tickets.kreml.ru





실물 티켓을 교환했다.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있으면 좋았으련만,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요즘은 유럽을 가도 한국어 가이드가 참 잘 되어 있는데, 내가 방문했을 때 러시아는 그러지 않았다.





티켓을 들고 안내를 따라 크렘린 내부로 입장을 했다.

크렘린 성곽 사이의 큰 탑 아래로 난 문을 따라 입장이 가능했다.

저 문이 있는 탑이 바로 ‘트로이츠카야(Троицкая, 삼위일체) 탑’이다. (크렘린에서 가장 높은 탑이다.)

나폴레옹이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확신하며 크렘린에 도착했을 때

이 트로이츠카야 문을 통해 입성하였으나,

한 달 후 모스크바를 포기하도 다시 이 문을 통해 후퇴를 했다고 한다.

입장을 하는 다리 좌우로 공사를 하고 있어서 길이 조금 좁게 느껴졌다.

공사 중이라 성벽이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이 성벽은 크렘린 요새를 든든히 지켜주는 역할을 해줬을 것이다.

탑 위에 있는 시계는 모스크바 시간대의 표준시간을 가리킨다고 하고 30분마다 종소리가 울리는데

사진과 여행기를 정리하는 지금, 내가 크렘린을 둘러볼 때 종소리가 들렸던가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크렘린 내부로 입장을 했다.

입장을 하고 방금 내가 지나온 길을 돌아보니 끊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입장문을 통과하고 있었다.

너무나도 유명한 관광지이고 또 다들 한번씩 와보고 싶어 하는 곳이 틀림없었다.





입구를 지난 후 내가 가장 먼저 마주한 건물은

‘국립 크렘린 궁전’이었다.

이름에 ‘궁전’이 들어가서 러시아 대통령이 머무는 ‘크렘린 대궁전’과 헷갈려하기도 한다.

‘국립 크렘린 궁전’은 공연이 진행되는 극장이고, ‘크렘린 대궁전’은 백악관, 청와대와 같은 대통령이 거처하고 집무를 하는 곳이다.

국립 크렘린 궁전 Государственный Кремлёвский Дворец, State Kremlin Palace
국립 크렘린 발레단과 유명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열리는 궁전 극장이다.
1961년 흐루시초프 시절 지어진 건물로 크렘린 내에서 가장 최근에 지어진 건물이지만,
크렘린 내에서 유일하게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포함되지 않은 건물이기도 하다.
국립 크렘린 궁전의 발레공연은 볼쇼이 극장에 비해 많이 저렴하고 또 표를 구하기도 쉽다.

국장 이름이 ‘궁전’인 셈이다.

나는 모스크바 여행을 계획하면서 백조의 호수 발레 공연을 직접 관람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발레 공연의 일정을 찾아보게 되었는데

아쉽게도 볼쇼이 극장도, 국립 크렘린 궁전도 모두 여름휴가로 공연이 서지 않는 기간에 모스크바를 방문하게 되었다.

국립 크렘린 궁전도 그렇게 내부로는 들어가 보지 못하고 이렇게 밖에서만 사진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크렘린 대궁전’은 사진에 보이는 ‘국립 크렘린 궁전’ 건물의 바로 뒤쪽에 크고 넓게 위치해 있다.





국립 크렘린 궁전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대부분은 내부로 들어가지 못하고 외관을 둘러보고, 또 가이드를 통해 관련된 이야기를 듣는 모습이었다.

건물 입구와 외벽의 투명한 유리창이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의 1층 레스토랑일 투명하게 비추는 유리창처럼 보이기도 했다.

[국외여행/호주 Australia] – [호주(7)]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the Opera House, Sydney





걸음을 옮겨 크렘린 광장 중앙 쪽으로 이동을 했다.

이동하는 길에 포신(砲身)이 나열되어 있는 모습이 보였다.

포의 입구가 손을 타서 맨들맨들하게 닦여 있는 것이 보였다.

실제로 발포할 수 있는 포들일까



작은 포들 근처에 엄청 큰 크기의 대포도 전시가 되어 있었는데,

세계에서 가장 큰 대포, ‘대포의 황제’였다.

1586년 제작된 세계에서 가장 큰 대포이지만, 실제로 단 한 번도 발사되지 않았다고 한다.

총구의 지름이 890mm, 무게가 39톤(t)으로 그 크기와 무게가 가히 세계에서 가장 큰 대포라 할만했다.

황제의 종과 더불어 크렘린에서 기념사진의 배경으로 인기가 많은 곳이다.





이곳은 ‘총주교 궁전’이라고 하는 곳이었다.

대주교들이 거주하던 공간이라던데, 크렘린이라는 곳이 단순히 광장이 아니라 종교적인 의미를 가진 곳임을 알게 해 줬다.

대주교가 거처하고 기도를 올리던 곳으로, 당시 물품들을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또 다른 건물을 마주했다.

정육각형 같이 반듯한 건물에 노란 지붕(쿠폴, Купол)이 인상적인 ‘우스펜스키(성모 승천) 사원’이었다.

이곳은 치르의 대관식과 중요한 예식이 진행되는 사원이라고 한다.

[모스크바 크렘린 광장 둘러보기]



‘우스펜스키 사원’ 정면으로 이동을 했다.

건물 주변으로 사람들이 많았지만

건물 내부에 입장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지, 건물에 들어가고 나오는 사람은 없었다.



우스펜스키 사원 앞으로 크렘린의 넓은 광장이 나타났다.

광장의 사방으로 많은 사원과 교회가 위치해 있는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하얀 건물 외벽에 노란 쿠폴을 올린 건물이 인상적이었다.



어딘가로 입장을 하기 위해 긴 줄이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대체 어디로 들어가려는 노력들일까

지금 생각해보면 앞서 봤던 ‘총주교 궁전’으로 들어가려는 인파인 것 같다.







크렘린 광장에서 바라보는 건물 중에 유독 눈에 들어오는 건물이 있었다.

아니, 눈에 들어왔다기보다 내 시선을 사로잡은 건물이라고 해야 바른 표현이 될 것 같은데

이 건물이 바로 ‘이반 대제의 종루’건물이었다.

실제로 보면 정말 웅장하고 높은 건물인데

건물 한쪽에 종루가 우뚝 솟아 있어서 더 그렇게 보였던 것 같다.

이반 대제의 종루(종탑) Колокольня ‘Ивана Великого’, The Ensemble of a Belltower of Ivan the Great
사원 광장과 모스크바 도시를 전망할 수 있는 종탑이다.
1505년 건설을 시작하여 100년 동안 수차례 재건축을 진행하여 높이가 81m까지 올랐다.
한동안 러시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고, 16세기 ~17세기에는 종루 위에서 황제가 중요한 명령을 선포하기도 했다.
종탑에는 총 34개의 종이 있어서 종탑의 멋을 더하고 있다.
1812년 나폴레옹 군대가 철수하기 전에 크렘린을 모두 폭파시켰을 때에도 이 종탑만은 무너지지 않았다.
137개의 계단을 밟고 종루에 올라 크렘린 광장과 모스크바 시내를 조망할 수 있다.
종탑에 오르기 위해서는 별도의 입장권을 구매해야 하고,
입장 시간과 인원 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사전에 시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건물이 참 멋있고 이뻐서 한참을 건물 앞에서 사진을 찍고 외관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나는 종탑 위로 올라가 보지는 않았다.

아래에서 이렇게 올려다보는 모습도 나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광장은 엄청 넓지는 않았지만 천천히 걸음을 걸으며 사원과 다양한 건물들을 둘러보기에 적절히 넓은 크기였다.

사진 왼편에 보이는 초록색 지붕의 건물이 대통령이 거주하는 ‘크렘린 대궁전’의 부속 건물이다.



초록지붕 건물 옆으로 ‘블라고베셴스키 사원’으로 입장하려는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나는 사원 내부로는 들어가 보지 않고 이렇게 광장 반대편 멀리서 크렘린을 구경했다.







오른쪽으로는 ‘아르한겔스키(대천사) 사원’이 보였다.

이곳은 황제가문의 유해가 안치된 곳으로, 많은 사람들이 내부를 구경하기 위해 오가고 있었다.

이반 4세(1530년 ~ 1584년)를 비롯하여 모스크바 황제들과 그의 가족들이 모셔져 있는 곳이다.

사원 내부 벽화에는 이곳에 잠들어 있는 황제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고 한다.







광장 뒤편으로 돌아 ‘종의 황제’ 앞으로 이동을 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종이라고 해서 구경을 해보고 싶었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종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생각보다 정말 큰 종이었는데, 우리나라의 큰 종이 밑으로 길게 내려앉은 온화한 종이라면

‘종의 황제’는 한복의 치맛자락처럼 아래가 밖으로 넓게 퍼져 있는 모습의 종이었다.





‘종의 황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종이지만 단 한 번도 울리지 않은 불운의 종이기도 하다.

1735년 우스펜스키 종탑에 올리기 위해 제작되었고, 무게는 200톤(t)을 자랑하는 정말 큰 종이다.

종이 다 만들어지고 2년 후 큰 화재가 났었는데 뜨거운 종의 열기가 천천히 식어가던 중 물이 닿자

11톤(t) 짜리 조각이 종에서 떨어져 나갔다고 한다.

지금은 이렇게 크렘린에서 장식용으로 전시하고 보관하고 있는 모습이다.

종에서 떨어져 나온 11톤짜리 조각이 성인 키 보다도 더 큰 모습이었다.

이 큰 종이 종탑에 걸려 제 기능을 다 했다고 하면 어땠을까

종의 소리가 웅장하게 엄청 멀리 퍼져나갔을 것 같았다.





나도 종의 조각에 손을 대어 사진을 찍었다.

가까이에서 보니 정말 조각마저도 엄청 웅장하게 보였다.

사람의 손길이 닿는 곳이 반짝반짝 빛이 났다.





관광객을 안내하는 안내판을 따라 크렘린 관광을 마무리했다.

여기까지 온 김에 크렘린 대궁전에 가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한 번 만나고 가고 싶었는데

그럴 수가 없어 아쉬웠다.



나는 그 옛날 나폴레옹이 그랬던 것처럼,

들어왔던 문을 통해 다시 크렘린을 따나고 있었다.

아쉬운 마음에 크렘린을 계속 돌아보며, 어쩔 수 없이 수많은 인파에 떠밀려 그렇게 크렘린을 벗어났다.

나는 이 아쉬움을 안고 모스크바의 상징, 붉은광장으로 향했다.

2019.08.23

Lates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