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55)] 리버풀에서 맨체스터 이동하기 (메가버스 Mega Bus)

 

 

[영국(55)] 리버풀에서 맨체스터 이동하기 (메가버스 Mega Bus)

국외여행/영국 United Kingdom

2023-07-08 10:54:50




이른 아침 숙소에서 나와서 길을 걸었다,

에어비앤비로 숙소를 빌렸었는데,

리버풀 시내오 가까우면서도 너무 주택가스러운 골목에 숙소가 자리하고 있었다.

숙소 앞이 어느 뒷골목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늦게 다니면서도 크게 위험하지 않고 또 너무 소란스럽지도 않은 곳이어서 지내는 동안 편하게 잘 쉬었다.





오늘은 맨체스터를 당일치기로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는데

리버풀을 떠나기 전에 숙소 근처 식당으로 가서 아침을 먹기로 했다.

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 잉글리시 블랙퍼스터(English Breakfast)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이 있어서

간단히 아침을 먹기로 했다.

잉글리시 블랙퍼스트

말 그대로 영국식 아침식사를 얘기하는데, 구성에 따라서 풀(full)라고 하기도 한다.

잉글리시 블랙퍼스트 English Breakfast
유럽의 대다수 국가들이 아침과 점심을 간단히 먹고 저녁을 푸짐하게 먹는 것과 달리,
영국에서는 아침을 푸짐하고 든든하게 먹고 점심과 저녁을 간단하게 먹는다.
여러 요리가 큰 접시를 가득 채운 모습을 한 것에서 풀 잉글리시 블랙퍼스트라고도 한다.
달걀, 베이컨, 소시지, 토마토, 빵 등을 한 접시에 놓고 먹는 아침식사인데, 보통 홍차와 함께 먹는다.
잉글리시 블랙퍼스트만의 특색을 갖추려면 블랙 푸딩이나 베이크드 빈즈(baked beans)가 포함되어야 한다.





이른 아침이어서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래도 일찍 출근을 하는 사람들이 창가에 앉아서 아침을 먹는 모습이 보였다.

한 번쯤 잉글리시 블랙퍼스트 정식을 먹어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먹을 수 있게 되는 약간 설레기도 했다.



아침을 주문하고 나니 커피부터 진하게 내려서 가져다주었다.

에스프레소라고 하기에는 물을 넣어서 조금 연하게 내린 커피였는데, 아메리카노에 익숙한 내 입맛에 조금 씁지 않을까 했다.

하지만 식사를 하면서 의외로 소시지와 버터의 기름지고 느끼한 맛을 잘 잡아주는 훌륭한 모닝커피였다.





그렇게 마주한 나의 첫 잉글리시 블랙퍼스트

듣던 대로 너무나 푸짐한 양을 자랑하는 아침 식사였다.

토스트도 큰 빵 2개를 겹치고 잘라서

계란 반숙(Sunny-side up)도 2개나 내어주는 아지 푸짐한 아침 식사였다.

청국장 된장 같이 보이는 베이키드 빈이 소시지, 계란, 버터와 잘 조합을 이루어서

느끼함을 잘 없애주는 구성이었다.





어지간해서는 음식을 잘 남기지 않는 편이다.

평소 맛이 상할까 말까 기로에 있는 김밥도 아낌없이 먹어치울 만큼 음식 남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양이 어찌나 많은지 안 남길 수가 없었다.

평소에도 항상 아침을 꼭 챙겨 먹는 스타일이라, 아침은 늘 든든히 두둑이 먹자는 생각을 갖고 있는 나인데요

도저히 더 먹어치우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양이었다.



결국 빵 두 조각과 베이키드 빈 조금을 남기고 말았는데,

정성껏 음식을 차려준 직원분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해서 베이키드 빈으로 웃는 모습을 남겨 놓고 식당을 나왔다.







아침도 든든히 먹었겠다, 무서울 것 없는 기세로 다시 여행을 시작했다.

리버풀에서 맨체스터로 넘어가기 위해 미리 예약해 둔 버스 시간에 맞춰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아침 일찍 과일 가판이 열렸길래 감시 서서 과일을 구경했다.

몇 개 사서 버스에서 먹을까도 했는데 혹시나 실례일까 싶어 그러지 못했다.



리버풀에 처음 도착했을 때 점심을 먹기 위해 들렸던 레스토랑도 스쳐 지나갔다.

리버풀 시내가 그렇게 크지 않아서 조금만 걸어도 낯이 익은 건물과 장소들이 계속 나타났다.

[국외여행/영국 United Kingdom] – [영국(46)] 런던에서 기차 타고 리버풀 가기, 리버풀 시내 구경





원 버스스테이션 One Bus Station

한글로 하자면, 1번 버스 정류장이다.

이곳에서 맨체스터로 가는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평일 이른 아침이었기 때문에 리버풀에서 맨체스터로 이동하는 사람이 많이 없었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고서도 이곳에서 버스를 타는 것이 맞는지 두리번거리게 되었다.





정류장 앞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티켓을 판매하는 곳이 보여서,

그래도 제대로 찾아왔구나, 하는 안도감이 생겼다.



한국에서 버스를 미리 예매하고 바우처를 뽑아갔었는데,

그래서 따로 티켓을 찾을 필요 없이 바로 버스에 승차할 수 있었다.

티켓 여유가 있든 없든, 나는 여행을 갈 때 이렇게 교통편이나 공연 티켓을 미리 예약하고 바우처를 뽑아가는 편인데

여행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돌발상황을 방지하는 것 같기도 하고,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을 주는 것 같아서 좋다.





아침 10시 10분에 출발하는 버스인데 30분 정도 시간 여유가 있었다.

다행히 바우처에 Stand 6이라고 승강장도 표기되어 있어서 어렵지 않게 버스를 탈 수 있을 것 같았다.











시간도 남겠다,

그냥 멍하니 버스만 기다리기 아쉬워서 주변을 한 번 둘러보기로 했다.

버스 정류장이 위치한 곳이 힐튼 리버풀 시티센터(Hilton Liverpool City Centre)가 있는 곳이라

주변으로 구경거리가 많이 있었다.









이른 아침이라 쇼핑몰 대부분은 문을 아직 열지 않은 상태였지만

정원에 앉아 아침 햇살을 즐기는 사람들도 보였고,

또 문 열지 않은 상가를 둘러보는 재미도 솔솔 했다.



내 고향 부산과 지금 내가 일하고 살고 있는 서울을 찾아봤다.

독도가 빠진 것이 조금 아쉬웠다.







그렇게 놀다가 시간에 맞춰서 승강장으로 다시 갔는데

버스가 6번 승강장으로 들어와 있는 것이 보여서 부랴부랴 달려가서 버스에 올랐다.

그래서 버스를 탈 때 버스 외관을 미쳐 사진으로 담지 못했다.

2층으로 이루어진 엄청 큰, 정말 메가(Mega) 버스였다.

승객도 많이 없고 해서, 우리 일행은 2층 맨 앞으로 가서 자리를 잡았다.

정시에 버스가 출발하면서 리버풀 시내를 달리기 시작했는데

2층이라는 낯선 공간도 그렇고, 한국과는 반대 차선으로 달리는 버스가 우리에게 색다른 경험을 하게 해 주었다.







맨체스터를 향해 달리는 버스

시내를 벗어나자 고속도로를 생생 신나게 달려 나갔다.

1시간 남짓 소요되는 짧은 거리였지만 버스 안에는 화장실도 갖추어져 있을 만큼 크고 넓은 버스였다.

이 풍경을 놓칠세라 나는 졸리는 눈을 부여잡고 자리 않으려 애를 쓰며 풍경을 구경했다.





차가 하나도 막히지 않았다.

약속한 대로, 1시간여 만에 버스가 맨체스터 시내로 들어섰다.

맨체스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박지성의 도시

그렇게 맨체스터에 도착을 하니 여러 감정과 생각들이 떠오르던 순간이었다.

창 밖으로 보이는 듬직한 걸물 창문으로

We Love Manchester 글귀가 선명하게 눈에 보였다.





맨체스터 Manchester
2019년 기준으로 런던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영국 북서부에 있는 도시이다.
19세기 후반, 영국의 산업혁명의 중심에 있던 도시로, 철도, 운하의 개통으로 물류업과 상공업이 발달했다.
우리에게는 박지성이 몸 담았단 EPL 축구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Manchester United)로 유명하다.

흔히 맨체스터 여행이라고 하면 딱히 볼 것이 없는 소박한 도시라들 얘기를 한다.

처음 맨체스터 여행을 계획할 때, 이런저런 정보를 찾아보는데도 딱히 이렇다 할 정보가 많이 없었다.

그래도 맨체스터는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내 중학교 친구 한 명이, 어릴 때 이곳 맨체스터에 잠시 살았던 적이 있다며 들려준 이야기 때문이었다.

당시, 한국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도시였지만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는 맨체스터가 런던만큼이나 크고 이름난 도시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미 내 친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맨이었는데,

당시 베컴(David Beckham)의 활약을 이렇고 저렇고 막 얘기하는 친구 얘기를 들어며

EPL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내가 그래도 꼭 맨체스터는 다음에 한 번 가봐야겠다는 다짐을 했었었다.



그 이후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에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을 하면서

맨체스터를 꼭 가봐야겠다는 내 다짐은 확고해졌다.

2년 전 영국을 처음 찾았을 때 아쉽게 방문하지 못했었는데

이번 여행에서 맨체스터를 방문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고 오랜 다짐을 이루어낸 것 같은 작은 성취감도 생기는 순간이었다.







맨체스터에 도착해서 메가버스를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

저기 버스 허리에 있는 출입문으로 2층으로 올라가는 구조였다.

2층버스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1층은 짐칸, 화장실이 있는 구조였

승객들을 모두 2층 좌석에 앉게끔 되어 있었다.

저 메가버스 캐릭터가 어찌나 강렬하던지,

사진을 다시 꺼낸 지금도 저때의 기억과 풍경과 냄새와 기사 아저씨의 친절한 미소가 떠오르는 것 같다.





이 버스는 맨체스터에서 일부 승객을 내려주고,

또 다른 승객을 태운 다음 런던으로 향하는 것 같았다.

짧은 경험이었지만 안전하게 맨체스터로 우리를 실어준 버스에 감사해했다.





런던, 리버풀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맨체스터의 모습을 감탄하며,

마치 시골에서 갓 상경한 사람처럼 두리번 두 리번 하면서도 사진을 연신 찍어댔다.





그렇게 맨체스터 여행을 시작하게 됐다.

맨체스터에서 유일하지만 놓칠 수 없는 일정, 올드트래포드로 가기 위해 트램 승강장으로 이동했다.

2018.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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