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택시를 이용해 카오산 로드에 도착했다.
어제 저녁에 많은 비로 인해 충분히 카오산 로드를 즐기지 못했기 때문에,
비가 조금 그친 오늘 저녁 다시 카오산 로드를 찾아 저녁을 즐기고 싶었다.
[국외여행/태국 Thailand] – [태국(25)] 방콕 카오산 로드, 비가 와서 더 쓸쓸한
카오산 로드 입구에는 로코(Rocco) 펍이 있는데
펍 입구에는 0km라고 하는 비석,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마치 세상의 중심은 카오산 로드라고 얘기하는 것 같았다.
확실이 비가 좀 그쳐서 그런지
어제보다 상점도 많이 열린 상태였고, 이곳을 찾은 사람들도 많아서 북적이는 느낌이 있었다.
10년 전 내가 기억하는 카오산 로드의 모습에는 아직 한참 못 미치지만
그래도 여행객의 성지, 방콕 카오산 로드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이는 것 같았다.
나는 형과 함께 내가 가진 기억과 정보들을 조합해서 카오산 로드를 열심히 설명하며 구경을 했다.
태국, 특히 방콕에는 다양한 먹거리가 있다.
그런데 악어고기를 먹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작은 악어 한 마리를 바베큐 형태로, 통으로 구워 팔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 새로웠다.
악어가 사람에게 참 위협적인 동물이지만,
반대로 악어에게 참 위험한 동물도 사람일 것이다.
카오산 로드 중앙에는 카오산 호텔, 카오산 팰리스(Khaosan Palace)가 위치해 있다.
카오산 로드가 10년 동안 참 많이 바뀌었지만, 여기 카오산 팰리스는 예나 지금이나 그 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 위치해 있었다.
그렇게 카오산 로드를 거닐다 들어선 어느 식당
Villa Cha-Cha Khaosan-Rambuttri 2
간단한 다이닝과 음료를 즐길 수 있는 펍 같은 식당이었다.
카오산의 작은 뒷 골목에서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형과 마주 앉아 간단히 술을 한 잔 마셨다.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또 방콕을 처음 찾은 형의 소감을 듣기도 했다.
참 즐거운 시간이었다.
파니 콜라다(150바트)와 싱가폴 슬링(150바트) 한잔씩을 주문했다.
간단히 마시기 좋은 칵테일이었다.
직원의 허락을 받고 카오산 로드 입구에서 산 두리안을 술 안주로 곁들이기로 했다.
나는 몇 번 맛을 봤고, 또 두리안을 참 좋아하는데
형은 두리안의 향과 맛을 소문으로만 들어 왔기 때문에 엄청 호기심 어린 모습으로 두리안 맛을 봤다.
그런데 형 입에는 잘 안 맞는지, 포크로 한 입 딱 먹어보고는 더 이상 먹지를 않았다.
나도 처음 두리안을 맛 봤을 때 조금 입에 맞지 않았던 기억이 있는데
형도 곧 두리안이 익숙해 지겠지,
또 오늘 이 날을 기억하면 맛있게 두리안을 먹고 있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리를 외부 테이블에 앉았기 때문에 간간히 담배 연기가 코를 찌르기도 했는데
또 선선히 부는 바람에 금방 흩어졌기 때문에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직원분들이 너무 친절해서 기분이 좋은 그런 식당, 그런 카오산 로드의 저녁이었다.
그렇게 술은 딱 한잔씩만 마시고는 더 늦기 전에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체크한 것은
창문 너머 왓아룬 사원이 어디 가지도 않고 잘 있는지였다.
비가 내린 방콕의 저녁은 아주 청명했
강 건너 사원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그렇게 호텔, 살라아룬(Sala Arun)에서의 마지막 방을 보내며 방콕에서의 추억을 차곡차곡 정리해 나갔다.
내일이면 방콕을 떠나 파타야로 이동을 해야 했다.
2022.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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