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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쿠츠크에서 한국으로 가야 할 때가 됐다.
국제선 청사로 가기 전에 이르쿠츠크 국내선 청사에 먼저 들려야 했다.
아침에 맡긴 짐을 먼저 찾고 국제선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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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321
짐을 맡기고 받아뒀던 번호표를 잃어버리지 않고 잘 챙겨뒀었다.
덕분에 가벼운 마음으로 바이칼 호수 한나절 여행을 잘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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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찾아서 이제 국제선 청사로 이동을 했다.
딱 붙은 건물은 아니지만 걸어서 5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에 국제선 청사가 있었다.
공항 자체가 크지 않아 걸어서 이동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이번 내 열흘 여행을 함께한 내 캐리어(슈트케이스, SuitCase)와 크로스백
저 가방은 부산에서 2016년에 아디다스 마이런 마라톤에 참가해서 받은 가방인데
이후 내 여행에 늘 동행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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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7항공, C7-6303편
서울(인천)행 내 S7비행기는 오후 6시 30분에 출발해서 한국시간 저녁 11시 15분에 도착을 하는 일정이었다.
내일 월요일에 사무실 출근을 해야 하는데, 저녁 11시 도착이라 정말 알차게 이번 여름휴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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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팅을 하고 자리에 앉아서 시간을 보냈다.
공항은 크지 않았지만 국제선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터미널 안은 사람들로 엄청 붐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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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이 좁았기 때문에 다른 국제공항처럼 아무렇게나 이미그레이션을 통과할 수는 없었
티켓팅 후 순서를 기다려 항공편을 호명하면 그때서야 이미그레이션을 통과할 수 있었다.
세관 신고, 짐 검사하는 구역도 좁아서 한 줄 서기를 통해 구역을 통과해야 했다.
내가 여행을 하며 이용했던 국제선 공항 중에 가장 작은 공항이었지만
그래도 가장 정감이 가는 공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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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그레이션을 통과하니 바로 게이트 앞 대기실이 나왔다.
대기실 주변으로 작은 면세점이 있었는데, 공항규모가 작아서 면세점도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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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7항공권
어떤 나라에서는 비행기를 탈 때 항공권에도 이렇게 출국도장을 찍어 준다.
더 기념이 되고 좋다.
신기한건, 티켓에 게이트(Gate) 번호가 적혀 있지 않다.
이르쿠츠크 국제선 공항에는 게이트가 2개밖에 없다.
1번, 아니면 2번 게이트
그런데 그 게이트가 서로 붙어 있기 때문에 게이트를 표기하는 게 큰 의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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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주로에 S7항공 비행기가 정렬되어 있었다.
내가 타고가는 비행기인지는 확실하지 않았지만, 브리지를 바로 연결해서 비행기를 타는 건 아닌 것 같았다.
비행기 탈때 브리지로 바로 비행기를 타는 게 나름 재미인데, 이르쿠츠크 공항에서는 그럴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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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 없는 면세점이지만 그래도 가만히 앉아 있기 심심해서 면세점을 돌아다녔다.
나는 면세점 몇 곳을 둘러보다가 주류 면세점에서 선물용으로발렌타인을 하나 구매 했다.
연식이 있는 값비싼 발렌타인은 아니고, 술을 즐기는 지인과 간단히 맛만 볼 수 있을 정도의 달콤한 발렌타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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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밖에 없는 게이트지만
그래도 출발 시간이 되면 게이트 번호를 불러주면서 탑승하라는 안내방송을 해주신다.
방송을 들어보니, 인천행 6303편 항공 게이트는 1번이었다.
나도 늦지 않게 줄을 서서 비행기를 타러 활주로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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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멀리 활주로에 내 비행기가 나를 기다리고 서 있었다.
게이트에서 활주로까지도 멀지 않았기 때문에, 버스가 아니라 걸어서 비행기로 이동했다.
예전 호주의 골드코스트(Gold Coast)에서 일본으로 가는 비행기를 탈 때
걸어서 비행기를 타러 간 적이 있었던 것 같다.
이것도 다 추억이 된다.
[국외여행/일본 Japan] – [오사카] 시드니-골드코스트-도쿄, 그리고 오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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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륙하고 기내에서 주는 저녁을 먹었다.
생선을 함께 데운 밥과 빵, 치즈와 햄, 그리고 초콜릿을 받았다.
이르쿠츠크에서 인천까지 약 6시간 정도 비행을 했는데,
나는 이 저녁을 엄청 맛있게 먹고는 또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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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도착하기 전에
잠시 화장실에 들렀다가 비행기 내부를 사진으로 찍었다.
시트가 3-3열로 그리 크지 않은 비행기였다.
서울-부산을 오갈 때 자주 탔던 비행기 시트 열과 같은 비행기였다.
이 비행기를 타고 6시간을 날아 나는 유유히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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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일찍 사무실로 출근을 했다.
오랫동안 사무실을 비워두기도 했고, 새로운 마음으로 또 힘을 내어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물로 사 온 마트료시카와 러시아 초콜릿을 사무실 사람들과 나눠 먹으면서
짧지만 길었던 내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을 마무리했다.
2019.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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