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코로나의 여파가 다 가시지 않은 여름이었다.
해외여행에 아직 많은 제재가 있었지만 3년을 해외여행을 가지 못 하고 있던 시기였다.
참고 참고 참을 만큼 참고 또 참았다.
그러다 정부가 제시하는 방침만 잘 따르면 해외여행이 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고 그 즉시 해외여행을 계획했다.
아직 미주나 유럽으로 가기에는 너무나 많은 규정을 지켜야 했고,
또 한국으로 귀국할 때 많은 변수가 있어서 짧은 여름휴가 동안 다녀오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동남아,
그중에도 태국으로 여행을 다녀오자 맘을 먹었다.
태국, 그리고 방콕은 정확히 10년 만이었다.
그동안 어떻게 변했을지도 궁금했고, 10년 전 추억을 따라 여행을 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에서 정한 목적지였다.
마침 친형이 태국을 한 번도 가보지 않아, 이번에 휴가일정을 맞춰 함께 방콕에 가보기로 했다.
[국외여행/태국 Thailand] – [태국(1)] 태국 방콕 입국기, 그런데 베트남항공 비즈니스 클라스
10년 전 처음 방콕을 찾았을 때는 부산에서 베트남항공을 타고 경유를 해서 방문을 했었다.
이번에는 진에어를 통해 저렴하게 직항으로 방콕을 갈 수 있게 되었다.
인천공항도 3년 만이었다.
주차장에서 터미널로 향하는 저 복도가 너무나도 그리웠었다.
이렇게 다시 만나니 너무나 반갑고 또
코로나가 끝이 나는 것 같기도 해서 후련하고 시원하기도 했다.
해외여행이 조금씩 가능해지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해외여행을 떠나는 인파는 코로나 이전에 비하면 엄청나게 적은 숫자였다.
덕분에 널널한 인천공항을 이용할 수 있었다.
진에어(Jin Air) LJ003편
인천발 방콕행 비행기의 탑승수속은 K 카운터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2시간 일찍 도착을 했기도 했지만, 공항에 사람이 적어서 빨리 티켓팅을 할 수 있었다.
티켓팅을 완료하고도 2시간의 여유가 있었다.
딱히 공항에서 할 것도 없고, 집에서 아침도 간단히 먹고 와서 바로 게이트로 이동해 보기로 했다.
그렇게 게이트로 이동하려는데 진에어 직원분이 우리를 다시 불러 세우셨다.
발권에 조금 오류가 있어 티켓팅을 다시 해야 한다고 하셨다.
아마 오버부킹이나 좌석 지정에서 중복이 됐던 것일까.
이유를 묻지는 않았지만
나중에 비행기가 만석인 것을 보고 이런 류의 문제였겠거니 추측했다.
그렇게 다시 받은 새로운 티켓
좌석이 조금 뒤쪽으로 변경이 됐지만, 그래도 크게 상관 없었다.
오히려 진에어를 나타내는 초록색 티켓을 받게 되어 더 좋았다.
출국장도 많이 한산했다.
오랜만에 떠나는 여행길에 공항을 전세 낸 것만 같아서 뭔가 홀가분한 기분이었다.
지방에 살면서 일부러 이번 여행을 위해 서울로 온 친형은 인천공항을 처음 이용해 보는 것이었다.
덕분에 함께 여기저기 공항을 충분히 구경하고, 사진도 찍을 수가 있었다.
출국심사도 간편히 마칠 수 있었다.
인천공항은 자동입출국심사가 가능한 곳이기 때문에 여권과 지문을 스캔하고 빠르게 사진을 찍는 것으로 심사를 마쳤다.
나는 공항에 도착해서 출국심사를 마치고, 이곳 면세점거리에 들어서면
정말 여행을 떠난다는 실감이 나고는 한다.
이른 새벽이었지만 많은 상점이 정상영업을 하고 있어 우리를 반겨주는 듯한 모습이었고, 그래서 여행 가는 기분이 더 했다.
브리지로 가는 교차로
인천공항 게이트를 찾을 때는 게이트 번호 안내를 잘 보고 길을 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엉뚱한 곳으로 가버릴지도 모른다.
오늘 방콕행 진에어는 49번 게이트를 지정 받았다.
저가항공이지만 그래도 한국의 인천공항에서는 비교적 가까운 게이트로 지정을 해주는 듯 했다.
해외저가항공이었다면 100번 대 게이트를 할당 받아, 트레인을 타고 이동을 해야 했을지도 모른다.
게이트에 도착을 하니, 내가 타고 갈 비행기가 얌전히 정박해 있는 모습이 보였다.
진에어가 저가항공이다 보니 그렇게 큰 비행기는 아니었지만 늠름한 자태가 꽤나 믿음직스러웠다.
작아도 방콕까지 나와 우리 형을 안전하게 실어 날아 줄 비행기였다.
게이트는 1분도 지연되지 않고 정시에 열렸다.
국제선은 25분 전에 게이트가 열리는데, 문이 열리지 말자 나와 우리 형은 비행기에 탑승했다.
이렇게 널널한 브리지도 참 드문 현상인데,
어쩐지 이번 여행은 계속해서 뭔가 여유롭고 한가로운 여행이 될 것만 같았다.
8월, 한여름이었지만 브리지는 에어컨이 빵빵해서 엄청 시원했다.
기렇게 쾌적하게 성큼성큼 걸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보잉사에서 만든 B737 비행기
국내선으로 서울 부산을 오갈 때 많이 탔던 기종이었다.
좌석 배치는 3열-3열 배치인데
근거리 국제선으로는 손색이 없는 기종이기도 했다.
이륙 전 날씨가 썩 좋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서 이륙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비행기 안에서 창으로 밖을 보는 모습도 정말 오랜만이었다.
정말 떠나긴 떠나나 보다.
기내에서는 아직 마스크 착용이 권장되었다.
그리 길지 않은 비행이었지만, 비행기 안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갑갑하기도 했다.
그래도 오랜만에 여행을 가는 맘에 기꺼이 마스크를 끼고 비행을 즐겼다.
진에어는 저가항공이지만, 해외저가항공과는 다르게 기내식으로 간식거리를 내어주신다.
약밥과 머핀, 그리고 쁘띠첼 젤리가 전부지만, 그래도 간단한 끼니로 손색이 없었다.
무엇보다 오랜만에 하늘에서 먹는 기내식이라 정말 맛있었다.
출발할 때 하늘은 흐렸는데, 비행기가 순항고도에 오르자 그 어느 때보다도 청명한 하늘의 모습이 보였다.
이 모습이 너무 그리워서 이렇게 급하게 해외여행을 가고 싶었나 보다.
밤에 떠나는 야간 비행도 멋있지만
낮에 떠나는 낮 비행은 이렇게 새파란 하늘을 볼 수 있어서 좋다.
잠을 좀 잘 법도 한데, 설레임인지 설레발인지 계속 나를 깨어 있게 했다.
어제 충분히 잠을 잘 잔 덕분이기도 했다.
비행기가 방콕에 도착하기 전에 핸드폰 심카드를 교체했다.
이때 내 폰이 이심(eSim)을 지원하지 않는 기종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유심을 직접 교체해서 데이터를 사용해야 했다.
나는 해외여행 때 로밍보다는 이렇게 심(Sim)을 교체해서 데이터를 사용하는 편이다.
그렇게 안전하게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을 했다.
인천에서 방콕까지 5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시차 때문에 오전 8시 30분에 출발한 비행기가 방콕 시간으로 오후 12시가 조금 안 되어 도착했다.
한국과 태국은 2시간의 시차가 있다.
방콕 입국장에는 전 세계에서 모인 여행객들로 사람이 많았다.
입국장에 사람이 많이 몰려 공항을 빠져나가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았는데,
걱정과 달리 30여 분만에 입국장을 통과할 수 있었다.
해외여행을 가면 입국장에서 참 많은 시간을 뺏기기 마련인데, 이번 태국여행이 시작부터 이렇게 일이 술술 풀려 좋았다.
그렇게 정말 방콕에 도착을 했다.
3년 만에 시작되는 해외여행, 앞으로 더 많은 여행으로 즐거운 시간과 추억이 이제 막 시작되려고 하는 순간이었다.
오래지 않아 캐리어도 빠르게 찾아 들고 그렇게 공항을 빠져나갔다.
오랜만에 보는 태국어, 아니 타이어
자동차 타이어 말고 타이 랭귀지, 타이어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는 지하철이 잘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빠르게 방콕 시내까지 이동할 수 있어서, 우리 일행은 지하철을 이용해서 시내 숙소까지 이동하기로 했다.
공항철도는 공항지하로 바로연결이 된다.
무빙워크를 이용해 지하로 이동하면 빠르게 공항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
안내가 잘 되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었다.
10년 만에 찾은 공항이었지만
이동을 하면서 10년 전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것이,
마치 어제 방콕을 찾았던 것만큼 선명하게 지난 기억과 추억이 떠올랐다.
언제나처럼 방콕의 지하철은 참 청결하고 깔끔했다.
10년 전에 비해 노선도 더 늘어서 방콕 시내 구석구석을 더 편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반갑지만 새로운 방콕,
반갑지만 새로운 여행이었다.
202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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