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학정 국궁교실에서 깍지법으로 만작까지 배우
고침 쏘기와 주살 쏘기까지 연습을 마쳤다.
고침과 주살을 쏘면서 발시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기는 했지만,
실제 사대에 써서 살을 낸 적은 없어서 느낌이 어떨지 궁금했다.
국궁교실을 다닌 지 거의 4개월 만에,
난지국궁장에서 활을 내어보기로 했다.
난지국궁장. 푸른 잔디와 하늘이 참 이쁜 국궁장이다.
황학정에서 활을 배웠지만 첫 사대는 난지국궁장에서 서게 되었다.
너무 감개가 무량했다.
황학정은 활터 가까이로 산책로가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황학정 사대에 서기 전에 난지국궁장에서 발시 연습을 하고 황학정에서 사대평가를 받는 순서로 진행됐다.
8월 말에 처음 난지 국궁장을 찾았다.
앞으로 3개월 가까이, 매주 토요일 아침에 난지국궁장에서 활쏘기를 할 예정이다.
난지국궁장은 가양대교 북단, 다리 밑에 위치해 있는데,
한강을 바라보며 살을 낼 수 있어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또 난지국궁장은 누구나 원하면 활을 낼 수 있어서 개방되어 있는 국궁장이라,
산책로를 따라 많은 분들이 오가며 구경도 하고, 또 활쏘기 체험도 할 수 있는 국궁장이었다.
사대 이용안내
난지 국궁장은 145m 국궁 과녁과 70~90m의 양궁 과녁이 같이 있었다.
우리는 국궁용 과녁 앞에 서서 활을 내었다.
국궁교실 연습용 활
첫 야외 습사에서는 38파운드 활을 들었다.
아직 궁력이 약해서 팔에 맞을 것 같았지만, 조금씩 활을 내며 궁력을 키워 보기로 했다.
‘나 때리지 마라, 국궁아!’
‘활은 임금님 뺨도 때린다’라고 했다.
내가 뭐라고 활에 안 맞을 생각을 하니..
요행을 바라지 말고 열심히 활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활은 초보를 알아본다. 기여이 얻어 맞고 말았다.
나의 바람과는 다르게,
첫 야외 습사, 첫 순, 첫 시부터 한대 심하게 얻어맞았다.
활이 초짜를 알아보는 것이다.
한 대 맞은 자국이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고 훈장처럼 남아 있었다.
그래도 50m도 못 날릴 것 같았는데 무겁터까지는 살이 날아가서 다행이다 생각했다.
도시락을 주문해서 같이 먹었다.
소풍을 가듯이, 함께 활을 배운 동기들과 도시락을 주문해서 같이 먹었다.
활도 배가 불러야 잘 쏠 거니까, 우선은 먹자. 먹고 힘내자.
활한테 얻어 맞고 붉게 물든 팔
시간이 지나면서 붉게 물든 팔이 더 선명하게 붉어졌다.
거기에 더해 팔이 부어 올라서 욱신거리기까지 했다.
그래도 이정도면 엄청 세게 맞은 편은 아니다.
맞으면서 크는 거다.
아픈 만큼 성숙하는 거다.
활과 친해지고 싶은데,
아직은 서로가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다.
2019.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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