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72)] 런던 소호의 저녁, 영국의 마지막 밤

 

 

[영국(72)] 런던 소호의 저녁, 영국의 마지막 밤

국외여행/영국 United Kingdom

2023-09-11 23:32:02






런던의 소호는 뉴욕의 타임스퀘어처럼,

런던 주요 거리가 한 곳에 만나는 곳이고 또 그만큼 유동인구도 엄청 많다.

그 한가운데 엄청 큰 옥외광고판이 있는데

그곳에 당당히 한국의 삼성 갤럭시, 현대 자동차의 광고가 빵빵하게 노출되고 있다.

해외 나가보면

까마귀도 반가운 법이다.



나까지 총 3명이 영국 여행을 시작했었는데 열흘의 시간이 쏜 살 같이 흘러갔다.

그리고 조금 전 저녁을 함께 먹고, 일행 중 한 명이 조금 일찍 한국으로 돌아가고 이제는 런던에 둘이만 남게 되었다.

우리도 내일 점심 비행기로 한국에 돌아가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이번 소호에서의 저녁에 영국 여행의 마지막 밤이 되었다.





한동한 소호 피카딜리 서커스를 떠나지 않고 로터리를 돌며 금요일 저녁을 느껴보기로 했다.

퇴근시간에 맞춰서 런던 직장인들과 많은 관광객들이 피카딜리 서커스에 모여들고 있었다.





거리를 거니는데, 바닥에 전 세계 국기가 그림으로 그려져 있는 것이 보였다.

당연히 저기 태극기가 눈에 띄어서 걸음을 멈추고 잠시 국기를 감상했다.

누구의 작품인지, 이렇게 런던 한가운데 한국을 알려줘서 감사하다는 맘을 전하고 싶었다.





국이 옆에 또 다른 큰 인물 그림을 바닥에 그리고 있는 거리의 예술가를 만날 수가 있었는데,

젊고 아리따운 여성 분이 손에 잔뜩 파스텔을 묻혀가며 바닥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스페인의 유명한 화가,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의 인물화였다.

실력이 정말 훌륭한 화가셨는데,

사진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록 그림이 정말 정교하고 현실적이었다.

그림에서 마주친 달리의 눈과 입이 나에게 뭐라고 얘기하고 있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이봐, 거기 자네!
런던엔 언제 다시 돌아 올 건가??





한참을 서서 그림 그리는 모습을 지켜봤다.

너무 정성 들여 그림을 그리는 모습에서 참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예술가였다.

잠시 쉬는 시간에 틈을 내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내가 사진 찍고 싶어 하는 모습을 모시더니 해맑게 웃으며 포즈를 취해주셨다.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해달라고 해서 바로 그렇게 했었는데,

최근에도 종종 인스타그램을 통해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나 반갑고, 또 이때의 기억이 떠올라서 좋다.

런던 거리의 예술가(Li.di) 인스타그램 가보기



다시 걸음을 걸어 소호의 골목골목을 누벼보기로 했다.

금요일 저녁이라 일찍부터 소호의 펍이 흥에 겨운 모습으로 나를 맞아주고 있었다.





런던이 좋았던 것은

큰길에서 조금만 안쪽 골목으로 들어와도 정말 색다른 런던을 느껴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단 몇 걸음으로 시간을 몇 백 년을 거슬러 갈 수 있는 매력,

그곳이 런던이었다.





금요일, 런던 소호의 펍

무지개 깃발이 걸려 있는 펍

시드니의 마디그라 축제가 생각이 났다.

[국외여행/호주 Australia] – [호주여행] 시드니 마디그라 축제 Sydney Mardi Gras Parade



길에 이런 소변기가 놓여 있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근처 어딘가에서 화장실 수리는 하나 보다 싶었는데,

그런데 바로 그때 술이 조금 취하신 남성 분이 이곳에서 소변을 보는 것이 아닌가.

이곳은 정말 길 한 복판에 세워진 남성용 간이 화장실이었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와중에도 화장실을 이용할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화장실을 이용하고 있었다.

신선한 충격을 받은 소호의 간이 화장실이었다.





Look Down, Look Down,Don’t look ’em in the eye !!
Look Down, Look Down, You’re here until you die !!

소호에는 여러 뮤지컬 전용극장이 위치해 있는데

단연 레미제라블 전용극장이 몫도 좋고 또 관광객의 시선을 끄는 옥외간판이 있어 참 인상적이었다.

런던에 머물면서 소호를 몇 번 오가곤 했었는데

정말 발길이 닿는 주요 거리에 레미제라블 극장이 있어서 자주 마주하게 되었다.

소호에서 길을 잃는다면 레미제라블 극장을 찾는 것도 방법이었다.





런던에 해가 지고 있었다.

노을이 오려는 듯 보이는 하늘이 잔잔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참 그림 좋~다!





나는 평소에 쌀국수를 먹으면서도 참 맛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여행을 다녀본 빈도에 비하면 비교적 베트남은 늦게 다녀온 편이다. (2022년에 처음 방문했다.)

쌀국수를 맛있게 먹었던 기억과는 별개로

런던을 거닐 던 지금 이 순간에는 굳이 베트남 쌀국수를 먹고 싶지는 않았었다.

조금 전 저녁을 맛있게 먹은 이유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런던의 저녁을 더 잘 느낄 수 있는 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평소 같으면 피자도 가끔 먹었을 테지만,

오늘은 이렇게 간판을 보는 것만으로 대리만족을 하고 말았다.

피자익스프레스(Pizza Express)는 영국의 피자 체인점이다.

하지만 영국에 머무는 동안 맛을 보지는 못 했다.



소호에는 한식당도 위치해 있는데,

소호 남쪽의 차이나타운 근처에 위치해 있어서, 방문을 한다면 접근성은 좋아 보였다.

2018년

점점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던 순간이었다.

저녁 시간에 맞춰 한식을 맛보려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는데, 나름 뿌듯해지는 순간이었다.









역시 영국 하면 펍 Pub 문화를 빼놓을 수 없다.

금요일 저녁, 런던 사람들은 모두 펍으로 몰리는데

소호는 정말 펍이 많아서 어느 펍을 가든 끝내주는 런던의 펍 문화를 즐길 수 있다.





그러다 정말 분위기 좋은 펍이 눈에 띄어 잠시 맥주를 마시며 쉬어가 보기로 했다.

펍 바깥까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맥주를 마시며 지나 온 한주를 둘러보며 안도하는 모습이 보였다.

Dog & Duck

나와 같이 남은 일행도 이곳에서 맥주를 한잔 주문했다.





동양인은 우리 밖에 없었는데, 다들 우리를 환대해 주었다.

맥주를 사서 밖으로 나와 우리도 서서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이번 여행을 되돌아보면서 조금은 아쉽고, 조금은 별 탈 없이 여행을 마치게 된 것에 안도했다.

그렇게 이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사진을 찍으려는데,

옆에 일행들도 카메라 앵글에 들어와서 포즈를 잡아주셨다.

이렇게 밝고 화기애애하게 같이 대화도 나누고 맥주를 마실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이 조금만 더 길었으면, 하고 아쉬워했다.

맥주를 마시고 소호를 조금 더 걸어 보기로 했다.



이제는 완전히 어둠이 내린 소호를 걷는 것도 참 매력이 있었다.

그러다 길가에 테이블을 놓고 저녁을 즐기는 무리가 보여 우리도 이곳에서 맥주를 한 잔 더 하자 했다.

저녁은 먹어서 배는 부르고,

방금 맥주를 한 잔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냥 호텔로 들어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일렀다.



실내가 조금은 고급스러워 보이는 식당이었다.

우리는 야외 테이블에 자리가 생겨서 얼른 자리에 앉아 주문을 했다.



언제나처럼 맥주를 우선 주문을 했다.

영국 맥주, 정말 맛있다.





우리는 에퍼타이저로 홍합요리 하나를,

그리고 메인 중에서도 홍합요리 하나를 선택해서 홍합에 맥주를 먹으려 했다.

주문을 그렇게 부탁드렸더니 직원분이 웃으면서 나를 쳐다봤다.

애피타이저로 홍합을 먹었는데 메인으로 다시 홍합을 주문하니 신기했나 보다.

한국에서 홍합탕은 정말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안주거리인데

유럽에서 홍합은 그렇게 저렴하지 않다.

그런 홍합을 2개나 주문해서 맥주를 마시니 조금은 의아했나 보다.

그렇게 홍합에 홍합을 시켜 간단히 2차 맥주를 맛있게 마셨다.





소호를 배경으로 천천히 맥주를 마셨다.

그리고는 너무 늦지 않게, 그리고 너무 취하지 않을 시간에 호텔로 돌아왔다.

금요일 밤의 소호는 정말 활기차고 흥이 넘치는 곳이었다.

런던에서의 마지막 시간을 그런 소호에서 보낸 것은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



2018.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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