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쏘기] 드라마 고려거란전쟁 속 양규의 활쏘기

 

 

[활쏘기] 드라마 고려거란전쟁 속 양규의 활쏘기

민속놀이/국궁, 활쏘기

2023-12-26 01:36:03




요즘 아주 즐겨보고 있는 드라마는 단연 KBS 고려거란전쟁이다.
공영방송 50주년을 기념해서 특별히 기획하여 제작한 대하사극이다.

11월 11일 첫 방송된 이후 오늘(12월 25일) 기준으로 13회가 방영되었다. (총 32부작)

평소 역사 드라마, 사극을 재미있게 보고는 했는데
이번 고려거란전쟁은 이전의 대하사극과는 극의 흐림이나 이야기 방식이 조금은 색다른 것 같아 더 즐겨보고 있다.

이전 사극이 주인공들과의 대화나 성우의 설명으로 이야기를 전개했다면
고려거란전쟁은 사건 위주로  빠르게 극을 전개하고 있어 재미도 있고 흥미도 있는 것 같다.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은
1010년(현종 1년) 거란족이 40만의 대군을 이끌고 고려를 침략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앞서 993년, 고려 서희 장군거란의 소손녕 장군과 담판을 지어
압록강 근처의 강동 6주(흥화진, 용주, 귀주, 통주, 철주, 곽주)를 회복한 거란의 1차 침략이 발생했었다.

그 이후 강조의 정변을 빌미로 거란 요나라의 성종(야율융서)이 고려를 다시 침략해 오는데
이것이 고려와 거란의 2차 전쟁, 거란의 2차 침입이다.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은 이 거란의 2차 침략을 주요 내용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1018년 거란의 3차 침략은 강감찬의 귀주대첩이 발생한 전쟁이다.)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이 그동안 많이 다루어지지 않았던 고려사를 다루었다는 점도 흥미롭지만
주요 내용이 또 거란과의 전쟁이라는 점이 참 흥미진진하다.

고려와 거란의 전쟁이라면 우리의 전통 활이 분명 활약하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하는 것도
내가 이 드라마를 즐겨보는 이유 중 하나다.

아니나 다를까,
드라마 6회에 흥화진 전투가 다루어지면서 도순검사 양규가 활을 사용해 수성전(守城戰)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나는 그 부분이 너무 흥미로웠다.





화공을 준비하는 양규
드라마에서 양규 역은 배우 지승현 님이 맡아주셨다.

나는 지승현 배우를 영화 ‘바람(2009)’에서 처음 알게되었다.
영화 속에서 참 인상적인 연기를 해주셔서 주인공 정우 배우와 함께
참 선이 굵은 연기를 하시는 분 같아 기억에 오래 남았다.

그 이후에도 지승현 배우는 영화 친구2(2013), 보통사람(2017), 이웃사촌(2020), 뜨거운피(2022),
그리고 드라마 태양의 후예(2016),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2016), 모범형사(2020) 등 여러 작품에서 만날 수 있었다.

도순검사 양규라는 인물은 고려거란전장에서 큰 활약을 하셨던 무신인데,
조선의 이순신과 비교가 되는 큰 공을 세운 장군으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순신의 찐팬이다.)

그 역할을 지승현 님이 열연을 하셨다고 하니 이번 드라마 속의 양규 역할에 더 애착이 갔다.
그래서 드라마 속의 양규와 흥화진 전투, 그리고 그 속의 전통 활쏘기에 대해서 정리를 해보고 싶었다.

흥화진 전투 1010년 11월 (현종 1년)
흥화진은 서희가 거란 소손녕과 담판하여 강동 6주를 확보한 이후 995년(성종 14년)에 구축한 요충지다.
거란은 1010년, 고려의 2차 침략 때 흥화진을 선점하기 위해 전투를 벌였다.
전투는 11월 17일부터 23일까지, 7일간 전개되었지만
결국 흥화진을 함락시키지 못한 거란군은 흥화진에 20만의 군사를 남겨두고
고려 서경(평양) 방향으로 남하하여, 통주성의 삼수채에서 강조 장군을 생포하는 등 크게 승리를 거둔다.
하지만 흥화진을 함락시키지 못하고 병력을 분산시킨 거란군은
결국 흥화진의 양규에 의해 후방이 교란되어 고려군이 반격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된다.

흥화진 전투는 고려거란 2차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정도로 큰 의미를 가지는 전투였다.
그래서 그 전투를 지휘했던 도순검사 양규가 이순신 장군과 견주어지는 것도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제 드라마 속 활쏘기를 한 번 살펴보자.

드라마를 보면 볼수록 우리 전통 활쏘기 고증을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만족스러운 점이 많지만 반대로 조금 보완이 됐다면 하는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
여기서는 좋았던 점, 그리고 아쉬워서 조금 보완했으면 하는 부분을 같이 얘기해보려 한다.
(드라마 관계자 님과 배우 님이 섭섭해하실 수도 있지만, 아쉽다는 것에 나쁜 의미는 없습니다.)





화살을 시위에 거는 모습
그리고 깍지(각지 角指 / 혹은 각환 角環)를 낀 엄지손으로 시위를 당기는 모습이 보인다.
우리의 전통 사법인 깍지사법을 가까이에서 이렇게 잘 표현해 주셨다. (한국 외 몽골, 중국에서도 깍지를 사용한다.)

드라마 속 깍지는 뿔을 깎아서 만든 암턱깍지로 보인다.
지금은 금이나 은, 동으로 만든 깍지를 사용하시는 분이 가끔 계시고,
또 편의상 나무나 플라스틱, 레진으로 만든 깍지를 사용하는 분들도 보인다.

다양한 소재로 만든 깍지가 있지만,
조선시대 기록으로 보자면, 활쏘기 할 때 가죽으로 엄지손을 감싸 시위를 당기는 깍지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당시 귀한 소의 뿔을 깎아서 깍지를 만들 정도로 뿔깍지가 흔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리고 또 다른 기록으로 보면 17세기 이전까지는 주로수깍지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는데,
그런 부분에서 보면 암(턱)깍지를 사용하는 11세기 양규의 모습은 현대적으로 재해석을 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국궁신문_깍지]

 

조대수(명나라 장수)는 항상 손가락에 가죽 깍지를 끼고 있어 나중에는 깍지와 손가락이 하나 되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게 정말 가능할까, 늘 호기심을 갖게 하는 내용이다.

또 철종의 어진을 보면 철종 왼손에  암깍지를 끼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는데
철종이 좌궁이었을 것이고, 암깍지를 사용했다는 짐작을 하게 한다.

정말 흥미롭다.





활터에서 내가 사용하는 암깍지
깍지 아랫쪽에 턱이 있어서 암턱깍지라고 하지만 보통은 암/수만 구분을 해서 암깍지라고 부른다.
저기 턱에 시위를 끼워 엄지손가락이 다치는 것을 방지하고, 시위를 끝까지 당겨 만작에 이루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내 깍지는 엄지손을 덮는 부분이 손가락 길이보다 조금 짧다.
그런데 나는 이 깍지가 발시할 때 잽싸게 시위를 뺄 수 있어서 좋다.
오히려 손가락을 다 덥는 깍지는 발시할 때 시위가 살짝 더 휘청이는 느낌이 들고는 한다.



다시 드라마로 돌아와서,
드라마 속 양규 장군이 시위를 당기는 모습을 보면, 엄지손가락이 집게손 밖으로 나와 있다.
암깍지를 사용하면 엄지손은 집게와 중지 안으로 들어가 시위를 걸어 당겨야만 한다.

엄지손이 밖으로 나온 지금 모습은 수깍지를 사용하여 시위를 당기는 모습이다.
혹은 깍지 없이 엄지와 집게를 이용해서 시위를 꼬집듯이 잡아 당기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적을 향해 불화살을 날리는 양규의 모습은 정말 멋졌다.
활이 살짝 엎어져 있는 모습이나 시위가 번개표시로 꺾여 있는 모습은 전통 활쏘기 모습을 잘 표현한 것 같다.

조금 아쉬운 점은,
줌 손을 조금 더 흘리고 하삼지에 힘을 주어 안쪽으로 활을 좀 더 밀어줬다면 어땠을까 싶다.



그렇게  멋지게 불화살을 날리는 양규의 모습, 불화살이 어두운 하늘에 하나의 밝은 점이 되어 날아 간다.
깍지손이 멋지게 등 뒤로 뻗어 있는 온깍지 활쏘기의 모습이다.

發如虎尾 발여호미 : 활을 발시한 이후, 깍지손을 호랑이의 꼬리처럼 펴라는 뜻

발여호미의 해석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있다.
호랑이의 꼬리를 잡아당기듯이 빠르고 힘차게 깍지손을 뒤로 뽑아라는 뜻이 있고,
호랑이 꼬리가 호랑이 등 끝에서 뒤로 쭉 뻗어 끝이 말려 올라가듯, 그런 모습으로 발시 후 깍지손을 뽑으라는 뜻도 있다.







전쟁의 시작을 알렸다는 효시 嚆矢, 우는 화살이라는 뜻이다.
화살 끝, 촉에 구멍을 내거나 동그랑 나무로 만든 장치를 달아 구멍을 내어
화살이 비행을 할 때 구멍 속으로 바람이 통과하면서 소리가 나도록 한 화살이다.

실제로 들어보면 소리가 엄청 크다.

[황학정 삭회_효시 시연]

습사 때 어쩌다 갑자기 효시를 쏘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라서 당황하고는 한다.
그 옛날 전쟁을 알리던 효시는 지금은 행사를 알리는 효시가 되었다.



흥화진 전투는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계속 이어졌다.
전쟁 속에서 정말 많은 화살을 날렸을 양규 장군이었을 것이다.

지금 만작을 하는 모습은 활시위를 끝까지 당기지 못 한 모습이다.
올림픽에서 한국이 금메달을 많이 가져오는 양궁은 시위를 입술까지 당기지만
전통 한국의 국궁, 활쏘기에서는 시위를 귀 뒤쪽까지, 깍지손은 어깨 위까지 당겨서 만작에 이루어야 한다.
전쟁 중에 많은 화살을 사용하다 보면, 분명 짧은 화살을 걸어 날려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을 것이다.
살이 짧으니 만작을 하지 못 하였을 수도 있다.







얼마나 많은 시위를 당겼는지, 이 장면을 보고 참 많은 생각이 들고 또 감정이 몰입되었던 것 같다.
양규의 깍지손인 오른손의 엄지손과 집게손이 물러터져 피가 나고,
또 음력 11월 추운 날씨에 피가 굳어가면서도 다시 살이 터져 피가 흘러나오는 모습이다.

실제 깍지사법을 사용하는 전통 활쏘기에서는
집게손 안쪽을 이용해 시위와 화살 오늬를 자연스럽게 안쪽으로 밀어 넣게 되는데
활을 많이 쏘다보면 집게손의 가장 아래쪽 마디 안쪽이 시위에 짓눌리게 된다.
그렇다 보니 활을 자주 내면 살에 상처가 생기거나 굳은살이 생기게 되는데,
양규의 손이 그런 깍지손을 잘 표현해 주는 것 같아서 이 장면을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

또 깍지를 낀 엄지손은 시위를 당기며 강한 활의 힘을 버티느라 엄지손 마디와 깍지가 맞닿는 곳에 상처가 났다.
전쟁 속 우리 활쏘기를 섬세하고 세세하게 참 잘 표현했다.









부상 당한 손으로도 계속 활을 쏘는 양규 장군
그런데 왜 계속 효시를 내시는지, 전쟁은 이미 어젯밤에 시작이 됐는데 효시는 이제 그만 쐈으면 했다.
아마 죽시가 다 떨어지고 부족하다 보니 가지고 있던 효시로도 적을 향해 발시를 하신 것이 아닐까

드라마 속 활의 모습은 아마도 우리 전통 각궁(角弓)을 표현하려 했던 것 같다.
우리네 전통 활인 각궁은 물소뿔과 소힘줄, 그리고 참나무, 산뽕나무, 대나무, 민어 부레풀을 이용해 만드는데
우리네 전통 활 중에서 아직까지 제작 방법이 전해지고 또 실제 습사용으로 사용되는 활이다.

드라마에 나오는 활은 그런 각궁을 표현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각궁을 표현한 개량궁을 사용하였을 것이다.
지금도 카본이 들어간 개량궁에 화피(樺皮)를 덮어 각궁의 모습을 한 개량궁을 많이 사용한다.

우리나라 전통 활은 각궁 외에도 모양과 재질, 용도에 따라 정량궁, 예궁, 목궁, 철궁, 철태궁, 동개활로 구분을 했다.
그런데 각궁 말고는 활에 대한 모습이나 제작법, 사법이 전해지지 않는다.

화살도 조선시대까지 목전, 철전, 예전, 편전, 동개살, 장군전, 세전, 유엽전과 같이 8종류가 있었다고 한다.

활과 달리 화살은 지금도 유엽전(버드나무잎을 닮은 화살, 화살촉이 납작하고 넓직하다), 편전(애기살)과 같은 전통 화살을 쉽게 볼 수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편전(片箭, 애기살 혹은 동전 童箭)을 참 좋아한다.

작지만 강한 우리네 활, 그리고 편전

실제 활터의 사대에서는 습사를 할 수 없지만, 기회가 되면 조선의 비밀병기, 최종병기 편전을 사용해 보고 싶다.

지금은 편의상 카본(탄소섬유, Carbon)을 넣어 만든 카본활과 카본화살을 많이 사용한다.
그리고 화살의 촉을 둥글고 뭉툭하게 만들어 관중을 하더라도 화살이 과녁에 꽂히지 않고 튕겨져 나오도록 했다.



계속 효시만 내고 있네,라고 생각을 하는 것 같은 모습의 양규
사용할 화살이 부족해서 효시라도 사용해야 했을 만큼 처절한 전장의 모습을 표현한 것 같다.



그래도 발시할 때 모습은 정말 멋있었다.
줌 손에 힘이 빠져 시위가 팔에 스치지 않을까 조마조마하기는 했지만

양규의 허리춤으로 전시 때 마상용으로 사용하는 동개살(대우전 大羽箭)을 넣는 동개, (鞬)이 보인다.

동개살은 길이는 조금 짧지만, 안정적인 비행을 통해 명중률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화살 끝에 깃을 아주 크게 달았다.

드라마에서 보이는 화살은 유엽전으로 보인다.
유엽전 살대는 대나무, 오늬는 광대싸리로 만들고 깃은 꿩깃으로 단 화살이다.

화살촉은 시우쇠(정철 正鐵)로 만든다.



또 드라마에서는 활쏘기 중에 시위가 끊어지는 모습도 나온다.
지금이야 극세사(폴리에스테르), 화학재료로 만든 시위를 사용하기 때문에 시위가 끊어지는 일은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밀랍을 잘 바르고 관리만 잘한다면 정말 오래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옛날 전통활의 시위는 명주실을 사용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누에를 통해 얻은 명주실이 비단을 만들 만큼 질긴 실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금의 극세사 실과 비교하면 강도가 약하고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 활을 내게 되면 마찰과 진동으로 시위가 끊어지기도 했다고 한다.

당시 전장에 나가는 궁사들은 실제로 여비 시위를 항상 챙겼어야 했다고 한다.
그 모습이 드라마에서도 참 잘 표현이 됐다.



활을 다시 얹는 양규이 모습
그런데 활의 윗장을 잡고 아랫장으로 활을 얹는 모습이다. (출전피가 있는 곳이 윗장)

내가 활을 배울 때는 길이가 조금 더 길고, 힘이 조금 더 쎈
아랫장에 시위를 먼저 걸고 윗장을 잡고 올려 시위를 걸어 활을 얹는다고 배웠다.

하지만 싸움이 급하니 윗장으로 먼저 활을 얹었을 수도 있었겠다는 제작진의 의도가 숨어 있는 장면일테다.

양반다리로 활을 눌러 시위를 걸어 얹는 모습은
지금도 각궁을 올릴 때, 불을 넣은 활을 양반다리로 누르고 밟아 올리는 모습으로 자주 볼수 있는 장면이다.



새벽이슬이 맺힌 화살들이 성벽 방패에 꽂혀 있는 모습, 드라마를 촬영할 때 저 이슬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정말 무시무시한 전쟁의 모습이다.

이런 전장의 잔혹함은 다양한 방식으로 드라마에서 잘 표현이 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전쟁은 정말 너무 잔혹하다.
아쉽게도 일천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구는 전쟁 중이다.
언론에 보도되지 않는 잔인하고 잔혹한 모습이 많이 있을 전쟁이다.



양규 장군의 손이 더 많이 다쳤다.

확실히 앞서 다친 모습과 비교하면
살이 더 많이 찢어지고 채 아물지 않아 피가 집게손을 타고 흐르는 모습이 드라마에 그대로 나타났다.
당시에는 활을 이용한 방법 말고 수성전에서 적을 멀리 물리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지금도 활터에서 보면 시위에 살이 맞닿아 굳은살이 생기거나
살이 찢어지는 모습을 간간히 보고는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집게손을 보호하기 위해 가죽을 덧대어 활을 내고는 한다.
가죽을 대면 손을 보호할 수는 있지만 확실히 시위와 손의 감촉이 없어 얼만큼 시위를 짤 수 있는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간혹 발시할 때 시위가 집게손을 치고 나가거나, 너무 많이 쪼아서 오늬가 망가지기도 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나도 집게손을 보호하기 위해 가죽을 덧대어 활을 내고 있는데
나는 오늬가 망가진 적은 없지만 충분히 시위를 밀어주지 않아 발시 때 가끔 집게손에 시위가 스쳐가는 것을 느낀다.

이런 이유로

나에게 활을 가르쳐주신 사범님도 깍지 외 장비는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이 궁체를 바로 하는 것에 좋다고 말씀하셨다.



드라마에서는 활쏘기 의상도 잘 표현을 했는데,
이 장면에서 보이는 팔뚝의 끈은 활쏘기를 할 때 사용하는 습(拾)이다.
활팔찌라고도 하는데, 예전 우리 의상은 팔을 감싸는 부분을 넓게 만들었기 때문에
활쏘기 할 때는 시위에 걸리지 않도록 습을 이용해서 팔에 옷을 감싸고 활쏘기를 했다.

요즘 기성복은 전통의상처럼 넓거나 축 늘어지는 의상이 아니어서 습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줌손에 힘이 약할 경우 간혹 시위가 옷을 때리고 가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확실히 만작으로 얻은 활의 탄력을 모두 화살에 실어 보내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밤새 전쟁을 하느라 많이 지친 모습의 양규 장군이다.
드라마 내용에서도 순서를 정해 군사들이 돌아가며 잠을 자게 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하지만 양규 장군을 잠을 자지 않고 성을 지켰다.



양규 졸림
양규 잠온다
그렇게 밤을 새웠어요.









잠시도 쉬지 않고 흥화진을 지켰던 양규 장군
그리고 도순검사 양규와 늘 함께 했을 우리의 전통 활과 화살

그 활을 1000년이 지난 지금 내가 배우고 또 활을 내고 있어서 뿌듯하기도 하고 작은 책임감 같은 것도 생기는 것 같다.

내가 지금 배우고 있는 활쏘기와 고려거란전쟁에서의 활쏘기가 조금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1000년, 2000년 전에 사용하던 활과 화살, 그리고 사법으로 지금의 내가 활쏘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고주몽이 되고, 온달이 되고, 양만춘이 되고, 양규가 되고, 이성계가 되고,
또 이순신도 되어 보고, 정조 임금도 되어 보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드라마의 남은 이야기도 꼭 챙겨보면서 활쏘기가 나온다면 몰입해서, 주의깊이 봐야겠다.

[드라마 고려거란전쟁 6화,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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