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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요셉 성당을 나와 서쪽, 하노이 중심가로 이동했다.
예전 언젠가 TV에서 본적 있는, 하노이 기찻길을 한 번 가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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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이름이 있는 곳이 아니라, 정말 말 그대로 기찻길이 놓은 곳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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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기찻길
좁은 외길의 기찻길이 휘어져 돌아 나가
철길 좌우로 예쁜 카페와 주민들이 집을 지어 살고 있는
잔잔하면서도 아담하고, 또 예쁜 기찻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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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찻길까지는 성요셉 대성당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었다.
하노이 거리를 걷는데 여기저기 정원이 잘 가꿔진 주택 건물이 눈에 들어 왔다.
주택인지 아님 관공서인지,
어쨌든 하노이 시내에서도 부자들이 많이 사는 동네이거나, 아님 주요 관공서가 있는 중심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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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특별한 날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베트남 국기도 길거리에 많이 게양되어 있었는데,
실제로 베트남 국기를 보니 붉은색이 참 강렬한 느낌이었다.
국기 가운데 샛노란 별 하나가 홀로 떠 있었는데
붉은색과 노란색이 강렬한 대조를 이루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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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찻길에 거의 다다랐을 때 쯤
분위기 좋은 카페와 식당이 즐비한 어느 골목을 만날 수 있었다.
잘 정돈된 거리와 간결하게 놓인 의자들이 뭔가 기분을 좋게 만드는 골목이었다.
아직 점심을 먹기에는 이른 시간이었지만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고, 각자 차를 앞에 두고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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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골목은 얼마전 유튜브 핑계고에서 풍향고 멤버들이 하노이를 찾았을 때
기찻길을 가다가 우연히 들러 점심을 맛있게 먹었던 골목(P. Tống Duy Tân)이다.
구글에는 실제로 ‘풍향고 맛집’으로 검색하면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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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찾아간 하이노의 기찻길
길게 뻗는 철길이 참 시원스러워 보였지만
한편으로 좌우에 바짝 들어서 있는 주택들이 조금은 아슬아슬해 보이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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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로는 아기자기하고 예쁜 카페가 많다고 하던데
한 눈에 카페를 찾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길을 따라 조금 나아가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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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보니 조용한 주택가는 사라지
상점과 카페가 많이 모여 있는 철길이 나타났다.
이곳이 그 유명한 하노이 기찻길이겠거니 생각을 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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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
철길 한 가운데 길을 막고 선 장애물이 보였다.
사람들이 기찻길을 따라 더 이상 들어가지 않고 입구에 서서 사진만 찍고 있었다.
나처럼 이곳의 아름다운 풍경과
코 앞으로 지나가는 기차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셔보고 싶은 기대로 이곳을 찾았을 관광객들일 텐데
길이 막혀 그러지 못하고 있는 모습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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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지역 Dangerous A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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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철길 위로 육중하고 우람한 기차가 지나고,
길 양옆으로 바짝 땡겨 앉아 커피를 한잔 마시며 그런 기차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유명세를 얻은 곳이었지만
또 그만큼 분명 위험한 곳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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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었지만
하노이는 시민과 관광객의 안전을 위해 이곳을 폐쇄하기로 결정을 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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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많이 아쉬웠다.
폐쇄를 하니, 마니 많은 얘기가 있었던 것 같은데
불과 내가 방문하기 2주 전에 폐쇄를 결정한 것 같았다.
조금만 더 일찍 방문을 했더라면 이곳에서 색다른 경험을 해볼 수도 있었을 텐데
정말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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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베트남 공안이 입구에 앉아 사람들이 접근하는 것을 제지하고 있었다.
본인도 어쩔 수가 없이 여기 나와 보초를 서는 것이겠지만
잠깐이라도 들여 보내줬으면 하는 간절함을 담아 시선을 마주해 보아도
애써 내 시선을 피하는 공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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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지만
핸드폰 줌 기능을 이용해 멀리 있는 카페와 철길을 가까이 사진으로 담을 뿐이었다.
본래라면 여기 철길 가까이로 키작은 의자를 놓고 커피를 마시며 대화도 나누고, 가끔 잊은 듯 찾아오는 기차를 바라볼 수도 있었을 테다.
어쩔 수 없이 손님이 찾지 않는 문 닫힌 카페가 참 쓸쓸하고 애처로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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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주민들은 계속 거주하는 것 같았다.
가끔 현지인들이 바리게이트를 넘어 철길로 드나드는 모습이 보였는데
공안이 그들까지 막어서지는 못 했고,
또 주민들이 건물을 나와 앞뒤 다른 건물로 드나드는 모습도 보였다.
나는 이곳 주민이 아니었던 관계로 그들과 함께 하지는 못하고, 아쉽게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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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곳을 처음 방문했던 때는 22년 10월이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2년이 지나 24년 10월에 다시 이곳을 방문을 했을 때는
여느 때처럼 다시 이곳을 개방하고 자유롭게 관광객이 철길을 거닐며 카페를 찾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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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많은 관광객이 나처럼 이곳을 찾아 아쉬운 마음을 토로했
그런 간절한 바람이 하노이 시 관계자를 움직이게 한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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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행기도 어서 빨리 남기며 다시 오늘을 추억해 보기를 바라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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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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