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의도했던 것은 아니었다.
저녁의 카오산 로드.
왜냐하면 한낮의 카오산 로드는
활동적이었지만 활발하지 않았었기 때문이었다.
[국외여행/태국 Thailand] – [태국(5)] 카오산로드 Khaosan Road (ถนนข้าวสาร, Thanon Khao San)
낮에 현지 여행사를 들리고 우연히 맞이한 카오산의 밤은
확실히 낮의 카오산과는 달랐다.
사람이 더 많았고, 활동적이었고, 흥겨운 음악과 음식이 있었다.
어떤 생명이 살아 숨 쉬는 것 같은 그런 곳.
카오산이었다.
펍Pub 앞에는 맥주를 먹으러 오라고 손짓하는 아리따운 여성들도 많았다.
낮과는 확연히 다른 저녁의 카오산이었다.
여러 펍Pub과 바Bar가 있었지만 혼란스럽지는 않았다.
질서를 지키며 카오산의 밤을 즐기고 있었다.
카오산의 밤은 먹고 마시고 얘기할게 너무도 많았다.
시간이 멈춰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전갈을 튀겨서 파는 사람이 여러 가게를 오가며 손님들에게 전갈을 권하고 있었다.
나는 감히 도전을 해보지는 못 하고, 멀리서 사진만 찍었다.
카오산에는 만나는 사람마다 반갑게 인사하고 대화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전갈에 도전하는 외국인이 있어서 카메라를 살짝 들었더니 찍어달라며 포즈를 취했다.
태국에는 곤충 간식을 즐겨 먹었는데,
나는 구경만 하고 도전을 해보지는 않았다.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카오산을 걷는 것은 설레는 일이었다.
존재 만으로도 설렘을 주는 곳이었다.
타이를 상징하는 옷을 여기저기에서, 저렴하게 많이 팔고 있었다.
가볍게 입기 좋은 옷이었고, 나도 나시를 하나 사서 기념으로 가지고 왔다.
저녁이었지만 기념품, 옷을 파는 가게들이 많이 있었다.
그리고 무엇 보다 길거리 음식이 참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팟타이가 가장 인기가 많았다.
나는 아직도 이때 먹었던 팟 타이 맛을 잊지 못한다.
정말 분위기와 바람, 공기, 음악까지 모두 맛있었는데,
이때 먹었던 팟 타이보다 더 맛있었던 팟 타이는 아직 먹어보지 못했다.
가게 밖으로 의자를 내놓고 발 마사지를 해주는 마사지샵 직원들도 있었다.
마사지가 저렴하니, 맥주를 마시면서도 발 마사지를 함께 받는 관광객이 참 많았다.
그 모습이 다들 즐겁고 흥겨워 보였다.
기념으로 헤나나 레게 머리를 하는 관광객도 많았다.
한국 사람들이 많이 찾아서 그런지, 한글로 적힌 간판도 볼 수 있었다.
술을 마시다 보면 벌칙도 받기 마련이다.
치마를 입고, 테이블 위를 한 바퀴 걸어가는 벌칙을 받았나 보다.
캣콜Cat call과 환호가 여기저기에서 흘러나왔다.
계속해서 라이브 음악이 들려오던 펍에 들려 잠시 쉬기로 했다.
창가에 자리를 잡으면 풍경이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2층으로 올라가 창가에서 내려다보는 카오산이 꽤나 운치가 있었다.
창가에 자리를 잡고 카오산을 흘러가는 사람들을 바라봤다.
낮에는 가게 안으로 들어가 있던 것이 밤이 되니 밖으로 나와서 가판이 되었다.
그 사이를 사람들이 오가며 얽히고설키고 부딪히며 카오산의 밤을 만들었다.
(2022년 8월의 카오산)
22년 8월에 찾은 카오산은 그때의 추억과 기억을 모두 삼키고 보여주지 않았다.
건물들은 재개발이 되어 있었고, 상점은 고요했다.
다만 클럽과 펍이 난잡해서 오래 머물고 싶지가 않은 곳이 되어 있었다.
아쉽지만
이렇게 사진과 영상과 기억으로 그날을 추억할 수밖에.
2013.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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