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4)] 노트르담 대성당 Cathédrale Notre-Dame de Paris

 

[프랑스(4)] 노트르담 대성당 Cathédrale Notre-Dame de Paris

국외여행/프랑스 France

2023-02-26 14:56:11








퐁네프 다리를 건너고, 카페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나서
다시 센 강을 따라 동쪽으로 이동을 했다.
시테섬은 관공서가 위치해 있는 것을 감안하면 평일 낮에도 사람이 많은 것은 아니었다.
한적하게 걷기에 좋았다.





새로운 변화의 다리, Pont au Change(퐁 샹쥬)에서 퐁네프(Pont Neuf) 다리센(Seine) 강을 바라봤다.
센 강은 초록색을 띄면서 잔잔히 흘러가는 강이었는데,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았다.

왼편에 보이는 궁전같은 건물이
실제 14세기에는 왕궁으로 사용이 되었다가 이후에 감옥으로도 사용이 된
콩시에르주리(Conciergerie)건물이다.
마리 앙투와네트(Marie Antoinette)가 갇혀 있던 파리 최초의 형무소로 유명하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다.

입장권을 사면 콩시에르주리 입장과 관광이 가능한데
나는 이번 여행에서 따로 들리지는 않았다.



시테 섬으로 들어와서
아침에 지나쳤던 팔레 드 쥐스티스(Palais de Justice de Paris) 시법원앞을 다시 지나쳤다.
지금 향하는 목적지는 이곳이 아니었기 때문에, 눈으로만 바라보고 앞을 지나갔다.











노트르담 대성당
나는 시테섬 가운데 있는 이 성당을 너무도 가보고 싶었다.

단순히 성당이라는 종교적인 의미를 넘어 역사유적으로 평가받는 대성당이다.

노트르담 대성당, 노트르담 드 파리 Cathédrale Notre-Dame de Paris
파리 시테 섬 동쪽에 위치한 가톨릭 성당으로, 파리대교구의 주교좌성당이다.
14세기에 완공된 프랑스 고딕 양식 건축물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나폴레옹(Napoleon Bonapart)의 대관식이 이루어진 장소이며,
빅토르 위고(Victor Hugo)의 소설 ‘노트르담 드 파리(노틀담의 꼽추)’의 무대가 된 곳이다.
프랑스어로 노트르담(Notre-Dame)은 성모 마리아를 뜻하는 단어다.
1163년부터 180여 년에 걸쳐 공사를 한 후 1330년에 완성되었다.
성당 내부 스테인드글라스가 인상적이다.
입장료 : 무료 (종탑 전망대 10유로)
입장시간 : (평일) 오전 08시 00분 ~ 오후 6시 45분 / (금, 토) 오전 08시 00분 ~ 오후 7시 15분
2019년 화재로 2023년 현재는 잠정 폐쇄 (2024년 12월 오픈 예정)

이번 여행을 다녀온 후 오래지 않아
이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재로 첨탑과 주변 지붕이 붕괴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화재가 10시간이나 이어졌다던데, 너무 안타깝고 먹먹해지는 소식이었다.

나는 화재 이전에 성당을 방문할 수 있었는데,
지나고 보니 사진이 많지 않아 그마저도 아쉬운 마음이 든다.



성당으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줄을 한참 서 있어야 했다.

그만큼 파리 관광지 중에서도 인기가 많은 관광지였다.
성당 내부의 일부 인원이 빠지면 다음 인원이 입장이 가능한 방식이었기 때문에 무작정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북쪽 탑 (사진의 왼쪽 탑)
높이 69m에 이르는 2개 탑 중 북쪽에 위치한 탑이다.
387개의 계단을 올라가면 전망대가 있으며, 전망대는 북쪽 탑에서 남쪽 탑으로 이어진다.
성당 입장은 무료지만, 전망대를 오르려면 입장료 10유로를 지불해야 한다.

남쪽 탑 (사진의 오른쪽 탑)
무게 13t의 엠마누엘 종이 있다.
종 위쪽으로 전망대가 있어서 파리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노틀담의 곱추(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곱추 콰지모도(Quasimodo)가 종을 치던 곳은 이 남쪽 탑이다.



어릴 때 봤던 노틀담의 곱추 만화에서
곱추가 저기 저 2개 탑을 오가면서 미녀를 걱정하던 모습이 생각났다.







입구와 출구를 구분해서 사람들이 마구 섞이지 않도록 해뒀다.
성당 입구에 가까워질수록 외관을 더 자세히 볼 수 있었는데,
문양 하나하나가 너무 섬세하고 사실적이어서 놀라웠다.
종교적으로 어떤 뜻이 있을 테지만 무지한 나는 모두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성당을 바라보고 왼쪽은 ‘성모 마리아의 문’,
가운데는 ‘최후의 심판 문’,
오른쪽은 ‘성녀 안나의 문’으로 이름 불린다.

성모 마리아의 문 (성당 출구)
: 성모 마리아의 승천과 천상 모후의 관을 받은 성모 마리아의 모습을 조각해 뒀다.
최후의 심판 문
: 최후의 날에 심판하는 예수의 모습과 심판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있다.
악마가 예수의 저울을 지옥 쪽으로 끌고 있다.
성녀 안나의 문 (성당 입구)
: 성모 마리아의 어머니인 성녀 안나의 문이다.









어느 절에 가더라도 사천왕이 입구를 지키고 있듯이
여기 성당에도 입구를 지키고 있는 성직자 같은 분들이 계셨다.
입구 천장, 아치에도 많은 분들이 내려다보고 있어서 나도 모르게 경건한 마음이 생겼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이렇게 스스로 마음을 정화시키고 나서야 입장이 가능한 곳이었다.



런던에서 세인트 폴 대성당을 들렀었지만, 그곳과 비교하고 싶지 않았다.
노트르담 성당을 그냥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자 했다.
나는 평소 종교적인 의미로 성당을 다니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의미가 무엇인지 최대한 이해하려 애썼다.





초등학교 미술시간에 만들어보던 스테인드 글라스(Stained glass)와는 차원이 다른
노트르담 대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다.
초등학교 때는 형형색색의 셀로판지를 붙여서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이렇게 햇볕이 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를 지나 성당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 신기하고 또 묘한 기분이 들게 했다.



프란치스코(Francis, Jorge Mario Bergoglio) 교황의 사진이 있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 이후 2013년부터 305대 교황이 되셨다.









성당 내부가 높고 넓었다.
가만히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안이 되는 곳이었다.

종교시설이게 이런건가 보다.
신앙심을 떠나, 사람이 할 수 있는 것 이외의 어떤 것을 가져다주는 곳이다.
그리고 늘 착하고 겸손하게 살아라고 얘기를 해주는 곳인 것 같다.





잔 다르크의 동상이 성당 안에 이었는데,
앞에 성녀(Sainte)가 붙은 것이 새로웠다.

화형으로 죽음을 맞았다는 것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마주하고 보니, 그녀의 삶이 문득 궁금해진다.

잔 다르크, 아르크의 잔 Jeanne d’Arc (1412 ~ 1431)
아르크의 성녀 요안나, 또는 잔 다르크라고 부른다.
프랑스 왕국 발루아 왕조 시대의 군인이자 기사이다.
잉글랜드와 백년전쟁 말기에 오를레앙 전투에서 승전하여 전세를 유리하게 역전시키고,
결국 프랑스가 백년전쟁에서 승리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잔 다르크는 잉글랜드 군에 사로잡혔고, 정치적인 이유로 조국인 프랑스로부터 구명받지 못했다.
결국 편파적인 종교재판을 받고 화형 되었다.
1445년 노트르담 성당에서 잔 다르크의 명예 회복 재판이 거행되어,
잔 다르크는 마녀에서 성녀로 다시 태어났다.
프랑스 제1의 성녀다.



높다 높아
엄청 높다.
뭔가 보호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늑했다.



절에도 초를 켜는데,
성당에도 초를 켠다.
초를 켜는 이유가 있을 건데,
이쁜 게 그 이유라면 반박할 거리가 없겠다.



테레즈 성녀 Sainte Thérèse (1873 ~ 1897)
19세기말에 활동했던 프랑스의 여성 수도자(수녀)다.
한국에서는 ‘소화(小花) 데레사’, ‘아기 예수의 데레사’라는 호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잔 다르크와 함께 프랑스의 수호성인(Sainte)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 제2의 성녀다.

내가 살던 부산 동구에는 데레사여자고등학교가 있는데,
내 초등학교 친구들이 많이 진학을 했다.
아쉽게 데레사여자 중학교는 1999년에 폐교되었다.

그 데레사를 이곳에서 만나게 되니 성스럽고 또 영광이었다.



4세기에 만들어진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상이다.
기둥 하나도 예사로 두지 않았다.
조형물에 살아 있는 꽃을 두어, 조형물마저 살아 있게 만들었다.
성당 안에 조명을 받아 신비롭게 빛이 났다.





성가대석의 벽의 부조
14세기의 작품으로 예수의 일생을 묘사하고 있는데,
성당이 지어질 당시 성직자와 일부 귀족들을 제외하고는 라틴어를 읽을 수 없어서
성경 내용을 알기 쉽게 조각으로 만들어 놓았다.
각각 예수의 탄생부터 이어지는 신악의 이야기가 조각되어 있다.

다양한 이야기를 조형물로 만들어 놓았는데,
나로서는 참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그래도 천천히 그 표정과 몸짓을 보고 읽으려 애썼다.



성당 한편에 인적이 드문 곳에서
조용히 기도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어떤 간절한 기도를 드리는 것일지 궁금했다.
부디 간절함이 하늘에 닿아 모두 다 이루어지길 바랐다.





성당 중앙에 장미꽃 모양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있다.
13세기에 만들어진 지름 13.1m 크기로 유럽에서 가장 큰 장미모양의 창(Rosace)이다.
창은 각각 성서에 나오는 인물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실제로 보면, 사진과 다르게 정말 큰 스테인드 글라스다.
성모 마리아와 12 사도들을 비롯한 성자들이 그리스도를 둘러싸고 있다.
장미창 아래에는 프랑스 제1의 성녀인 잔 다르크, 제2의 성녀인 소화 데레사 성녀의 고각상이 있다.







노트르담 성당 모형이 있었다.
노트르담 안의 노트르담이다.
안에서는 몰랐는데 이렇게 외형을 내려다보고 있으니 그 규모나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다.
대부분 정문의 큰 답을 기억하는데, 측면도 후면도 그 모습이 참 이쁜 성당이다.





성당이 처음 만들어지던 당시, 성당을 지어 올리던 현장도 재현을 해뒀다.
당시에는 이렇다 할 공사장비가 마땅치 않았을 텐데
이렇게 웅장한 건물을 만들었다는 것이 신기했고, 또 이렇게 감상을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해 했다.
종교에 대한 그들의 헌신과 노력을 알 것 같았다.



아이들과 함께 온 아빠 엄마가
아이들에게 그들의 역사를 알려주고 있었다.
이 역사 공간에 대화재도 씌게 될 텐데,
나는 프랑스인은 아니어도 후손들에게는 참 안타까운 일이다.



한쪽에 기부함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한국 돈이 많이 보였다.
한국 사람들이 참 많이 다녀갔겠구나, 유독 한국 돈만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성당이 좋은 점 중 하나는,
관람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아도 사람 하나 없는 것처럼 조용하게 관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누구도 큰 소리 내어 떠들지 않는다.
혼자 여행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더 없이 좋은 곳이다.





안녕, 성모 마리아.
이 멋진 조각들을 지금은 볼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
사진보다는 직접 가서 꼭 볼 것을 추천드리고 싶지만, 언제 복구가 되어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올지 예상하기 어렵다.





출구를 나오는데,
입구에서와는 다르게 안녕히, 많은 조각상들이 내게 잘 가라고 인사를 건네주는 것 같았다.
다치지 말고, 안전하게 여행을 하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덕분에 프랑스 파리에서 내 여행은 별 탈 없이 잘 마무리될 수 있었다.







뽀앙 제로 Point Zero (Zero Point)
노트르담 성당 앞 광장에 있는 원점 포인트다.
파리와 다른 도시 간의 거리를 측정할 때 기준점이 되는 곳이다.
이 뽀앙 제로를 밟으면 파리로 다시 돌아온다는 속설이 있어서 한 번씩 밟고 지난다.

다시 파리로 오고 싶은 마음에 이곳을 밟았는데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주의할 것은, 올라가서 여러 번 발을 비비면 효과가 없다고 해서, 딱 한 번 밟고 사진을 찍었다.

뽀잉 제로를 밟았으니,
다시 파리로 갈 날을 꿈꾼다.

2016.08.11


노트르담 드 파리 뮤지컬, 오리지날 팀의 내한 공연이 있을 때
나는 파리 여행에 대한 추억과 화재의 안타까움을 함께 가지고 뮤지컬을 봤었다.
그 중 마지막 커튼 콜에서 ‘대성당의 시대(Le temps des cathédrales)’를 영상으로 담았었다.

곱추 ‘콰주모도’도 그렇지만 이야기를 전해주는 ‘그랭구와르’도 노래 너무 잘 한다.
그리고 ‘에스메랄다’는 너무 이쁘다.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공연 중 / 대성당의 시대(그랭구와르 역 / 리샤르 샤레스트), 커튼 콜]

여행은 떠나기 전뿐만 아니라,
여행이 끝난 후에도 그때의 경험과 추억을 가지고 오늘을 살아가게 하고,
그런 경험에서 얻은 여러 생각이 또 자양분이 되어 나를 성장 시키는 것 같다.

2022년 11월,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날 내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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