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12)] 하노이 기찻길 카페, 하지만 접근금지

[베트남(12)] 하노이 기찻길 카페, 하지만 접근금지

국외여행/베트남 Viet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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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요셉 성당을 나와 서쪽, 하노이 중심가로 이동했다.

예전 언젠가 TV에서 본적 있는, 하노이 기찻길을 한 번 가보고 싶었다.

특별히 이름이 있는 곳이 아니라, 정말 말 그대로 기찻길이 놓은 곳이라 했다.

좁은 외길의 기찻길이 휘어져 돌아 나가

철길 좌우로 예쁜 카페와 주민들이 집을 지어 살고 있는

잔잔하면서도 아담하고, 또 예쁜 기찻길이라고 했다.

기찻길까지는 성요셉 대성당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었다.

하노이 거리를 걷는데 여기저기 정원이 잘 가꿔진 주택 건물이 눈에 들어 왔다.

주택인지 아님 관공서인지,

어쨌든 하노이 시내에서도 부자들이 많이 사는 동네이거나, 아님 주요 관공서가 있는 중심가 같았다.

무슨 특별한 날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베트남 국기도 길거리에 많이 게양되어 있었는데,

실제로 베트남 국기를 보니 붉은색이 참 강렬한 느낌이었다.

국기 가운데 샛노란 별 하나가 홀로 떠 있었는데

붉은색과 노란색이 강렬한 대조를 이루어 인상적이었다.

기찻길에 거의 다다랐을 때 쯤

분위기 좋은 카페와 식당이 즐비한 어느 골목을 만날 수 있었다.

잘 정돈된 거리와 간결하게 놓인 의자들이 뭔가 기분을 좋게 만드는 골목이었다.

아직 점심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었지만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고, 각자 차를 앞에 두고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 골목은 얼마전 유튜브 핑계고에서 풍향고 멤버들이 하노이를 찾았을 때

기찻길을 가다가 우연히 들러 점심을 맛있게 먹었던 골목(P. Tống Duy Tân)이다.

그렇게 찾아간 하이노의 기찻길

길게 뻗는 철길이 참 시원스러워 보였지만

한편으로 좌우에 바짝 들어서 있는 주택들이 조금은 아슬아슬해 보이는 곳이었다.

듣기로는 아기자기하고 예쁜 카페가 많다고 하던데

한 눈에 카페를 찾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길을 따라 조금 나아가 보기로 했다.

걷다 보니 조용한 주택가는 사라지

상점과 카페가 많이 모여 있는 철길이 나타났다.

이곳이 그 유명한 하노이 기찻길이겠거니 생각을 하는 순간

아차,

사람들이 기찻길을 따라 더 이상 들어가지 않고 입구에 서서 사진만 찍고 있었다.

나처럼 이곳의 아름다운 풍경과

코 앞으로 지나가는 기차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셔보고 싶은 기대로 이곳을 찾았을 관광객들일 텐데

길이 막혀 그러지 못하고 있는 모습들이었다.

좁은 철길 위로 육중하고 우람한 기차가 지나고,

길 양옆으로 바짝 땡겨 앉아 커피를 한잔 마시며 그런 기차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유명세를 얻은 곳이었지만

또 그만큼 분명 위험한 곳이기도 했다.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었지만

참 많이 아쉬웠다.

폐쇄를 하니, 마니 많은 얘기가 있었던 것 같은데

불과 내가 방문하기 2주 전에 폐쇄를 결정한 것 같았다.

조금만 더 일찍 방문을 했더라면 이곳에서 색다른 경험을 해볼 수도 있었을 텐데

정말 아쉬웠다.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베트남 공안이 입구에 앉아 사람들이 접근하는 것을 제지하고 있었다.

본인도 어쩔 수가 없이 여기 나와 보초를 서는 것이겠지만

잠깐이라도 들여 보내줬으면 하는 간절함을 담아 시선을 마주해 보아도

애써 내 시선을 피하는 공안이었다.

아쉽지만

핸드폰 줌 기능을 이용해 멀리 있는 카페와 철길을 가까이 사진으로 담을 뿐이었다.

본래라면 여기 철길 가까이로 키작은 의자를 놓고 커피를 마시며 대화도 나누고, 가끔 잊은 듯 찾아오는 기차를 바라볼 수도 있었을 테다.

어쩔 수 없이 손님이 찾지 않는 문 닫힌 카페가 참 쓸쓸하고 애처로워 보였다.

그래도 주민들은 계속 거주하는 것 같았다.

가끔 현지인들이 바리게이트를 넘어 철길로 드나드는 모습이 보였는데

공안이 그들까지 막어서지는 못 했고,

또 주민들이 건물을 나와 앞뒤 다른 건물로 드나드는 모습도 보였다.

나는 이곳 주민이 아니었던 관계로 그들과 함께 하지는 못하고, 아쉽게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이곳을 처음 방문했던 때는 22년 10월이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아마 많은 관광객이 나처럼 이곳을 찾아 아쉬운 마음을 토로했

그런 간절한 바람이 하노이 시 관계자를 움직이게 한 게 아닌가 싶다.

그 여행기도 어서 빨리 남기며 다시 오늘을 추억해 보기를 바라여 본다.

2022.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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