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을 떠나 파타야로 가기로 한 날
아침에 눈을 떴는데 밤새 내리던 비가 기치고 맑은 하늘이 나타나는 날씨를 확인할 수 있었다.
창 너머로, 노랗게 흘러가는 짜오프라야 강 건너 왓아룬 사원이 잘 잤는지 안부를 건네주는 것 같았다.
정말이지 이번 방콕 여행에서 여기 첫 호텔은 이 풍경이 정말 다 한 것 같아서 너무 만족스러웠다.
왓 아룬을 확대해 보니, 이른 아침부터 사원을 찾아 탑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보였다.
나와 형도 어제 저곳에서 저렇게 사원을 구경했었다.
이렇게 건너편에서 지켜보니 또 느낌이 새로웠다.
살라아룬 Sala Arun
호텔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조금 아쉬운,
하지만 일반 주택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편의시설이 좋은 그런 숙소였다.
나는 아침에 일어난 이후로 씻지도 않고,
이 풍경을 떠나 보내기 싫은 마음을 담아, 한참을 이렇게 창가에 서서 왓아룬 풍경을 감상했다.
덕분에 방콕에 머무는 3일 동안 참 잘 지내가 간다.
숙소를 체크아웃하고 나와
방콕을 떠나기 전에 손에 땡모반을 들고 이동하고 싶었다.
이 정도면 정말 우리 형제는 여기 땡모반에 진심 진심 진심이었다.
정말 맛있는 땡모반
방콕의 땡모반이 다 맛있지는 않을 건데, 여기 주스바(Juice Bar)는 땡모반 정말 끝내주게 맛있다.
땡모반을 마시며 주인 아주머니와 잠시 대화를 나눴다.
이제 우리 형제를 알아보시고 반갑게 인사를 건네주시는 사장 아주머니
오늘 우리가 파타야로 간다고 하니, 아주머니 고향이 또 파타야라고 하셨다.
그 얘기에 또 서로 한참을 웃으며 내화를 나눴다.
정이 참 많으신 아주머니셨다.
여행을 와서 이렇게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정말 큰 행운이다.
여행이 끝나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남는 것은 음식과 사람들뿐인 것 같다.
12시가 한참을 지나서 지하철을 타고 이동을 했다.
방콕에서 파타야로 가기 위해서는
방콕 에까미아(Ekkamia) 버스터미널에서 파타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타야 한다.
터미널까지는 지하철을 이용해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에까미아 역에 내리면 출구와 터미널이 바로 이어지는데
외관은 부산 범일동에 있는 시민회관과 꼭 닮아있는 외관이다.
10년 만에 찾은 터미널이었지만 예전 모습 그대로 있어줘서 참 반가웠다.
이곳에서 파타야로 가는 시외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딱히 사전에 예약을 하지 않더라도 버스자 자주 있기 때문에 금방 버스를 이용할 수가 있다.
터미널 내부의 모습
파타야로 가는 버스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래서 티켓을 사는 창구도 여러 곳이다.
하지만 사진의가장 오른쪽에 있는 파타야(Pattaya) 매표소에서 티켓을 사면 된다.
나머지는 미니버스를 이용해 파타야로 이동하는 티켓을 구매하는 창구인데,
시간은 큰 차이가 없지만 미니버스가 가격이 더 비싸다.
일반 큰 시외버스를 이용하려면 가장 오른쪽 매표소로 가면 된다.
티켓은 이렇게 반으로 쉽게 갈라지는 종이로 내어 주는데,
한 개는 고객 보관용, 나머지 하나는 기사님이 회수하는 티켓이다.
방콕에서 파타야 버스비는 131바트(약 5,300원)
시간은 약 2시간 가량 소요된다.
우리는 오후 1시 3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예약했는데, 기다림 없이 바로 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티켓에는 출발시간과 함께 버스 번호도 같이 기입되어 있는데,
내가 타는 버스는 48-60번 버스였다.
시간도 잘 봐야 하지만, 버스 번호도 잘 보고 타야 엉뚱한 곳으로 가지 않는다.
승강장에 많은 미니버스, 미니밴이 정차되어 있다.
파타야로 가는 미니버스도 많이 있지만, 일반 버스를 타는 것과 시간 상으로 큰 차이가 없다.
일반 버스 승강장은 1번 승강장이다.
여기서 표에 기재되어 있는 시간에, 표에 기재되어 있는 버스 번호를 보고 타면 된다.
그렇게 승차한 버스의 내부 모습
자리도 지정석이기 때문에 표에 기재된 좌석번호를 찾아 앉으면 된다.
형과 나는 맨 뒷자석으로 배정이 되었다.
버스는 만석이었고,
에어컨 바람은 세상 시원해서 조금 추울 정도였다.
세상에서 가장 시원한 곳,
파타야로 가는 버스 안이었다.
버스에는 화장실도 마련되어 있었는데, 우리 자리는 버스 맨 뒷쪽 화장실 입구자리였다.
2시간 정도 이동하는 시간 동안 화장실을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서 불편하지 않았다.
발 앞으로는 작은 공간이 있어서 캐리어 몇 개가 놓여 있었다.
결박을 하지 않아 가지런했던 캐리어가 버스 출발과 함께 오와 열을 이탈하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누구 하나 신경쓰지 않고, 또 우리 자리를 방해하지 않아 이동하는 동안 불편하지 않았다.
그렇게 2시간 만에 도착한 파타야
버스에 내려서야 우리 버스 번호를 사진으로 찍었다.
안전하게 파타야까지 날 데려다 준 고마운 버스였다.
파타야에 도착하자 마자 숙소로 가기로 했다.
예약한 숙소는 바닷가, 해변 중앙에 있는 하드록 호텔이었는데
택시를 이용할까 하다가 파타야에 온 김에 ‘썽테우’를 이용해 보기로 했다.
썽태우를 같이 탔던, 맞은편의 참 이쁜 여성분
태국사람들 모두 다 친절하고, 이렇게 사진을 찍어도 싫어하는 모습은 없었다.
사실 이 사진은 내 옆에 있던 형이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인데
언제 이렇게 몰래 사진을 찍었지..??
썽태우는 작은 트럭을 개조해서 미니버스터럼 만든 교통수단인데
운전석 뒷편 사람이 타는 짐칸에는 사방이 뚫려 있어, 성태우가 달릴 때 시원한 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에어컨이 없어서 더울 때는 또 엄청 더운 매력이 있다.
정류장이 따로 없어서 원하는 하차지점에 벨을 눌러 세원 달라고 요청을 해야 한다.
요금은 1명 30바트, 약 1,200원
아마 현지인들은 더 저렴하게 이용을 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쁘지 않은 가격에 이용하는 재미가 있는 교통수단이다.
조금은 무뚝뚝했던,
그래서 처음에는 조금 무서웠던 썽태우 사장님, 아니 기사 아저씨
우리가 관광객인 것을 알고는 마지막에 해맑게 웃음을 지어 주셨다.
너무 감사했고 또 행복했다.
해변에 우리를 내려주고 유유히 떠나가는 썽태우
왠지 현지인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은 덤으로 느낄 수가 있었다.
해변에 도착해서는 조금 걸어서 호텔로 이동했다.
10년 만에 다시 도착한 하드락 호텔 (Hard Rock Hotel)
입구에 있는 수영장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나를 다시 맞아 주었다.
[국외여행/태국 Thailand] – [태국(13)] 파타야 하드락 호텔(Hard Rock Hotel), 파타야 거리 걷기
형이 호텔 수영장에서 수영을 해보는 것을 참 해보고 싶어 했는데,
파타야 하드락 호텔에서는 수영을 즐기지 못했다.
내일 다시 방콕으로 돌아가는 호텔에서 수영을 즐기기로 하고, 파타야에서의 하루를 온전히 즐기기로 했다.
호텔은 형과 둘이 하룻밤 묵기에 충분했다.
방콕의 살라 아룬 숙소는 풍경으로 선택했던 곳이라면
파타야 하드락 호텔은 호텔 다운 곳에서 편하게 쉬기 위해 선택한 곳이었다.
TV에는 내 이름이 적혀 있는 웰컴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요즘은 대부분 호텔에 체크인을 하면 만날 수 있는 모습이지만, 10년 전 나에게는 꽤나 신선하고 고마운 메시지였다.
무사히 파타야에 도착했다는 것에 안도하며
형과 간단히 짐을 풀도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다시 파타야 시내로 나가 보았다.
2022.08.17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