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즈번에 오래 머물 수는 없었다.
우리는 농장으로 가서 일을 하고 돈을 벌어야 했고, 또 일자를 채워 세컨비자를 받아야 했다.
아쉬운 친구와의 만남은 뒤로 하고,
우리 세 얼간이는 다시 차를 몰아 최종 목적지인 번다버그로 가기로 했다.
브리즈번에서 번다버그는 약 350km 정도로, 서울과 부산 정도의 거리이다.
한국에서도 차로 서울과 부산을 오간적은 없었지만, 하루만에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이다.
아침을 먹고 번다버그로 향했다.
4일차 호주의 자동차 여행으로 이제는 호주의 고속도로와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호주의 고속도로는 큰 도시가 아니고서는 왕복 2차선인 경우가 많았고,
내 눈앞과 룸밀러로 보이는 내 뒤로는 끝이 없는 지평선을 바라볼 수도 있었다.
더욱이 이런 광활한 도로에 차량이 하나도 없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과속하지 않고 천천히 안전하게 차를 몰았다.
번다버그에 도착했을 때
시드니에서 같이 일했던 동생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번다버그, 농장에서는 백패커스에 머물면 그곳에서 연계된 농장으로 일자리를 알선해주고 있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어떤 백패커스에 머무는지에 따라 어떤 일을 하는지가 정해졌다.
동생이 있던 백패커스는 규모는 작았지만 양질의 일자리를 소개해주는 곳으로 유명해서
이미 많인 사람들이 머물고 있었고 빈 자리를 없었다.
우리가 도착할 것을 알고 며칠 전부터 빈 자리가 있으면 예약을 하려고 동생이 노력했지만
일자리가 좋아서 그런지 빈자리가 남지 않았다.
우리는 웨이팅을 하는 조건으로, 비용을 내지 않고 거실 쇼파를 빌려 하루밤 묵기로 했다.
번다버그에서 첫 날밤을 보냈던
풋프린츠(Foot Prints) 백패커스는 지금은 토마토 게스트하우스로 바껴 있었다.
혹시나 이곳 백패커스가 아니라면, 규모가 조금 크지만 패킹일을 주로 하는 옆 백패커스로 갈 계획이었다.
2009.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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