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로가와에서 온천을 즐기고 밤늦은 시간에 후쿠오카로 다시 돌아왔다.
지인이 승합차를 운전을 해줘서 일행이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저녁을 먹어야 하는데, 오늘 저녁 일정에는 니파티에 가서 배부르게 먹을 예정이어서
집 근처에 있는 라면 포장마차 거리에서 간단히 라면을 먹기로 했다.
젊은 사장님 혼자사 라면을 팔고 있는 포장마차에 자리를 잡았다.
400엔에서 600엔 정도로 라면 한 그릇을 먹을 수 있었는데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간단하게 한 끼 먹기 좋았다.
나는 챠슈라면을 시켰는데
일본 라면은 투명한 국물을 짭짤하게 우려서 면을 넣어 먹는다.
한국의 신라면이나 너구리처럼 빨간 국물은 먹지 않나 보다.
김치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라면을 먹는 내내 했었다.
라면을 먹은 후에는 근처 니파치 니시진점(ニパチ西新店)을 찾았다.
니파치는 정해진 금액을 내고, 정해진 시간 동안 무한으로 술을 먹을 수 있는 주점이었다.
니파치 ニパチ
2시간 혹은 3시간 동안 무한으로 술을 먹을 수 있는 주점
가격 : 1인 당 2시간 3,000엔, 3시간 3,500엔
영업시간 : 오후 4시부터 익일 새벽 2시
술 외 안주는 정해진 가격으로 주문해서 먹을 수 있다.
후쿠오카에 여러 지점이 있다. (내가 찾았던 니시진점은 2022년 현재 폐점한 것으로 보인다.)
내가 찾았던 니시진점은 폐점한 것으로 보이는데,
후쿠오카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은 오하시지점(ニパチ 大橋店)인 것 같다.
산토리하이볼도 무한으로 마실 수 있는데,
주어진 시간 내 많은 술을 마시기 위해서 부지런히 주문을 했어야 했다.
술을 어지간히 즐길 수 있다면 시간 내 본전을 챙길 수 있을 것 같다.
한 잔을 주문하고,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다음 잔을 주문하면서 여러 잔을 마시며 저녁을 즐겼다.
메뉴판은 전부 일본어로 적혀 있다.
술 메뉴판에 가격이 “0엔”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니파치에서 술과 안주를 주문하는 방식이 참 재미있는데,
직원을 계속 불러서 주문하는 방식이 아니라, 볼펜처럼 생긴 포인터로 주문판을 꼭꼭 누르면 주문이 되는 방식이다.
[니파치에서 주문하는 방법]
주문하는 방식이 신기해서 조금조금씩 여러 번, 돌아가면서 한 번씩 주문을 했었다.
먹고 싶은 메뉴를 찍고, 주문 수량을 찍고, 추가할 메뉴 찍고, 수량 찍고, 그리고 주문 넣으려면 주문버튼 누르고!
참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었다. (목소리가 은근 중독적이었음)
이자카야에서 판매하는 안주들을 다양하게 먹으며 술을 마실 수 있었다.
니파치는 일본에만 있고 한국에는 아쉽게도 지점이 없는데,
한국에서는 도저히 수지가 맞지 않아 오랫동안 가게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아닌 게 아니라,
우리는 2시간 정액 금액을 지불하고 즐겁게 술과 안주를 즐기고 있었는데
점원이 갑자기 산토리 위스키가 모두 동이 나서, 더 이상 산토리 하이볼은 주문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를 했다.
재료가 일찍 소진되기도 했고, 조금 일찍 가게 문을 닫을 예정이라 양해를 해달라고 했다.
지불했던 비용을 넘어 충분히 마셔서 별 다른 이의제기는 하지 않았는데 하이볼을 양껏 다 마시지 못해서 아쉬웠다.
니파치에서 이번 여행을 정리하기도 하고 공유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이볼이 적어서 좀 아쉬웠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서 간단한 안주와 술을 사서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나는 일본 편의점에 가면 꼭 UFO라면을 기념으로 사 오는데,
간단히 뜨거운 물만 부어서 먹을 수 있는 소바인데, 맛도 괜찮다.
집에 쌓아두고 일본 여행 생각이 날 때면 하나씩 꺼내 먹고는 한다.
지인의 집에서 간단히 술을 마시며 이야기하느라 쉽게 잠들지 못했다.
짧은 여행일수록 여운은 길고 아쉬움은 많다.
이렇게 후쿠오카 여행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2016.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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