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19)] 모스크바 지하철, 트베르스카야 거리, 그리고 차이콥스키 필하모닉

 

[러시아(19)] 모스크바 지하철, 트베르스카야 거리, 그리고 차이콥스키 필하모닉

국외여행/러시아 Russia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해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기차를 타고 7일 동안을 달렸지만 러시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만큼 큰 나라가 러시아였다.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도착했던 야로슬라브스키(Ярославский, Yaroslavsky) 역 앞에 있는

콤소몰스카야(Комсомо́льская, Komsomolskaya) 지하철 역을 이용했다.

지하철 티켓은 자동발매기를 이용하거나 매표소에서 구매할 수 있는데

매표소에는 영어가 가능한 창구가 따로 마련되어 있어서 나는 영어 창구를 이용해 보기로 했다.

그런데 내가 역을 찾았을 때는 영어가 가능한 창구(5번) 직원은 공석이었다.

그래서 7번 창구에 가서 영어를 이용해서 티켓을 구매하려고 했는데

7번 러시아 직원이 영어로 응대를 잘해주셔서 어렵지 않게 티켓을 구할 수 있었다.





티켓은 금액을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는 트로이카(ТРОЙКА, Troika) 카드가 있고,

정액제 카드인 예지느이(Единый, Edinyi)로 구분이 되어 있었다.

트로이카는 필요한 금액을 충전해 두고 사용하는 만큼 금액이 차감되는 방식이었다.

나는 모스크바에 3일을 머물 예정이었기 때문에 예지느이 3일권을 구매했다.

예지느이는 기간, 혹은 사용 횟수에 따라 구분되었다.

예지느이(Единый, Edinyi) 3일권 : 438 루블 / 약 6,200 원

모스크바 지하철은 한국의 지하철과는 구조가 조금 달랐다.

그래서 지하철을 타기 위해, 혹은 역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 안내판을 꼼꼼히 읽어야만 했다.

모스크바 지하
1. 역으로 드나드는 입구와 출구가 따로 있다. 입구는 초록색, 출구는 빨간색이다.
2. 지하철에서 WiFi(와이파이)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WiFi 사용가능한 객차에만 따로 표시가 되어 있다.
3. 안내방송은 러시아어로만 해주기 때문에 지하철 역을 인지할 수 있는 앱이나 지도가 있으면 편하다.
4. 출구는 번호가 표기되어 있지 않고 길 이름만 적혀 있다. 지도를 보고 길을 잘 파악해둬야 한다.
5. 같은 역이라도 환승역의 경우, 역 이름이 다르다. (이름이 같은 역도 있다.)
예를 들어 4개의 역이 만나는 아르바트 역1호선이 비블리오데카 이메니 레니나,
2호선이 아르바트스카야, 4호선은 알렉산드롭스키 사드, 그리고 9호선은 보로비츠카야 역이다.
이름은 다르지만 역 내에서 환승할 수 있는 하나의 역이다.



콤소몰스카야(Комсомо́льская, Komsomolskaya) 지하철 역

1호선과 5호선이 만나는 역이었지만, 2개 역이 이름이 같은 역이었다.

나는 붉은색의 1호선을 타고 숙소와 가까운 1호선 오호트리 랴드(Охотный ряд, Okhotnyy Ryad) 역까지 이동했다.





러시아의 지하철은 그 역사가 참 오래된 역이다.

1930년 대에 첫 번째 지하철이 달리기 시작했다고 하니,

영국 런던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참 오래된 역사(歷史, 驛舍)를 가지고 있다.

모스크바의 지하철은 2차 세계대전 때에서 계속 건설이 되었는데

이때 만들어진 역들은 독일군의 폭격을 피할 수 있는 지하 방공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땅속 깊은 곳에 역이 만들어졌다.

2차 대전 이후, 냉전 시기에도 역은 계속 만들어졌는데,

이때 만들어진 역사들은 핵 공격을 받아도 견뎌낼 수 있도록 튼튼하고 깊은 곳에 만들어졌다.

오래전에 만들어진 지하철 역이기 때문에 아주 노후되고 낡았을 것이라 생각을 했다.

그런데 내가 이용한 모스크바의 지하철 역은 엄청 깨끗했고,

마치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웠다.

다만 지하철 열차만이 낡은 모습 그대로 모스크바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었는데

나는 오히려 이런 지하철의 모습이 정감이 가고 좋았다.

나는 북한의 평양에는 가보지 않았지만,

러시아의 낡은 지하철이 북한 평양에 설치가 되었다는 것을 보면,

내가 이용하는 이 지하철도 평양의 지하철과 크게 다리지 않을 것 같았다.





오호트리 랴드 역에 도착했다.

한여름이었지만 한낮의 모스크바는 선선한 날씨였다.

숙소까지 10여분 정도를 걸어서 이동했다.





부산 광복동에는 겨울에 크리스마스트리 조명을 달아서 축제를 하는데

도심 곳곳에 이런 조명을 달아놔서 마치 축제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했다.



골목골목 조명이 계속 이어졌다.

밤이 되어 불이 들어오면 이 거리를 걸어보고 싶었다.



브라이틀링 시계 매장

저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내 숙소가 나타날 것이다.





그렇게 숙소에 도착해 체크인을 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 작은 방을 하나 예약을 해뒀는데

입구가 너무 가정집 같았고, 속소 문을 찾지 못해서 5층 건물을 오르락내리락 하며 겨우겨우 속소를 찾았다.

그리고는 조금 늦은 점심을 챙겨 온 햇반과 잔반으로 해결했다.





얼른 점심을 먹고 모스크바 1일 차 여행을 떠났다.

내 숙소는 큰길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 밤에 아주 조용했다.

하지만 늦게 숙소로 복귀할 때는 조금 무섭기도 했다.



붉은색 외벽이 인상적인 건물이 나타났다.

지도상으로 확인해 보니 수도원이라고 했다.

사진을 찍는데 한국의 K5 택시가 나타나서 반가웠다.

기아자동차가 러시아에서는 참 흔하다고 하던데 정말인 것 같았다.



수도원 입구에 높은 탑과 십자가가 인상적이었다.

러시아, 그리고 여기 모스크바에는 정교회 성당이 정말 많은데,

러시아 역사와 정교회는 따로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깊이 연관되어 있다.

러시아 정교회 건축의 특징 중 하나가 쿠폴(Купол)이다.

쿠폴은 양파처럼 둥근 머리를 한 지붕을 얘기한다.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는 환경을 고려하여 지어졌다고 한다.

우리에게는 테트리스(Tetris) 게임 속의 성 바실리 성당(Храм Василия Блаженного)이 유명하다.



러시아의 깃발과 화단이 예쁜 레스토랑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 같아서 잠시 쉬어가고도 싶었지만 모스크바에 머무는 시간이 길지 않아 아쉬웠다.

길을 따라 트베르스카야 거리(Тверская ул, Tverskaya St.)를 걸었다.

목적지는 따로 없었고, 그냥 거리를 걸으며 모스크바에 조금 익숙해지고 싶었다.

모스크바의 중심이 되는 트베르스카야 거리는 크렘린 궁전에서 시작해서 트베리를 지나

멀리는 러시아의 제2의 도시인 상트베테르부르크까지 이어지는 거리이다.





푸시킨 광장과 푸시킨 동상

이곳은 모스크바 사람들(모스크비치들)의 만남의 장소로 사용되는 곳이다.

여러 세기 동안 이 자리에는 스트라스트노이 수도원이 자리하고 있었다고 한다.

1937년 수도원을 이전하고 대규모 광장을 만들어 공원을 조성했다고 한다.

러시아의 대문호 푸시킨 사망 100주년을 기념하여 푸시킨 광장으로 이름 짓

1948년에 수도원 종탑이 있던 장소에 동상을 옮겨 세웠다.





평일 한 낮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원을 거닐고 있었다.

축제가 있을 때는 공원에 사람들로 가득 찬다고 한다.

예쁜 꽃들 사이에서 분가가 한가롭게 물을 뿜어내고 있었다.





스타벅스 트베르스카야 지점에 들렸다. (2023년 현재는 철수-폐업을 했다.)

유럽의 여느 스타벅스와 비슷한 모습,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매장 안에 있었지만

여기저기에서 러시아어만 들려와서 전혀 대화를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커피 이름은 영어로 주문을 할 수 있었다.



해외의 스타벅스에 가면

나는 그때그때 생각나는 이름을 아무렇게나 얘기하는 편인데

예를 들면 다니엘(Daniel), 샘(Sam), 빌(Bill), 스티브(Steve), 핸드릭(Hendrik), 과 같은 이름을 얘기하고 내 커피를 기다리고는 한다.

다 끝나버린 어벤져스 생각에 이번에는 토니로 커피를 주문을 했는데

이번에는 내 이름이 제대로 적혀 내 커피를 받아 올 수 있었다.

아메리카노 Tall : 245 루블 (약 3,500 원)





마야코프스키(마야콥스키) 동상

마야코프스키는 러시아의 시인이자 대문호이다.

이런 큰 광장과 공원에 러시아는 여러 대문호의 동상을 세워뒀다.

공원에서 모스크바 시민들이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참 여유로워 보였다.

거리를 좀 더 걸어서 멀리 가보고 싶었는데 길이 너무 길어서, 여기서 그만 돌아가기로 했다.







러시아의 유명한 작곡가, 차이코프스키를 기념하는 건물도 있었다.

차이코프스키(차이콥스키) 필하모닉인데, 계속해서 연주회가 열리는 것으로 보였다.





러시아 건물은 외관이 참 깨끗했다.

다채로운 색을 외벽으로 칠하면서도 밝은 색을 유지해 두었다.

그래서 거리를 걸으며 건물을 보면 마음마저 깨끗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반가운 삼성 Samsung

이제는 해외에서 삼성과 엘지 LG 같은 한국 브랜드를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아까 만났던 자동차 브랜드인 기아도 그렇고 현대도 마찬가지다.





건물 중에는 외관을 수리 중인 건물들도 있었다.

우리 같으면 그냥 일반적인 천으로 공사 중인 외벽을 가려 먼지를 방지했을 텐데

모스크바 건물들은 조감도 같은 천을 이용해서 외벽을 가려뒀다.

그래서 공사 중인 건물이지만,

공사가 완료된 이후의 건물의 외관을 떠올릴 수 있었다.

공사로 먼지가 날리고 소음이 발생하겠지만 저런 외벽이라면 주민들이 조금 더 양해를 해주지 않을까



다양한 마트료시카 матрёшка, Matryoshka

이따 모스크바를 떠날 때면 선물로 몇 개 구매를 해서 가고 싶어졌다.

인형 안에 또 인형이 나오는 러시아의 전통 인형, 마트료시카는 일본의 ‘후쿠로쿠주’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큰길을 걷고 돌아 다시 시내 중심가로 이동을 했다.

저녁에는 북한식당에서 평양냉면을 먹어볼 계획이었다.

시내 중심가를 조금 더 거닐어 보며 시간을 보낼 예정이었다.

중심가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았다.

2019.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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