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학정 목련이 만개했다.
멀찍이 두고 바라만 봐도 참 좋은데
목련 나무 아래에서 활을 내면 그 기분이 또 참 좋다.
내가 만작을 하고 표를 보며 집중을 하고 있기나 말기나
목련 꽃은 잔잔한 바람에 우수수 떨어진다.
그 바람에 일렁이다 이끌리다
마지못해 떨어지는 꽃잎을
땅에 닿기 전에 하나를 잡아다 놓았다.
가까이에서 보니 정말 하얗다.
무릎 위에 올려 놓으니 다시 잔잔한 바람에도 날아갈듯 일렁인다.
바람에 흔들리는 건 내 맘 뿐이 아니었나 보다.
늘 그렇듯
욕심은 많고 실력은 부족했다.
어쩌다 길을 잃고 우연히 관중을 하는 살이라도 하나 있으면
그게 그렇게 소중하지 않을 수 없다.
시수가 조금 부족해도
하늘을, 바람을, 마음을 가르며 날아가는 살을 보면
눈을 떼지 못할만큼 참 예쁘다.
살이 날아가며 바람을 일으키면
고새를 못참고
또 목련꽃이 떨어진다.
이 맛에 활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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