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46)] 런던에서 기차 타고 리버풀 가기, 리버풀 시내 구경

 

[영국(46)] 런던에서 기차 타고 리버풀 가기, 리버풀 시내 구경

국외여행/영국 United Kingdom

2023-06-07 23:44:39




내가 탄 열차는 10여 분 늦기는 했지만, 미안한 마음에서인지
기차는 지체하지 않고 재빠르게 런던시내를 빠져나갔다.







런던 시내를 벗어나니 이렇게 넓은 평원이 나타났는데,
한국과는 다르게 높은 산이 많지 않아서 지평선 멀리까지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하늘에 구름이 많았지만, 그래도 넓은 곳까지 풍경이 이어져서 가슴까지 뻥 뚫리는 기분이 들었다.



기차를 탈때 승강장에서 무료신문이 있어서 하나 가지고 탔는데,
거기에 삼성 갤럭시 노트 광고가 실려 있어서 반가웠다.
내가 영국을 다시 찾았을 때가 2018년이었는데, 한창 갤럭시 노트 9 시리즈가 신제품으로 판매가 되고 있었다.





달리는 기차에서 인터넷이 빠르지가 않았기 때문에 기차에서 무료한 시간을 이 신문을 보면서 보냈는데,
재밌는 콘텐츠가 있어서 정독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Rush-Hour Crush

출근 시간에 있었던 재밌는 순간을 짧은 챕터로 담은 내용이었는데,
마치 눈 앞에 장면 장면이 그려지는 것 같아서 재밌게 내용을 읽었다.

출근시간,
같은 열차를 우연히 탔다가 손길이 스쳤던 그녀를 찾는다는 내용,
긴팔 회색 상의를 입은 남자인데, 나를 잡고 가볍게 춤을 함께 췄던 남자를 찾는다는 내용도 있었다.

읽다 보니 정말 내 출근길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사람들과 이야기여서
보는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았었다.

부디 다시 만남을 가져서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맘속으로 간절히 빌었다.



또 다른 내 재밋거리는 스도쿠였다.
이름이 메트로쿠(MetroKu = Metro + Sudoku)였는데, 이지(Easy) 모드는 쉽게 해결을 했다.
사진에는 없지만 간신히 챌린지(Challenging) 모드까지 모두 풀며 시간을 즐겼다.





열차는 런던에서 리버풀까지 직행이 아니었기 때문에
중간중간 다른 역들에 정차했는데, 영국의 또 다른 역들을 기차 안에서나마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간이역 느낌이었지만 고풍스러운 모습을 간직한 영국의 기차역 모습이 많았다.





리버풀로 향할 수록 날씨가 조금씩 더 흐려지는 모습이었지만
비가 내리지는 않았다.
그래서 오히려 더 몽환적인 풍경이 펼쳐지는 것 같았다.



기차 내에도 와이파이 서비스를 이용해서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을 홍보하고 있었지만
속도가 빠르지 않아서 콘텐츠를 온전히 즐기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2시간 반 정도 걸려서 리버풀 라임 스트리트(Liverpool Lime Street) 역에 도착했다.
이곳이 이 기차의 종착역이기 때문에 같이 타고 왔단 사람들이 모두 내릴 때까지 열차가 충분히 정차해 있었다.











우리가 타가 온 버진 트레인(Virgin Train)
우리를 내려주고는 런던으로 향하는 승객들을 다시 태운 다음
조금 전 우리가 출발했던 런던 유스턴(Euston) 역으로 열차는 돌아갔다.



그런데 기차가 런던을 향해 막 플랫폼을 출발했을 때,
우리 일행 중 한 명이 노트북이 든 백팩을 열차에 놓고 내렸다는 것을 알아챘다.
떠나간 기차를 세울 수는 없고, 어떻게 해야 하나 모두 멍하니 떠나가는 기차를 바라보며 멍하니 서 있었다.

노트북은 나중에 런던에 다시 돌아갔을 때 찾을 수가 있었는데,
과연 노트북이 무사할지, 백팩이 진짜 기차에 잘 실려서 런던까지 돌아갔을지 이때는 확신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우리 일행은 노트북은 잠시 잊고, 이왕 떠나온 여행길을 즐기기로 했다.







그렇게 역사를 빠져나와서 우선 숙소로 이동 했다.
외관에서 보는 라임 스트리트 역은 통유리로 외벽을 만들어서 시원시원하고 현대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리버풀은 런던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다.
복잡한 느낌이 없었고, 작지만 아담하다는 느낌이 드는 곳이었다.







역에서 리버풀 숙소까지 멀지 않은 거리였고
비가 오지 않는 날씨에 바람까지 선선해서 우리는 천천히 시내를 걸어가 보기로 했다.



오후 2시가 되었지만 아직 점심을 먹지 못 해서
가는 길에 있는 맛집을 검색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식당에 들렀다.

저지 그레이트 브리티시 키친(George, Great British Kitchen)이라는 식당이었다.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시간이라 사람은 거의 없었다.











지나가는 길에 들른 식당이었는데
분위기가 너무 맘에 들어서 참 잘 들어왔다고 자화자찬을 하며 자리에 앉았다.



우리는 메인 디시, 더러운 햄버거(Dirty Burger)를 주문했다.
이름이 조금 꺼림직했지만 그래도 적절하다(proper)는 이름에 위안을 삼았다.



간단해 보이지만
너무 맛있게 먹었던 햄버거와 감자튀김이었다.
시장이 반찬이기도 했지만, 객관적으로 너무나 맛있는 수제버거였다.
다운타우너가 생각나는 맛이었다.





급하게 점심을 해결하고 숙소로 가서 체크인을 했다.
체크인은 크게 어렵지 않았는데,
계속해서 우리 머릿속에는 기차에 놓고 내린 노트북과 백팩이 신경이 쓰였다.
체크인을 하면서도 직원에게 혹시 이러이러한 일이 있는데 도움을 주실 수 있는지 물어봤는데,
직원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버진 트레인(Virgin Train)에 전화를 해서 내용을 확인해 주셨다.
너무 감사했다.

기차에서 가방 분실물이 몇 개 접수된 것이 있는데 그것이 우리 것인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했다.
분실물은 런던 유스턴 역 분실물 보관센터에 있으니 직접 방문을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없었기 때문에 우선은 내용을 확인하고 방으로 가서 짐을 풀었다.

그래도 숙소까지 잘 왔다는 것에 안도감이 생겼다.

2018.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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