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홍콩여행 이틀차
낮에는 홍콩 시내를 거닐며 홍콩 여기저기를 구경했다.
내가 어머니와 홍콩을 여행 중인 것을 알게 된
내 홍콩 친구 캐시 Keathy와 그의 남편 애드워드 Edward가
맛있는 저녁을 대접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한번 먹어보고 싶었던 북경오리,
홍콩에서도 유명한 페킹가든(Peking Garden)에서 만나기로 했다.
우리에게 북경오리(Beijing Duck, 北京오리)로 알려져 있지만,
이 요리의 정식 이름은 페킹덕이다.
페킹덕 Peking Duck, 北京烤鴨(북경고압)
중국의 수도 베이징(북경)의 전통요리로 특수하게 키워진 오리의 살과 껍질사이에 대롱을 꽂아
입으로 바람을 불어넣고 달콤한 소스를 발라 갈고리에 걸어 장작불에 3~4시간 동안 훈제한 요리다.
세계적으로는 베이징 덕(Beijing Duck)으로 알려졌다.
오리의 껍질과 고기를 밀전병에 싸 먹는데, 감칠맛을 내는 소스 ‘야장’과
오리 특유의 냄새를 없애기 위해 파나 오이채를 함께 얹어 먹는다.
여러 접시와 수저를 세팅해 주셨다.
어떻게 주문을 해야 할지 몰라 어머니와 나는 가만히 테이블에 앉아 처음 왔다는 눈치를 여기저기 흘리고 있었다.
영어가 적혀 있어서 주문이 불가능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떤 것을 시켜야 내가 아는 그 북경오리를 먹을 수 있을지 감이 오지 않았다.
결국 친구가 능숙한 모국어로 주문을 시켜줬다.
홍콩은 어딜 가나 따뜻한 차를 내어준다.
이점은 참 맘에 든다.
나는 한 여름에도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먹는 것을 선호한다.
한여름 홍콩은 한국처럼 덥고 습했지만, 식당을 가면 뜨거운 차를 우려내어주는 것은 너무 맘에 들었다.
어머니 역시 뜨거운 차를 좋아하셔서 우리는 몇 번이고 차를 더 달라고 부탁해서 음식과 함께 마셨다.
드디어 TV에서만 봤던 베이징 덕이 눈앞에 나타났다.
정말 오리 한 마리가 통째로 훈제가 되어서 올려져 있었는데,
생각보다 오리가 커서 넷 충분히 배부르게 먹고도 남을 정도의 크기였다.
본래 이렇게 큰 것인지, 아니면 나와 어머니를 위해 큰 사이즈로 주문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훈제 향과 먹음직스러운 모습에 흐뭇해했다.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었는데,
껍데기와 살코기를 발라 오이채에 싸서 먹으면 된다고 친구가 친절하게 알려줬다.
나는 친구와 대화를 하는 둥 마는 둥 하면서 허겁지겁 오리를 맛있게 먹었다.
어머니는 육식을 그렇게 즐겨하시지는 않는데
그래도 맛있다며 여러 점을 드시며 만족해하셨다.
친구에게 예의를 차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말 맛있게 잘 드시는 모습에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저녁을 먹고 친구와 근처 빅토리아 하버를 걸으며 대화를 나누었다.
오랜만에 만난 것도 있고,
어머니와 홍콩에 와서 먹거리 볼거리를 계속해서 추천해 주는 친구였다.
이런 친구와 영어로 대화를 하는 모습에
어머니가 한참을 신기하게 바라보셨다.
친구와 친구의 남편이 집으로 돌아가고,
어머니와 나도 홍콩의 밤거리를 걸으며 호텔로 돌아갔다.
홍콩의 맛집을 하나 알게 되어 기쁜 마음도 있었고,
북경 오리의 맛을 경험해서 행복한 마음도 있었다.
오랜만에 중경삼림 앞을 지나니,
예전 이곳을 찾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2017.08.13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