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터 교류의 목적으로
포천에 있는 대군정에 방문을 했다.
코로나 이전에는 이렇게 활터끼리 교류를 위해 회원들이 방문을 하기도 하고
음식을 나누고, 같이 활을 내면서 지냈다고 한다.
나는 2019년 11월에 집궁례를 하고
바로 코로나 때문에 이런 왕래가 있을 수가 없었다.
이번에 이렇게 공식적으로 교류를 하는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었다.
다른 활터에 방문해서 조금씩 활을 내보기는 했지만
이렇게 단체로 방문을 한 것은 처음이었다.
같이 활을 낸다는 것으로 이렇게 교류를 하고 함께 활을 낼 수 있어서 좋았다.
활터의 모습은 우리네와 비슷했다.
하지만 포천이라는 지리적인 점 때문에
서울 보다는 공기도 좋고 풍경도 좋은 활터였다.
황학정과 달리 평사로 과녁을 볼 수 있었다.
현대식 건물이 하나도 없고, 푸른 잔디와 소나무, 멀리 첩첩이 산이 보이는 곳에서 활을 냈다.
살을 치러 가는 연전 길
길도 참 곧고 이쁘게 나 있었다.
과녁 뒤에 푸른색 부직포로 살이 꽂힐 수 있도록 해뒀는데
살이 관을 넘거나 앞뒤가 나면 여지없이 뒤에 가서 꽂혀 버렸다.
덕분에 살을 찾기는 쉬웠다.
대군정에 간다고 하니 한번 다녀오신 분들은 모두
이 고기 불판에 대해서 얘기를 하셨다.
공장에서 사용하는 큰 톱날을 고기를 굽는 불판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크고 두꺼워서 놀라웠다.
불판에 열이 오르고 나니 고기가 빠르게 익기 시작했다.
고기를 엄청 올리고 야채도 함께 굽는데도 불판에 공간이 많이 남을 정도로 엄청 큰 불판이었다.
사람이 많았지만 고기가 끊기지 않고 배급이 되었다.
이렇게 활을 내고 야외에서 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것
활잡이로서 누릴 수 있는 호사 중에 하나가 아닐까
대군정을 찾은 또 다른 이유
야사(夜射)가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황학정에서는 야사를 금지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야사를 할 수 있다고 하니 참석을 안 할 수 없었다.
든든히 고기도 먹었겠다,
해도 떨어졌겠다,
어두운 공간에서 오로지 나의 감으로 살을 보내야 했다.
야사할 때는 관에 맞지 않더라도
화살이 균등하게 떨어지는 것이 좋다고 한다.
관중을 하면 더 좋겠지만,
관중을 하지 않더라도 화살이 동일한 곳에 떨어지면 궁체가 어느정도 갖추어져 있다고 보는 것이다.
내 활은 대부분 살짝 앞이 난 곳에 떨어져 있었다.
야사를 처음 해봤지만
낮에 하는 것과는 다른 매력이 있었다.
관중을 하고 싶은 욕심이 없어지고,
평소 내가 어떻게 활을 내는지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늦은 시간
황학정으로 돌아와서 활가방을 놓고 불꺼진 황학정 과녁을 사대에서 바라봤다.
황학정에서도 얘기가 잘 되어서
야사가 가능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2022.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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