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방콕(SO/ Bangkok)’에서 하루였지만 너무 편하게 잘 쉬었다.
방콕의 마지막 날,
이제 호텔을 체크아웃하고 남아 있는 시간을 알차게 보낼 때다.
놀 땐 놀더라도, 배는 채워야 했다.
5성급 호텔의 조식은 어떤지 궁금했다.
방콕의 호텔은 가격 대비 서비스가 너무 좋았는데 ‘소 방콕’도 5성급이라는 이름에 비해서는 가격이 저렴했
아침 조식은 종류가 참 많아 모두 맛보지 못할 정도였다.
레드 오븐 Red Oven
호텔 7층에 위치한 레스토랑이 호텔의 컨셉을 참 잘 반영한 것 같았다.
자유스럽고, 호탕해 보였다.
이른 아침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조식을 즐길 수 있었다.
한국사람들도 많이 찾는 호텔이라서 그런지
김밥과 김치도 마련되어 있었다.
한식이 그립기도 했고, 나는 밥을 먹고 싶어서 볶음밥과 김치를 곁들여 아침을 맛있게 먹었다.
아침을 먹으면서 주변을 둘러보는데 내부 인테리어가 참 이쁘다는 느낌을 받았다.
천고가 높아서 천천히, 느극하게 식사를 하기 좋은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통유리로 탁 트인 시야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왜 레스토랑이 7층에 위치했는지를 창 밖의 풍경을 보고서 알게 되었다.
길 건너 룸피니 공원이 있어서 숲을 내려다볼 수 있었
또 멀리 도심의 높은 빌딩을 바라볼 수 있어서 좋았다.
빨리 아침을 먹고 공원을 산책해 보기로 했다.
아침을 먹고 다시 방으로 와서 체크아웃 준비를 했다.
낮에 보는 전망은 정말 좋은 호텔이었다.
짐을 싸다 말고 이 풍경을 또 멍하니 바라보기도 했다.
시간과 여유가 있다면 조금 더 방에 머물다 나가고 싶었지만, 아직 가봐야 하는 방콕 관광지가 많았다.
짐을 들고 방을 나와 9층에서 체크아웃을 했다.
받았던 키를 반납하고, 무거운 캐리어를 잠시 보관했다.
짐을 맡겼더니 보관증을 나눠주셨다.
체크아웃 때까지 서비스가 참 좋은 호텔이었다.
방콕에서 마지막 날 일정은 룸피니 공원을 산책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호텔 앞 큰 길을 건너면 바로 룸피니 공원으로 갈 수 있었다.
룸피니 공원 สวนลุมพินี, Lumphini Park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라마 6세는 불타의 공덕을 기리고자
자신이 기증한 방콕 중심부에 공원을 조성하게 했다.
불타의 탄생지역인 ‘룸비니’에서 이름이 유행했고, 태국어로 공원인 ‘쑤안’을 붙여 ‘쑤안 룸(Suan Lum)’으로 부른다.
공원 외곽 산책길을 돌면 2.5km 거리가 되고, 공원 내부에 인공호와 다양한 시설들이 갖추어져 있다.
공원의 남서쪽 입구에는 라마 동상이 세워져 있고 그곳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굳이 남서쪽 입구로 가지 않고 호텔 바로 앞에 있는 남동쪽 입구로 공원을 찾았다.
공원 입구에 작은 탑이 있어서 이곳이 불교에 근원을 두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정작 저 탑은 시계탑일고 이름이 적혀 있었는데
상단에 시계가 있어서 현재 시간을 알려주고 있었다.
금요일, 아침 10시 정도였는데 공원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10시부터 엄청 덥기도 했고 평일이어서 그런 것 같았다.
다행히 공원을 찾은 형과 나는 전세산책을 즐길 수 있었다.
나무가 참 많아서 눈이 참 시원했다.
더웠지만 그래도 천천히 걷기에 참 좋은 공원이었다.
공원에는 큰 호수가 2개, 또 작은 호수가 2개 있었다.
호텔 쪽 입구로 공원에 들어서면 큰 호수 2개 중 하나를 만날 수 있다.
호수 근처로 잔디가 있고 또 키 큰 나무들이 많아서 그늘에 쉬기 좋은 곳이었다.
큰 공원과 넓은 호수도 참 좋은데
공원 건너 높은 빌딩이 보이는 것이 서울의 여의도나 서울숲과도 비슷한 모습이 보였다.
내 고향 부산에는 이런 공원이 있었는지 잘 떠오르지 않았다.
룸피니공원을 찾기 전에 공원에 가면 왕도마뱀을 만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데 진짜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도심 한가운데에 있는 공원에 큰 도마뱀이 있을까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호수를 잠시 바라보고 있으니까 잔잔한 호수에 물결을 만들며 수영을 하는 도마뱀이 보였다.
머리를 물 밖으로 내밀고 유유히 수영을 하는 모습을 보니 신기해서 우와~ 하고 소리를 질렀다.
동물원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도마뱀이었다.
한참을 구경을 하고 있는데
녀석이 수영에 지쳤는지 우리 옆으로 해서 물 밖으로 나왔다.
가까이 가기는 무섭고 미안해서 멀리서 카메라 줌을 이용해 사진을 찍었다.
사람에 익숙한지 쓱 우리를 한 번 보고도 큰 미동 없이 휴식을 취하는 도마뱀이었다.
생각보다 엄청 컸는데
조금 무섭게 보이는 외모와 달리 엄청 순하고 착했다.
[룸피니공원 왕도마뱀]
잠시였지만
왕도마뱀과 친해진 것 같아서 좋았다.
그들이 사는 동네에 내가 잠시 다녀간다.
공원 안에 여러 건축물이 있었는데 관리가 잘 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의미가 있을 것 같았는데 설명해주는 것이 없어 아쉬웠다.
그래도 형과 함께 이 건축물이 왜 여기 있을까, 어떤 의미가 있을까를 서로 얘기하며 공원을 걸었다.
물속에는 사라도 있었다.
한국에서 온 우리 형제에게 빼꼼 인사를 하는 모습이 귀여웠다.
오래 기다려도 뭍으로 나오지 않아 좀 더 자세히 볼 수는 없었다.
더워서 물 속에만 있으려나 보다.
길 건너 보이는 소 방콕(SO/ Bangkok) 호텔
호텔에 며칠 머문다면 매일 아침 다녀가도 좋을 공원이었다.
산책길은 차도처럼 보이는데 차는 다니지 않고 가끔 공원을 관리하는 카트만 오가는 게 보였다.
아스파트길로 산책을 하기 좋게 길을 만들어 뒀다.
벤치에는 고양이도 낮잠을 자는 공원이었다.
말을 걸어도 시선을 한번 주고는 금방 다시 잠에 빠져드는 고양이었다.
날씨가 더워서 고양이가 행동이 느리고 잠이 많았다.
공원을 다 둘러보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
공원을 가로질러 반만 구경을 하고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기로 했다.
공원을 나와 택시를 잡아타고 이동을 했다.
30분 정도를 천천히 걸었는데 그 사이 땀이 나고 조금 지쳤다.
택시에서 나오는 에어컨이 참 감사하게 느껴졌다.
방콕에서 마지막 일정을 보내기 위해 택시 안에서라도 체력을 보충해야 했다.
2022.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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