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는 한국보다 확실히 춥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길거리의 은행나무 단풍이 12월에 절정이었다.
한국의 10월, 11월 같은 늦가을 날씨 었다.
여행하기에 크게 춥지 않아 좋았다.
점점 동남아에서 한국 드라마가 유행을 하기 시작했다.
동남아 여행에서 불법으로 한국 드라마를 담은 CD가 유행하기 시작할 즈음이었다.
그런데 동남아가 아니라 일본에서 한국 브랜드의 화장품을 보니 왠지 기분이 좋았다.
오사카에서 휘어져서 움직이는 에스컬레이터를 본 적이 있는데,
물리학과 수학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직선을 오르고 내리는 에스컬레이터와는 뭔가 달라 보였다.
나는 이날 이후로 지금까지 휘어진 에스컬레이터를 본 적이 없다.
2009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소니나 HP의 노트북을 많이 사용했
상대적으로 삼성과 LG 노트북은 점유율이 높지 않았다.
소니 노트북 중에서 갖고 싶었던 노트북이 이 P시리즈 노트북이었는데,
포켓 PC라는 별명에 걸맞게 청바지 뒷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크기의 노트북이었다.
실제 TV광고나 잡지 광고에서 미모의 여성이 청바지 뒷 호주머니에 노트북을 넣고 다니는 광고가 인상적이었다.
나는 당시 이 노트북을 갖고 싶었지만 한국에서는 100만 원이 훌쩍 넘는 가격으로 쉽게 사지 못했는데,
일본 빅카메라(Bic Camera)에서 70만 원이 되지 않는 가격으로 살 수 있다는 가격표를 보고 마음이 크게 동요되었다.
하지만 일본에서 사지는 못했고, 한국에 와서 중고나라에서 좀 더 저렴하게 실제로 P시리즈를 구해서 한동안 잘 사용했다.
지금도 모니터가 고장 난 P시리즈가 우리 집에 있다.
시간이 되면 모니터를 교체해서 다시 옛날 감성을 느껴보고 싶다.
신사이바시 어느 악기점 앞에서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흘러나오는 악기 연주를 들었다.
지친 몸과 마음을 잠시 쉬어가기에 충분했다.
어떤 의미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인지 알 것 같다.
하지만 이왕이면 완벽한 한국어, 한글을 보고 싶었다.
그래도 전혀 없는 한글은 아니라는 점에 만족했다.
적어도 한글은 맞았다.
가보지는 않았지만, 일본의 최대 규동 체인점인 요시노야가 보였다.
들어가 좋아하는 규동을 한 그릇 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오사카, 간사이 여행을 하면서 오사카 하우스라는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렀다.
전날 밤, 늦은 시간에 숙소를 찾지 못해 오사카 밤거리를 무거운 케리어를 끌고 헤맬 때,
가던 길을 돌아와 여기까지 데려다줬던 일본인을 잊을 수 었다.
오사카와 간사이 지역은 간사이 패스가 있으면 교통비를 많이 아낄 수 있다.
일본이 교통비가 비싸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외국인에게만 판매하는 이 간사이 패스 덕분에 교통비 부담 없이 여기저기 잘 다녔다.
일본에서 일본TV로 보는 일본 드라마.
그 속에서 키무라 타쿠야를 만났다.
한창 일본 드라마에 빠져 있을 때라, 이렇게 만나니 반가워서 소리 내어 인사를 건넸다.
지금도 가끔 키무라 타쿠야가 주연으로 나왔던 히어로(Hero) 드라마와 극장판을 간간히 꺼내어 본다.
2009.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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