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3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날FC 경기 직관

 

 

[영국(3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날FC 경기 직관

국외여행/영국 United Kingdom

2023-05-16 23:41:58




2년 만에 다시 찾은 아스날 역
오늘은 북런던에 위치한 에메레이트 스타디움에 가서 EPL 아스날 경기를 직관하기로 했다.

이번 영국 여행을 하면서 EPL을 직관해 보자 마음먹었었는데
다행히 영국에 머무는 일정 중에 딱 1개 경기가 우리 동선과 시간에 맞아서 직관이 가능했다.

이번 여행에 축구장은 총 세 곳을 들릴 예정인데
아스날은 축구경기를 직관하기로 했고 나머지 두 곳은 단순히 경기장 투어를 가질 예정이었다.

[국외여행/영국 United Kingdom] – [영국(25)] 아스날 에미레이트 스타디움 투어, Arsnal Emirates Stadium Tour, London

 

[국외여행/영국 United Kingdom] – [영국(26)] 아스날 에미레이트 스타디움 투어, Arsnal Emirates Stadium Tour, London(2)

 

2년 전에 혼자 런던을 찾았을 때에는 아쉽게 EPL 경기 일정이 맞지 않아서 경기 직관을 할 수 없었다.
투어로 경기장을 둘러봤지만 휑한 경기장에 마음 한구석이 다 허전한 느낌이 들었었다.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축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축구 직관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경기 시간에 맞춰서 아스날 역에 도착했더니,
역에서부터 경기장으로 향하는 아스날 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아빠 손을 잡고 축구장으로 향하는 아이를 보니,
어릴 때 멋모르고 사직야구장에 가서 롯데를 응원했던 꼬꼬마 시절이 생각이 났다.





오늘은 아스날과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2018-2019 시즌 개막전 경기가 있는 날이었다.
지하철 역을 나와 경기장으로 이동하는 길에 간간히 맨시티 팬들도 보였다.
나는 딱히 아스날 팬은 아니었는데
그래도 아스날 홈에서 경기를 보면서 응원을 하고 싶어서 이 날만큼은 아스날 팬을 해보기로 했다.









경기장으로 가는 길에 기념품과 축구용품, 그리고 먹거리를 판매하는 로드샵이 많이 보였다.
경기가 있는 날에만 임시로 문을 여는 상점들이었다.

간단하게 요기를 하자 싶어서 핫도그를 사서 배를 채웠다.
응원도 밥심이 필요한 법이었다.







아스날 홈구장인 에메레이트 스타디움으로 가기 위해서는
아스날 역에서 주택가를 조금 걸어간 후, 다시 다리를 건너서 스타디움으로 이동을 해야 하는데
이렇게 경기장으로 가는 다리 입구에는 티켓박스와 굿즈를 판매하는 스토어가 위치해 있다.

개막전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뭔가 나도 모르게 조금씩 흥분이 되기 시작하면서, 곧 축제가 시작될 것 같은 묘한 기대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시즌 첫 경기를 앞두고
많은 사람들이 굿즈를 사기 위해 스토어에 방문을 하고 있었다.

우리 일행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어서 기념으로 할 만한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매장을 찾았다.
나는 날씨가 쌀쌀하기도 했고, 머플러를 하나 구매를 했다.
축구를 보는 동안 목에 두르고 있었는데, 응원도 하고 보온도 되었던 머플러였다.



상점을 나와서 다시 경기장으로 이동을 하기 위해 육교 같은 다리를 건넜다.
이때부터 사람들이 모두 응원가를 부르기 시작했는데, 그 분위기가 정말 축제 같이 느껴져서 저절로 흥이 생길 정도였다.

[경기장으로 향하는 아스날 팬들]

보슬비가 다시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는데
관중들 누구도 우산을 쓰지 않았다.
우산을 쓰려고 하지 않았다가 맞는 표현일 것 같았다.
본래 이런 작은 비에는 우산을 잘 쓰지 않는 유럽 사람들이기도 했지만, 경기를 앞둔 팬들의 열기가 너무 뜨거웠기도 했다.







다시 찾은 에메레이트 스타디움
그런데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었다.







아스날 경기를 직관하는 일본 팬들도 만날 수 있었다.
우리처럼 여행을 온 3명의 일본 관광객으로 보였는데, 2명은 아스탈, 1명은 맨시티를 응원하는 팬으로 보였다.
이렇게 다른 팀을 응원하는 친구끼리 같이 경기를 관람한다면 참 재밌겠다 생각했다.



드디어 경기장으로 입장을 하는 순간이다.
저기 좁은 철문 사이로 한 명씩 입장이 가능했는데,
신용카드처럼 생긴 입장권을 입구에 있는 기계에 인식을 시키고 이동을 하는 방식이었다.

우리는 직접 티켓을 구매하는 것은 실패하고,
시즌권을 대여(?)하는 방식을 통해서 경기를 직관할 수 있었다.

프리미어리그는 경기 표값이 비싸기로 유명한데,
그중 아스날은 표값이 EPL 중에서도 가장 비싸기로 유명하다.

시즌권이 있는 분에게 거의 정 값을 지불하고 한 경기를 직관하기로 했는데,
가장 높은 층에 있는 가장 저렴한 티켓 값이 25만 원 정도였다.

[경기장으로 입장]

직접 홈페이지에서 티켓을 구매할 수도 있는데,
티켓은 낱장으로 판매되지는 않고 레드 멤버십(Red Membership)에 가입을 해야만 구매가 가능한 시스템이었다.
레드 멤버쉽 가입이 약 57,000 원(34 파운드)이고, 추가로 티켓 값이 들기 때문에
나처럼 여행 중에 아스날 경기를 직관할 계획이 있다면
시즌권을 대여(?)하는 방식으로, 기본 값에 조금의 웃돈을 주고 직관을 하는 것이 보다 저렴할 수도 있다.







좌석에 앉자 곧 경기가 시작됐다.
그리고 내 자리, 골키퍼 뒤쪽으로 가장 높은 4층 좌석이었다.

사진으로는 엄청 멀게 느껴지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멀지 않아서 나쁘지 않은 좌석이었다.
그리고 주변에 모두 아스날 팬들이어서 경기 시작 전부터 응원을 하는 분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생생한 현장감, EPL 아스날 경기 직관]

2시간 동안 쉬지 않고 응원하는 아스날 팬들
한국과 응원 문화는 다르지만, 그래도 열정만큼은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팬들이었다.

내 기억으로 90년 중후반쯤,
9시 스포츠 뉴스시간에 영국의 열성 축구팬들이 훌리건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았고,
가끔 흥분한 홀리건들이 경기장에서 과하게 행동하면서 불도 지르고 경기장으로 난입했던 모습을 봤었다.

그런데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모두 매너를 지키면서 축구를 관람하고 있었는데,
그 한가운데 나도 포함되어 있었다.





전반전이 끝나면 모든 팬들이 로비로 다들 모이는데,
참았던 화장실도 이용하고, 지인들과 경기를 분석하기도 하는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맥주를 마시면서 흥을 돋우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아쉽게 아스날의 개막전 경기는 맨시티에서 패하고 말았다.
2018년의 맨시티는 리그에서 막을 팀이 없었는데,
2017-2018 리그 우승팀이기도 했던 디팬딩 챔피언이기도 했고
결과적으로 2018-2019 EPL 우승을 맨시티가 했을 정도이니,
개막전에서 선전했지만 아스날이 패배를 막을 수가 없었던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2018 – 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날 FC vs 맨체스터시티 FC
0-2 (아스날 패)

경기가 패하기는 했지만
2시간 동안 즐겁게 응원하고 같이 소리 지르고, 아쉬워하면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경기가 끝난 푸른 잔디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겼다.
이렇게 2번째 아스날 경기장에 방문했던 나의 시간이 끝이 났다.

어쩌다 보니 EPL 리그 팀 중 경기장을 가장 많이 찾은 팀이 아스날이 되었다.
그렇다 보니 애증이 생겨,
나는 지금도 EPL 경기를 TV에서 보거나, 경기 결과를 찾아볼 때면 아스날을 가장 먼저 찾고는 한다.







경기가 끝났지만 쉽게 경기장을 빠져나갈 수가 없는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팬들도 모두 아쉬움이 남는 표정으로 일행과 대화를 나누며 복도에 오래 머물고 있었다.



언제 다시 찾게 될지 모를 경기장이었다.
나도 일행과 같이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맨시티 팬으로 보였다.
이겨서 좋겠다. 질투가 잠시 생기기도 했다.



경기장을 나선 후에도 쉽게 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주변을 돌며 사진을 찍고 풍경을 눈으로 담았다.

2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지만
이날 축구 경기를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았다.

2018.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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